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반도체’ ‘무역’ 미중 경쟁이 몰고 올 변화

중국의 한해 경제성장 목표와 정책 방향 등을 제시하는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즉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개막한 가운데 미중 양국은 이날 상호 관세 보복을 주고받았습니다. 중국 양회 개최 소식과 미중 무역 갈등 소식, 오늘의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중국 양회 개막: 올해 경제 성장 목표는?

4일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국정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줄여서 정협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식과 제1차 전체회의를 열었습니다. 정협 개막식에 이어 이튿날인 5일 오전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즉 전인대에서는 리창 국무원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를 청취합니다. 총리 보고에서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목표치가 제시됩니다. 중국 양회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이처럼 한 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제시 등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전망이 발표되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해 목표를 다 채웠는데요, 올해도 비슷한 목표를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앞서 양회에 앞서 각 지방의 성급 지방정부 양회에서도 대부분의 성들이 5% 또는 이보다 높은 목표치를 세웠습니다.

경기회복을 위한 부양책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선 재정 정책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3.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재정 적자율을 4% 수준으로 끌어올려 투자나 소비 진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밖에도 2조 위안(약 2,753억 달러) 규모의 특별국채 발행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특히 내수 경제 진작을 위한 새로운 정책의 발표 여부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양회에서는 낡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통해 내수 활성화를 촉진한 바 있습니다. 딥시크의 성공을 배경으로 인공지능(AI)기술 발전에 국가적인 투자를 집중하는 지원책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미·중 갈등 속 군사력 확충을 위한 국방예산 증액 규모,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 대한 대응책, 대만 및 한반도 문제 등 군사, 외교, 안보 현안에 대한 정책도 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과 중국, 다시 불붙은 무역전쟁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의한 이른바 ‘10+10%’ 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산 닭고기, 밀, 옥수수 등에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맞대응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4일부터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올해 초까지 미국에 수출되는 중국산 제품에 평균 약 25%의 관세율이 적용됐는데, 지난달 초 10%의 추가 보편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10%를 더 매기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4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국무원의 승인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최대 10~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여기에는 대두, 돼지고기, 쇠고기, 수산물, 과일, 채소, 유제품이 포함됩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와 관련해 미국 국가 안보, 의료 솔루션 기업 레이도스, 무인 선박·자율운행 선박 개발 스타트업 하복 AI, 드론 스타트업 쉴드 AI, 제너럴 다이내믹스 랜드 시스템, 제너럴 아토믹스 등 15개 미국 기업을 수출 통제 목록에 올렸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최근 관세 부과 조치를 제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대변인 루친첸의 말입니다.

[루친첸 전인대 대변인] “우리는 미국이 중국과 협력하여 두 국가 원수가 도달한 중요한 합의를 이행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의 길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 패권 장악을 위한 무역 갈등이 한창인 가운데 북한은 김정은 총비서와 체제 보위를 위한 핵 무력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4일 담화를 통해 미국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를 강하게 비난하며, “군사적 대응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초강경 군사적 대응을 예고한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는 더 강력한 대북제재를 초래함으로써 사실상 민생경제를 포기한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관련기사

[오늘의 중국] 시진핑이 ‘빅테크’ 수장 모은 이유

[오늘의 중국] 정부 비판하면 정신병?


반도체는 말 그대로 금속 같이 전기가 통하는 도체와 고무나 유리처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적 성질을 가진 물질을 말합니다. 반도체는 온도, 외부 전압에 따라 전기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전자 제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죠. 특히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인공 지능 시대에는 강력한 연산 처리 기능이 필수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반도체입니다.

따라서 누가 뛰어난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을 갖느냐 하는 문제는 각 국가에 매우 중요합니다.

보통 반도체 강국이라면 미국, 대만, 일본, 한국을 꼽는데 중국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 국제 반도체 엑스포에 마련된 화웨이 부스
국제 반도체 엑스포에 마련된 화웨이 부스 2024년 11월 20일(수) 베이징에서 열린 제21회 중국 국제 반도체 엑스포에 마련된 화웨이 부스 (AP)

‘반도체’ 중국의 성장과 미국의 제재

지난 3일 미국 조지타운대 신기술 동향 관측소(ETO) 연구진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에서 나온 반도체 설계와 제조 관련 논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중국은 논문 숫자뿐 아니라 연구 영향력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연구자가 포함된 논문은 총 16만 852건으로, 2위인 미국(7만1688건)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뒤를 이어 인도(3만9709건), 일본(3만401건), 한국(2만8345건) 순이었습니다. 특히 2018~2023년 사이 중국의 반도체 관련 논문 증가율은 41%로, 인도(26%), 미국(17%), 한국(6%)보다 크게 앞섰습니다. 이는 중국이 반도체 분야 연구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중국은 반도체 연구 논문의 수뿐만 아니라 연구 영향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반도체 연구를 가장 활발히 수행한 상위 10대 연구 기관 중 9곳이 중국 연구 기관이었습니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은 미국의 제재, 통제 속에서 이뤄져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10월부터 첨단 반도체 및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재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보일지 불확실하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현지 시각으로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5’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공세는 거셌습니다.

한국 기업의 2배인 총 344개 사가 참여했으며 중국의 대표적 이동통신 기업 화웨이는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꾸리고 차세대 이동통신 품질 관리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샤오미도 ‘15 울트라’라는 이름의 최신 휴대 전화를 선보였습니다. 가격은 무려 1,570달러로 더 이상 기능은 뛰어나지 않아도 싸서 구입하는 가성비 전화기의 이미지를 벗어났습니다.

언론들은 “샤오미가 삼성전자에 도전하는 제품을 내놨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은 국력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렸지만 중국 정부는 국가 차원의 강력한 정책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과학기술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요. 해외 유학파 연구자 귀환 정책 등을 통해 해외 우수 인재를 적극 유치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북한처럼 가난하고 폐쇄된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북한에도 우수한 이공계 인력들이 많습니다만 우수한 인재는 무기를 개발하거나 해커로 양성되죠. 이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치려면 무엇보다 자유로운 연구 환경과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오디오 소스 : 로이터

에디터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