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북한 언론을 보면 러시아 관련 보도가 많습니다. 북한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했다는 소식이 많은데 북러 무역뿐 아니라 경제 협력에 대한 소식이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40년 동안 관찰해 온 사람으로서 저는 지금 북러 양국의 경제 협력 논의를 보며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40년 동안 러시아와 북한이 곧 경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 이야기가 자주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은 보통 2~3년 동안 시끄럽다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북러 무역량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고, 투자나 공동 합작회사도 거의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 칼럼에서 여러 번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기본 이유는 러시아와 북한의 경제가 별 호환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잘 만들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러시아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예외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파견 북한 노동자들입니다.
최근 러시아 경제는 노동력 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많은 젊은 남자들은 군대로 입대했습니다.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해외로 망명했습니다.
한편으로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에서 일해 온 옛 소련의 중앙 아시아 출신자들도 옛날만큼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복잡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테러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 온 회교 즉 이슬람교도가 폭력 활동에 빠지거나 테러범이 될 수 있는다는 우려가 깊습니다.
이런 이유로 지금 러시아에서는 북한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전례없이 높습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건설 노동자들이 필요합니다.
흥미롭게도 러시아로 돈을 벌기 위해 간 북한 사람들은, 다른 나라로 간 노동자들보다 자유롭습니다. 그들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과 일하고 있기 때문에, 유연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바꾸어 말하면 국가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보다 자신의 일자리를 스스로 찾고, 사는 문제, 먹는 문제도 본인이 해결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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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서 요구하는 계획분만 채우면 그 나머지 시간엔 자유롭게 일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러시아로 간 북한 노동자들은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그들은 힘들게 살아도 돈을 잘 벌 뿐만 아니라,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 또 북한 당국은 금지하지만, 노동자들은 컴퓨터를 보기도 하고, 라디오 방송을 듣기도 합니다.
노동력 파견은 시장성이 있는 북러 경제 협력 방식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협력 방식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예를 들면 러시아가 북한 항구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2008년부터 러시아 철도 공사는 라선에서 항구 시설을 개발해서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주로 러시아로 북한 포탄과 무기를 수출하기 위한 수송기지이지만, 이것은 일시적입니다. 최근에 러시아는 규모가 커지는 중국을 비롯한 태평양 국가들과 무역을 위해 러시아 원동 지역, 연해주 지역에서 항구 시설 확충이 필요했습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라선과 같은 동해의 시설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북러 경제협력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희망은 걸지 말아야 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