앵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주 북한이 개성공단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해 전기밥솥을 생산하고 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열적외선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공단 내 전기제품 제조 공장이 고열을 발산하며 시설을 활발히 가동 중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월 24일 열적외선 위성을 활용해 북한 개성공단을 촬영한 사진. 붉게 표시된 건물들이 있습니다.
열적외선으로 온도 변화를 감지해 고온 지역은 붉은색으로, 저온지역은 푸른색으로 나타냈는데, 열을 발산하고 있는 구역 4곳이 식별됐습니다.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가동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개성공단 내 일부 공장 시설에서 고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탐지된겁니다.
정성학 경북대학교 국토위성정보연구소 부소장에 따르면 고열이 발생하는 공장 4곳은 구체적으로 전자공장 2곳, 섬유공장 1곳과 제조업 공장 1곳으로 확인됐습니다.
정 부소장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특이하게도 제조업공장 건물 1동이 유난히 붉은 색으로 12도의 고열을 발산하고 있다"며 이는 “시설이 활발히 가동 중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앞서 지난 12일,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쿠쿠전자기업이 개성공단에 두고 간 설비와 원자재를 이용해 전기밥솥을 생산하고 있고, 이렇게 생산된 밥솥은 ‘비음성 압력밥가마'라는 상표를 붙이고 평양백화점과 상점 등으로 유통돼 판매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는 보다 면밀한 추적관찰이 요구되지만, 북한에서 유통되고 있는 전기밥솥이 해당 제조업 공장에서 무단 생산되고 반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 부소장은 특히 전자공장 2곳 중 1곳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국의 기업, (주)사마스전자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이러한 행위가 불법이라는 겁니다.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하나로 조성돼 2004년 첫 생산품 반출을 시작으로 운영돼왔던 개성공단은 지난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중단됐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생산설비 등을 개성공단에 그대로 두고 철수했는데, 북한이 이를 무단 가동하는 것은 ‘남북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한국 정부에서도 여러차례 북한에 촉구와 경고를 해왔습니다.
지난 6일 통일부는 북한에 개성공단 무단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대북통지문을 발송했고, 11일에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성명을 내고 북한의 이러한 위법행위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에 상응하는 답변이 없으면 북한이 공단 무단사용을 시인한 것으로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개성공단의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통일부가 개성공단과 관련해 발송한 통지문 접수를 거부했고, 지난 7일부터 11일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 통신선간 정기통화에 응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성학 부소장 역시 남한기업의 소유권 주장과 항의에도 개성공단 시설의 무단 운영 및 생산품 반출은 아랑곳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위성영상 판독∙분석, 이미지 제작: 정성학 경북대학교 국토위성정보연구소 부소장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