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사업가, 윤선희 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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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탈북민이 생각하는 성공은 어떤 것일까요? 이 시간에는 남한에서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탈북민들의 국민 엄마,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김인선: 날씨가 쌀쌀하다 못해 점점 춥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요즘, 남한의 주부들 중 상당수는 겨우내 먹을 김치에 대한 걱정, 김장 걱정을 합니다. 빠른 분들은 이미 김장을 했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김장김치를 사 먹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남한의 김치사업은 점차 진화되고 발전되고 있는데요. 김치 발전에 한몫을 하는 탈북민도 있습니다. 북한 출신의 윤선희 씨인데요. 2008년 입국해서 1년 만에 김치사업을 시작했을 정도로 김치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 있는 분입니다.

마순희: 네, 맞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윤선희 씨는 북한에서 국영 식당의 책임자로 근무한 경력도 있는, 음식업계에서는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는 사업가입니다. 입국 1년만에 김치사업을 시작할 정도로 추진력도 있고 활동력이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죠. 선희 씨가 김치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요. 윤선희 씨가 한국에 정착한 다음 해인 2009년, 정부 차원에서 식이섬유만 있는 김치에 단백질을 보충하여 영양을 높인 ‘어딤채 김치사업’이 진행됐습니다. 선희 씨도 그 교육에 참석하면서 자신이 직접 김치사업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 선희식품이라는 명칭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초기 사업 자금이 많지 않아 소규모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김인선: 보통 한국생활 1년차 정도면 탈북민 대부분이 정착과 취업에 대한 고민들을 할 시기인데 윤선희 씨는 굉장히 빠르게 사업을 시작했다고 해서 지난주에 제가 깜짝 놀랐었는데요. 창업을 결정한 것이나 금세 실행에 옮긴 윤선희 씨의 추진력! 정말 인정합니다.

마순희: 맞습니다. 인정을 안 할 수가 없죠. 제가 처음 윤선희 씨를 만난 것은 2009년 국립의료원 상담실에서였는데요. 어딤채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면서 김치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했을 때에 사실 저도 반신반의하기 했는데요. 1년이면 아직 대한민국에 대해 잘 알아 가기도 힘든 시간이었는데 그런 사업 구상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초기 정착기간에는 적응하기도 힘들어하는 시기잖아요? 그런데 선희 씨는 처음부터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개인을 돕는 소상공진흥원의 창업교육에도 참여하고 탈북민들을 위한 창업교육에도 참여하면서 차근차근 준비를 갖추어 나갔는데요. 비록 교육내용이 다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에서 경제전문 대학교에서 경제이론과 회계에 대해서도 배우고 또 국영 식당의 책임자로 경영하였던 그였기에 그 창업교육을 대체로 소화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인선: 탈북민 지원단체에서도 창업교육이나 취업교육을 하잖아요. 탈북민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진행하게 되니까 탈북민 지원단체에서 하는 교육을 받았더라면 좀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요?

마순희: 선희 씨는 소상공진흥원의 교육과 탈북민지원단체에서의 창업교육을 두 가지 다 받아 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탈북민지원단체에서의 창업교육은 탈북민들의 수준에 맞추다 보니 북한에서 경제전문가였다고 말할 수 있는 선희 씨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소상공진흥원에서의 교육에서는 창업을 하면서 회사명칭이나 제품명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처음 알게 됐을 정도로 선희 씨에게 유용한 교육이 많았답니다.

