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을 세계의 첨단 과학과 IT세계로 안내하는 북한에서 온 박사 김흥광입니다.
오늘은 노화의 생물학적 특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노화의 원인 7: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같은 체구의 나이든 사람은 젊은이보다 힘이 약합니다. 왜 약할까요? 바로 세포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가 나이가 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활성산소도 만들게 됩니다. 이 활성산소는 문자 그대로 반응성이 좋아 세포 유전자 지도인 DNA나 단백질에 손상을 줍니다.
오랫동안 미토콘드리아에서 만들어지는 활성산소가 바로 노화 관련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밝혀졌습니다. 일련의 연구에 따라 최근에는 세포의 손상을 보수하기 위해 활성산소량이 증가하는 것은 생존 신호로 보는 주장도 강합니다.
하지만 활성산소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손상을 줄이는 역할이 아니라, 오히려 세포를 공격하게 된다는 학자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화의 원인 8: 세포 노화
세포 성장과 분열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포 노화가 일어나면 이 주기는 멈춥니다. 한 연구에서는 쥐 실험에서 장기 별로 세포 노화 상태를 측정했습니다. 간세포에서 젊은 쥐의 8%, 늙은 쥐의 17%의 세포가 세포노화 상태였습니다.
피부와 간, 비장에서는 간과 비슷한 수준의 세포 노화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심장, 신장, 근육에서는 나이에 따른 세포 노화 증가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포 노화가 모든 조직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세포가 늙어가는 주된 목적은 면역 반응을 일으켜, 손상이 일어난 세포가 다른 곳에 전파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합니다. 가령, 암세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보상으로 세포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노화가 발생한 세포를 제거한 만큼 새로운 세포가 보충되며 항상성이 유지됩니다. 노화된 개체에서는 항상성 유지 능력이 떨어져 세포 노화가 발생한 세포가 쌓여 결국에는 난치병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 몸속 세포가 하는 온갖 조화에 혀를 두를 수 밖에 없습니다.
노화의 원인 9: 줄기세포 고갈
줄기세로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줄기세포는 무수한 말단세포들이 하나가 둘, 둘이 열로 분화하는 능력을 갖춘 핵심세포입니다. 그런데 이 줄기세포의 고갈은 여러 노화 관련 손상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줄기세포 기능 저하는 모든 나이 든 개체에서 공통으로 나타납니다. 젊은 쥐에 비해 노화된 쥐는 줄기세포의 활성이 떨어지고, 세포분열도 더 적게 합니다. 또 성장, 발달과 신진대사를 담당하는 뇌 부위인 시상하부에 있는 줄기세포가 몸의 노화 속도를 관리 및 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줄기세포의 양적인 감소로 인한 손실 결과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회춘시켜 노화로 말미암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화의 원인 10: 세포 간 소통 변화
사람의 몸은 약 3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됩니다. 우리 은하계에 있는 별보다 많은 수입니다. 이들 세포는 세포막을 통해 전기적 신호를 보내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밀한 소통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노화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즉, 세포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뿐 아니라 세포 간 소통의 변화도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반응이 염증반응입니다. 외부에서 병원체가 침입하면 세포 간 소통을 통해 이 소식을 알리고, 면역세포가 병원체에 대응하기 맞서며 염증이 생깁니다. 나이가 들면 세포 간 소통이 잘못 조절되어 염증반응이 증가하고, 병원균이나 악성 세포에 대항하는 면역 방어 능력이 감소합니다.
또, 노화로 말미암은 변화가 하나의 조직에서 일어나면 세포 간 소통 때문에 다른 조직에도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노화한 세포가 주변 세포의 노화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모두 3회에 걸쳐서 과학자들이 밝혀낸 “늙음”의 진짜 이유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방송을 듣고 난 지금 여러분은 “늙음”에 대하여 이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많은 이해를 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늙음”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 된 상식에 기초하여 일상생활에서 ‘늙음’을 더디게 하고 또 늙은 신체를 젊게 회춘시키는 다양한 생활상의 그리고 의학상의 도움들이 많고 많지만 여러분들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럼 여기서 오늘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진행 김흥광,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