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 중국 테크 수장 모아놓고 좌담회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도 참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붉은 자본가’로 불리는 민영기업의 수장들이 한데 모아 좌담회에 열었습니다. 최근 전세계에 충격을 준 인공지능 딥시크의 개발자 량원펑과 중국 최대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 등 중국 민간 분야 정보통신 업계의 수장들이 모였습니다. 세계 정보통신 분야에서 미국 업체들과 경쟁하는 기업들인데요, 어떤 얘기들이 오갔을까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민영기업 심포지엄 즉 좌담회에 참석해 중요한 연설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시 주석이 민간 기업과 심포지엄을 주재한 것은 2018년 이후 두 번째입니다.
통신은 연설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이 ‘민영 기업이 중국 경제 발전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며 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그동안 공식 석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는 인공지능 딥시크의 개발자인 ‘은둔의 최고경영자(CEO)’ 량원펑 창업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중국 관영 TV(CCTV)가 공개한 행사 영상을 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과 중국 휴대전화 1위 업체이자 중국 최대 가전제품 생산 업체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 최근 인간의 형체와 특징을 구현하는 휴먼노이드 로봇 공개로 급부상한 유니트리의 왕싱싱 회장 등이 행사에 모습을 비쳤습니다.
또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BYD,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CATL, 웨이얼 반도체의 대표자들이 참석했는데요, 이렇게 모아보니 세계 정보 통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 기업이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레이쥔, 샤오미 회장의 말입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 우리는 AI와 같은 최신 기술을 제품에 적용해 중국 제품의 세계적 영향력을 강화해야할 것입니다.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민간 기업가들을 대거 만난 건 이례적인 경우로 중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격화되는 미국과 무역 갈등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또 최근 딥시크의 저가형 인공지능 모델이 세계 시장을 뒤흔들자 이를 미중 무역 갈등 고조, 중국 내의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을 타개할 묘수로 삼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시 주석의 기업가 회동, 민간 사업 확장 신호
주요 외신은 시 주석의 이번 기업가 회동이 민간 사업 확장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했는데요, 특히 많은 외신들은 좌담회 참석자 가운데 마윈 알라비바 창업자의 존재감에 주목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 지도부의 금융 정책을 비판했다가 4년 넘게 탄압을 받아온 마 창업자가 시 주석과 다시 마주했다는 점 자체가 민간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를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마윈은 지난 2020년 10월,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을 비롯해 최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한 세미나에서 금융당국의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가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 바 있습니다. 마윈의 발언 직후, 알리바바 산하 앤트그룹의 증권시장 상장이 전격 무산됐고 중국 당국은 인터넷 소액 대출과 금융투자상품 판매 중단을 강요하는 등 빅테크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또 마윈이 2023년 3월 중국으로 귀국하기까지 해외를 전전하던 2년여 간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를 벌여 수 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이 마윈을 만난 것은 중국 공산당이 경제 성장을 위해 민간 부문에 대한 지지를 강화한다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중국의 한 해, 정치 경제 운용 방향을 결정할 양회를 앞두고 열려, 이후 어떤 조치로 이어질지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이렇게 중국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민간 기업의 발전에 힘을 실어주는 가운데 북한의 정책은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장마당 등 민간경제를 축소하고, 국영기업의 영역을 확대하며 경제의 시계를 과거로 돌리고 있는데요.
경제가 살고, 인민들의 물질문화 생활이 향상되기 위해선 이미 실패한 사회주의 경제 시스템을 복원하기보다 민간 기업에 자율성을 주고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도 계속 외면해선 안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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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인민일보 한국어판에 “‘외국 자본이 중국에서 대거 철수하고 있다’는 말이 과연 신빙성이 있을까?”라는 주제의 이색적인 기사가 실려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 11일 인민일보의 자매지 인민망 한국어판은 “지난해 대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 대비 27.1% 감소했으나 새로 설립된 외국투자 기업 숫자는 전년 대비 9.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두 가지 수치는 모순된다”며 외국 자본의 중국 철수에 대해 부인했습니다.
인민망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대표적 기업, 미국 대형 유통기업 월마트의 사례를 들었는데요, 월마트 생스클럽이 지난해 12월 저장성 원저우에 52번째 중국 매장을 열었고, 지난해 3분기 순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7%나 증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 철수설’이 나돌던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매출 성장을 유지한 것은 모순이 아니라 중국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외자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시장의 변화와 외국 자본의 대응
한마디로 시대가 발전하면서 중국 시장이 이미 예전과 판이하게 달라졌고, 중국과 외국 자본의 상대적 관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따라서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일부 외국 자본은 철수했으나 기술 수준이 높은 외국 자본은 더 많이 유입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또 현재 중국은 “외자 유치를 중시하던 것에서 ‘유치’와 ‘해외 진출’을 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외국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개방적인 국내·국제 경제의 양방향 순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외국 자본은 여전히 핵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외국인 투자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최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기술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8일, 최근 수년간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 기반 공급 업체를 다른 국가의 업체로 바꾸는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 즉 중국 더하기 하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아예 공장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ABC'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서 'ABC'의 의미는 'Anything But China 즉 중국 아닌 어떤 곳’이라는 영어 문장의 첫 글자를 딴 말입니다.
특히 미-중 간 기술 갈등의 핵심인 반도체 관련 제품에서 'ABC' 전략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과거 중국은 세계 최대의 서버 즉 컴퓨터 정보 저장장치 생산국이었지만, 정보 유출 문제로 미국이 2022년 10월, 인공지능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이후 인공지능 관련 저장장치는 멕시코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점점 더 많이 조립, 생산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수혜와 북한의 가능성
이런 경향 속에 동남 아시아가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요. 중국에서 나온 외국 기업 자금이 동남 아시아로 대거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됐다면 중국을 탈출한 외국 기업 자금이 동남 아시아가 아닌 일부 북한에 투자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지나치게 희망적인 기대일 수 있지만 북한에는 성실하고 아직 비용이 낮은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또 최근 북한 당국이 추진하는 정책의 성공 역시 외국 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소장의 설명입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소장] "북한은 김정은 집권 초기 27개의 경제개발특구를 지정하고도 외자유치가 전혀 안돼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김정은의 역점 사업인 20×10 정책도 첫 해엔 군대와 내부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일부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중장기적으로 외자유치가 안된다면 성공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