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꽃길, 호월일가 사장 김인영 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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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탈북민이 생각하는 성공은 어떤 것일까요? 이 시간에는 남한에서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탈북민들의 국민 엄마,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김인선: 네. 인천에서 북한음식 전문점, ‘호월일가’를 운영하고 있는 김인영 씨에 대한 이야기, 세 차례에 걸쳐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 그 마지막 시간입니다. 마 선생님께서 저에게 인영 씨네 가게가 가깝진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서 맛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곳이라고 했는데요. 저는 아직 못 가봤지만 남한 사람들 중에는 가본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더라고요. 인터넷으로 ‘호월일가’를 검색해 보니까 북한음식을 맛본 후기가 많았거든요.

마순희: 네, 맞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에 정착하는 탈북민들 중에 북한음식점을 하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창업을 새로 하는 사람도 많고 그만두는 사람들도 많아요. 하지만 인영 씨는 지금까지 6년 차 꾸준히 식당을 하고 있고 매번 찾아 갈 때마다 손님으로 북적이더라고요. ‘호월일가’의 주 메뉴는 온면과 냉면 두 종류의 농마국수와 명태 회냉면도 있고요. 감자가루 수제비도 있고요. 북한의 길거리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두부밥과 인조 고기밥, 북한식 찹쌀 순대, 옥수수국수, 그리고 명태 식해도 맛볼 수 있답니다.

김인선: 고향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고 향수를 달랠 수 있기 때문에 탈북민들이 더 즐겨 찾는 인영 씨네 식당인데요. 손님이 많아서 장사가 잘 되는 건 좋지만 때론 그만큼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요?

마순희: 인영 씨는 식당일에 몰두하다 보면 자식들에게 소홀한 것 같아서 그것이 제일 가슴 아프다고 합니다. 가끔 잠든 두 아들의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애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안겨주고 싶어서 택한 길인데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 때도 있다고 하더군요.

김인선: 정착 초반이랑 가게를 열 때 친정어머니랑 여동생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었잖아요? 아이들도 어머님의 도움을 받으면 좋지 않을까요?

마순희: 친정어머니가 가까이에 사시기에 도움을 많이 받고는 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오셔서 밥과 빨래는 해주니까요. 그런데 요즘엔 할머니들도 다 자신들의 일정이 있어서 늘 손자들만 돌보아 줄 수는 없거든요. 사실 가장 큰 걱정이 교육문제였는데요. 두 아들은 탈북민 자녀혜택으로 저렴한 비용의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정규수업을 마치면 학교에서 방과 후 공부를 하고 또 일정에 맞추어서 과외교사들이 집으로 찾아와서 공부를 배워주기도 해서 큰 문제없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인선: 원하는 만큼 다 지원받기가 어려운 게 현실인데요. 그래도 인영 씨네는 혜택을 다 받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사실 잘 몰라서 혜택을 못 받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마순희: 네, 그렇습니다. 물론 지역마다 복지관도 있고 하나센터도 있지만 국가나 각 지역별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잘 몰라서 못 받는 안타까운 일도 많습니다. 예를 든다면 이번 남북하나재단에서 상반기 장학금 신청을 받아서 지급하기도 했는데요. 이때까지는 탈북민 확인서를 뗄 수 있는 사람, 즉 북한에서 온 학생들만 지원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제3국에서 출생한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그 정보를 알지 못해서 신청을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1년에 한 번 주는 장학금인데 상반기에 신청 못한 학생들은 하반기에 신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인선: 탈북민들에게 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아닌가요?

