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첨단 기술과 북한의 IT] 북한 핵실험과 주민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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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월 28일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는 “북한은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을 무시한 채 제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준비가 거의 다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될 뿐 아니라 국제 핵비확산 체제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북한 핵실험과 이에따른 핵실험장 인근 주민의 피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21세기에 들어서서 핵실험이라는 단어는 유독 북한에게만 붙어다니는 꼬리표입니다. 한편 7차 핵실험은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함경남북도와 양강도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파괴하는 반인도적 범죄이기에 국제사회는 견결히 반대하는 것입니다.

이 방송을 청취하시는 분들 중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의 주민들 속에서 돌아가고 있는 귀신병 이 이야기를 들으신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2020년 이후 탈북하여 현재 남한에 살고 있는 이전 풍계리 인근지역의 주민들의 증언과 실제로 이 병 때문에 현재 남한에 와서도 적지 않은 고통은 귀신병 이야기의 신빙성을 더해줍니다. 한 모씨는 2013년 여름 즈음부터 길주군 주민 일부분이 가만히 있어도 힘이 없고, 먹어도 살이 빠지고, 이유 모를 두통에 시달리는 등 원인을 알 수 없이 아픈 사람이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환자들을 두고 주민들은 '귀신병에 걸렸다'라는 소문이 났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탈북민 김모씨는 풍게리 인근의 주민들은 후각 능력이 떨어지고, 비슷한 시기에 미각도 약해지면서 머리가 멍해지는 등 원인 모를 증세들을 호소하였다고 증언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강모씨는 풍계리 핵실험장과 거의 10 Km 떨어져 있는 자신이 살던 마을에서 여러명의 여성들이 입에 올리기 어려운 모양의 기형아를 출산해 사람들을 경악시켰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주민들의 방사선 피폭과 관련하여 단순한 경험이 아닌, 빼도 박도 못할 분명한 과학적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중국에서 밀반입된 북한산 능이 버섯이 한국으로 수출되었기 때문에 한국 식품 의약품 안전처가 북한산 버섯에 대한 세밀한 검사를 하였는데 안전기준의 9배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세계 의학계는 방사능 세기별 피폭 증상을 상세하게 밝혀놓았는데 낮은 단계의 방사능 피폭 증상을 보시면 탈북 주민들의 증언과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습니다. 두통, 구토, 식욕부진, 피로, 감각기능 감퇴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딴전을 부리고 있습니다. 핵실험은 안전하게 끝났으며 주변지역에 전혀 방사능 피폭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북한이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거나 외부의 현장 측정을 허용한 적은 없습니다.

더욱이 미국과의 핵협상을 앞둔 2018년 북한은 자진해서 3번과 4번 갱도 입구를 폭파하며 쓰지 않는 갱도 폐기를 선전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5개국(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10개팀 30명의 기자단이 현장을 촬영했지만, 핵 관련 전문가는 배제했고 기자들이 가지고 간 방사능 측정기도 현장에 가져가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참 가소로운 것은 갱도 앞 개울에 이르자 북한의 기자가 “돈을 받고 파는 신덕샘물의 PH(수소이온농도)가 7.4인데 이 물은 PH 7.15로 마시기 더 좋다. 방사능 오염이 없다”며 “한번 마셔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러나 한 외신 기자가 “당신부터 먼저 마셔보라”고 하자, 북한 기자는 결국 마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면 풍계리 인근 지역에서 돌고 있는 귀신병 이야기, 과연 사실일까요?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북부 핵시험장이라고 부르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유출된 방사선 오염물질이 인근의 강과 특히 지하수를 통해 40Km 반경 이내는 물론이고 그 바깥까지도 생명과 건강을 심히 해치는 방사선 피폭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이런 판단이 정확한 것일까요?

그래서 남한정부와 과학자들이 나섰습니다. 2022년 말까지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총 33,882명 가운데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후 풍계리 인근 지역(8개 시·군)에 거주하다가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총 881명입니다. 남한정부는 올해부터 이들에 대한 정밀 건강검진을 진행하게 됩니다.

초보적 타산으로도 검사비용이 13억원이나 듭니다. 이것을 달러로 환산하면 대략 100만 달러가 됩니다. 남한에는 이 분야의 세계적인 검사기관인 한국 원자력의학원이 있어 여기서 관련 탈북민들에 대한 의학적 검사를 진행하면 진실이 밝혀지게 됩니다. 그 결과가 나오면 꼭 어려분들께 먼저 알려드릴 것을 약속드리면서 오늘 방송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진행 김흥광,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