일반적으로는 말씀하신 것처럼 탈북민지원단체에서 하는 창업교육이 탈북민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고 내용도 충실해서 유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2017년 충청지역 탈북민들을 위한 성공창업교육에 한 번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요. 거기에 출연하는 강사진들이 모두 창업 분야의 유능한 전문가들이었기에 한마디, 한마디가 창업을 함에 있어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었습니다. 선희 씨처럼 경험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 창업을 희망하는 탈북민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교육이라고 생각됩니다. 지역에 적합한 창업 항목을 발굴하고 선정하는 방법이나 성공적인 창업과 경영전략을 마련하는 것, 창업자가 알아야 할 세무회계나 홍보방안 등 많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김인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잖아요. 탈북민들을 위한 창업교육이나 지원도 윤선희 씨가 교육받았던 10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마순희: 맞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 탈북민들 중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하기도 하고 또 실패하기도 하고 다른 사업을 모색하기도 하고 변화가 많습니다. 지원이라는 건 언제까지 계속될 수도 있고, 또 끊길 수도 있는 것인데 탈북민들의 창업을 위한 교육사업이나 지원사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꾸준히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데요. 금년에만 해도 탈북민의 안정된 초기정착을 지원하는 남북하나재단의 공지사항을 보면 두 차례의 창업 사업화교육과 지원사업 내용들이 공지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창업을 한 기 창업자들의 경영개선자금 지원도 계속되고 있고요. 기 창업자들을 위한 세무기장지원사업도 실시하고 있더라고요. 창업에 필요한 교육은 거의 제공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김인선: 내 사업에 대한 관심은 남한 토박이들도 마찬가지거든요. 은퇴창업, 여성창업, 청년창업까지 요즘 남녀노소 모두 창업에 대한 관심이 많고요. 실제로 창업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창업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마순희: 맞아요. 지금 대한민국의 일반 창업자들과 마찬가지로 탈북민 창업자들도 성공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많은 가게들을 내왔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그래도 그런 분들도 용기를 잃지 않고 또다시 도전하더라고요. 우리가 이 땅에 올 때 빈손으로 왔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이제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그들의 도전 정신에 비추어 다시금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윤선희 씨의 사업은 정말 하루하루 승승장구한다고 말할 정도로 잘 되고 있답니다.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본인의 열정적인 노력과 함께 가족의 사랑도 빼 놓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함께 탈북했던 선희 씨의 아들도 어느새 대학을 졸업하고 어머니를 도와 가게 일도 열심히 돕고 있고요. 남편의 적극적인 지지와 도움도 빼놓을 수 없는 선희 씨의 힘의 원동력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꾸준히 사업가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윤선희 씨는 탈북민 선배 창업가로 후배 탈북민에게 전하는 사업적인 조언이 있습니다. 자신이 지내보니 욕심을 너무 부리지 말고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 인정을 받고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지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목표가 생기면 전문 직업훈련을 받으면서 작은 기술이라도 배워서 그 분야에서 전문가로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다고 윤선희 씨는 말하고 있습니다.

김인선: 꾸준히 사업이 성장했으니까 지난 10년 동안 김치사업을 하면서 규모도 많이 커졌겠어요.

마순희: 네. 규모도 커졌고 사업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김치사업과 함께 식당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일산에서는 북한 청류관식 냉면전문점이 성황리에 영업을 하고 있고 금년 8월에는 상암동에 2호점까지 열었습니다. 종업원만 해도 수십 명이라고 하더군요.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남한 방송 중에 유명한 요리경연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에도 선희 씨가 출연을 했고 북한 만두와 보양식으로 대상을 받아서 유명인사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유명인사가 되었어도 선희 씨는 지금도 식당에서 종업원들과 함께 일하는 엄마 같고 언니 같은 사장님이랍니다. 잘 익은 이삭일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선희 씨는 아직도 자신이 성공하려면 멀었다면서 앞으로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나눔과 봉사활동에 더 열심히 참여하겠다고 합니다.

김인선: 북한식 김치사업을 시작으로 이제는 냉면전문점까지 함께 운영하는 선희식품의 윤선희 씨. 한국정착 1년 만에 사업을 시작한 선희 씨의 추진력을 보면서 ‘두려워하지 말고 생각한 대로 행동해보자’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생각대로 행동해보기, 어떤 것부터 해보고 싶으신가요? 마순희의 성공시대,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함께 해주신 마순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김인선: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