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첨단기술과 북한의 IT] 남북한 우주 로켓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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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시간에는 얼마 전 발사된 남한의 첫 국산 우주 로켓트 누리호의 성공 소식과 함께 남북한의 로켓 기술의 수준을 비교해보는 시간 준비하였습니다.

지난 6월 21일 오후 5시10분 남한의 전라도 고흥군에 위치한 나로 우주센터 제 2 발사대에서 발사된 남한의 첫 국산 우주 로켓트 누리호가 지축을 울리며 창공으로 솟아올라 15분45초 동안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성공도 성공이지만 첫 국산 우주 로켓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굴지의 로켓이었습니다.

이번 발사 성공은 남한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모든 기술, 부품들을 국산화환 누리호의 발사를 통해서 남한은 로켓트 자력 발사 능력 보유국으로는 열 번째, 무게 1t 이상의 실용급 위성 발사 능력으로는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일곱 번째 국가로 올라섰습니다.

장거리로켓 하면 아마 여러분들은 이젠 아마 질렸을 정도로 많이 경험하였을 것입니다. 아무튼 남북한이 우주 로켓을 놓고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 장거리 로켓의 실체가 처음으로 알려진 건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 때였습니다. 결과는 실패였죠. 북한은 2006년에 대포동 2호, 2009년에는 은하 2호를 발사했지만 역시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러다가, 2012년 은하 3호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서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렸습니다. 첫 발사 시도로부터 14년 만에 거둔 성공이었죠. 그 후로 북한은 은하, 백두산, 화성 17까지의 각이한 화성계열 장거리 미사일들을 개발하여 시도 때도 없이 시험발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장거리 로켓 기술분야에서는 확실히 북한이 한 발 앞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남한이 좀 뒤쳐진 것은 미국이 한국과의 미사일협정을 통해 한국의 국산 로켓트의 사정거리를 제한해왔기 때문입니다. 또 국제적으로는 1987년에 설립된 MTCR 이라는 미사일 기술 비확산 체제가 있습니다. MTCR에 따르면 우주 발사체를 포함한 미사일 개발은 국제적으로 기술이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2001년부터 제한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남한은 “나로호”라는 장거리 로켓개발에 늦게 나마 시작하였습니다. 이 나로호는 러시아가 1단 로켓을 제공하고 남한이 2단 로켓과 인공위성을 제작하는 국제협력 방식으로 추진이 됐습니다. 그러나 2009년 8월 첫 발사는 위성 보호 덮개인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는 바람에 실패했습니다. 2010년 2차 발사 때는 통신이 두절돼 로켓이 추락했고요. 그러다가 2013년 1월, 마침내 3번째 시도 만에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남북한이 가장 최근에 발사한 최고급 우주 로켓트들인 화성-17과 누리호의 기본 제원만 가지고 비교해 보겠습니다. 우주 로켓트에서 가장 중요한 제원은 1단 추력입니다. 땅을 박차고 오르는 힘을 말하는 데 누리호는 75톤짜리 엔진을 4개 써서 300톤이고, 화성-17은 80톤짜리 엔진을 4개를 써서 320톤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화성-17은 위성이나 다른 짐을 싣지 않고 최대 정점 고도 6,248.5km까지 상승했고, 이에 반해 누리호는 1.5톤짜리 모사위성을 싣고 700키로미터 저궤도에 정상적으로 안착하였습니다. 누리호에 실려 우주에 올라간 한국형 모사위성체 안에는 대학생들이 만든 4개의 미니 위성이 실려 있는데, 2주 간격으로 사출되어 세계적으로 처음으로 큐브 위성그룹에 의한 지구관측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 말씀만은 꼭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이 나라의 돈을 다 털어 로켓트를 개발하는 것은 미국이나 적국에 핵폭탄을 투하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목적을 가진 로켓트는 미사일이라고 부릅니다. 대신 남한은 다양한 경제와 과학기술발전을 위한 평화적 목적으로 위성을 쏘아 올리고, 또 나아가 달 탐사나 우주 탐사를 위한 장대한 우주개발계획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정말 많은 장거리 미사일을 쏘았지만 위성을 쏘아 올렸다는 것은 말뿐이고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북한이 우주 로켓트 경쟁에 돌입하면 북한은 금방 알거지가 될 겁니다. 남한의 누리호 개발에 모두 1조 9000억원이 들었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북한의 국내총생산액이 남한의 1.8%밖에 안되는데, 이런 어마어마한 돈이 드는 로켓트 경쟁을 하다 보면 인민들은 무얼 먹고 살아가겠습니까? 참 답답하고 참담함을 느끼면서 오늘 방송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진행 김흥광, 에디터 이진서, 웹 담당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