마순희: 맞습니다. 각 지역의 복지사들이나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들이 탈북민들의 실태를 잘 알아보고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지만 탈북민들 중에는 실태조사 같은 것을 받는 것을 불편하다고 생각하면서 기피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히 명단에서 누락되게 되고 유용한 정보를 받지 못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이런 정책이나 혜택들을 받으려면 본인 스스로 남북하나재단이나 통일부 그리고 민간단체같은 지원기관들의 홈페이지에 자주 접촉하면서 정보를 스스로 검색해 보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북하나재단에서 발간하는 ‘동포사랑’이라는 잡지가 있는데 그 잡지에는 성공적인 정착 사례들과 함께 탈북민들에 대한 지원정책들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정보들이 많이 실려 있답니다. 누구나 재단에 신청만 하면 무료로 잡지를 받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주소지가 변경돼서 받다가 못 받았다는 분들도 있는데요. 주소지가 변경됐으면 변동된 주소지를 알려주어야 새 주소지에서도 동포사랑을 받아 볼 수 있는데 그걸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인선: 남한엔 이런 말이 있어요.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 라는 말이요. 무슨 일이든지 늘 하던 사람이 더 잘한다는 뜻인데요.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의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탈북민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마순희: 네, 맞습니다. 우리 탈북민들 중에는 자신의 권리를 자신이 알아서 찾아가는 친구들도 많은데요. 제가 지난번 소개해 드렸던 뚜레쥬르의 한 주임처럼 회사에서도 모르는 육아휴직 제도를 본인 스스로 찾아보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래서 출산휴가는 물론 육아휴직 혜택을 직접 알아보고 신청하고 애기를 키우고도 다시 현직에 복귀할 수 있었거든요. 우리 탈북민들 중에도 본인 스스로 여러 가지 지원제도들과 혜택들에 대해서 잘 알아보고 정착에 많이 활용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인영 씨가 지금처럼 땀 흘려 노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식들에게 좀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고 싶은 바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일은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강한 자립심이 있었기에 인영 씨는 지금도 늘 열심히 당당하게 살고 있는 것입니다.

김인선: 자식 앞날 걱정이 가장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좀 더 나은 삶을 꿈꿀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경제적인 여유가 아닐까 싶은데요. 인영 씨네 식당 매출은 어떨까 궁금하네요.

마순희: 네, 제가 구체적인 금액을 말할 수는 없지만 요즘처럼 장사가 잘 되면 아마 몇 년 안에 손꼽히는 서민 부자가 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가게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항상 손님들로 북적였는데요. 그 중에는 탈북민들도 있고 북한음식을 먹어보려는 남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음식을 시켜 드시던데요. 다 드시고 나가시는 표정은 정말 모두가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인영 씨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합니다. 지금 인천 본점에서는 식당영업을 하면서 2층에서는 마른명태며 고사리, 검정버섯 같은 식자재들을 많이 팔고 있고요. 평택과 분당에 각각 ‘호월일가’ 2호점, 3호점을 내 올 정도로 사업이 확장되다 보니까 요즘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인영 씨는 자신은 여러 가지 지원제도들에 대해 잘 모르고 또 남북하나재단의 창업자 지원사업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남들보다 더 어려웠고 시행착오도 많았던 것 같다고 하면서 후배 탈북민들을 위해서 조언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김인선: 어떤 조언이요?

마순희: 누구든지 한국에서 제대로 잘 정착하자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일단 찾으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끝까지 해 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으니까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탈북민 관련 정책이나 지원제도에 대해서도 누가 알려주기를 바라지 말고 스스로 정보를 찾아가면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정보들을 활용해 나가면 정착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하더라고요. 언제나 성과에 자만할 줄 모르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서 오늘도 열심히 소중한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김인영 사장님을 높이 평가하며 또 응원합니다.

김인선: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표현할 때 꽃길을 걷는다고 ’꽃길만 걷자’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요. 이미 꽃이 피어 있는 꽃길을 걷는 것만이 최선이거나 행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꽃씨를 뿌리고 가꾼 길을 누군가 걷게 될 때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인영 씨는 탈북 후배들을 위해, 그리고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꽃씨를 뿌리고 꽃길을 만들며 열심히 살고 있는데요. 청취자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꽃길을 만들고 가꾸어 보는 건 어떨까요? 마순희의 성공시대,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함께 해주신 마순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김인선: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