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을 세계의 첨단과학기술과 IT세계로 안내하는 북한에서 온 박사 김흥광입니다.
지난 8월 7일 저의 모교인 김책공업종합대학 홈페이지에는 이 대학 원격교육학부 연구원들이 가상참관체계(Virtual Tour Supporting System)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올라왔더군요.
김책공업종합대학 홈페이지는 북한 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종종 이 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 여러 소식들을 견문하고 있습니다. 물론 홈페이지에 새로 올라오는 소식들이 많지 않아서 별로이지만 그나마 소식이라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습니다.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연구했다는 가상참관 기술에 대하여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별도의 고급 카메라를 쓰지 않고도 휴대폰으로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그대로 이용해서 가상참관 체계를 구축한 성과라고 합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가상참관 체계를 제작하는데 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줄이면서도 실제 참관지의 사진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으로 인해 현실감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위 기사 내용만을 읽고 가상참관 체계가 무엇인데 무엇을 새롭게 연구했는가를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다소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가상여행이라고 하고 국제사회는 가상투어라고 부르는 이 기술이 실제적으로 이 기술을 경험해 볼 홈페이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이 개발한 가상참관 체계가 어떤 기술인지, 가상참관 체계의 세계적 발전 수준과 어느 정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가에 대하여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북한과는 반대로 이곳 서울에서는 가상투어가 이제는 여행과 참관, 답사 등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단체의 홈페이지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로 정착되어 있습니다. 왜 그걸까요? 너무도 편리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남한에서는 매주 토, 일요일 이틀간 휴식하다 보니 주말 동안에 사람들은 박물관이나 공연장, 명소, 소문난 음식점, 해수욕장과 계곡 휴식터 등을 많이 찾습니다. 그런데 처음 가는 장소라면 사전에 해당 장소의 전체 풍경과 내부와 외부의 구체적인 구성과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와 관련 내용들에 대하여 사전에 쭉 둘러보는 게 장소를 결정하는 데서 큰 도움이 되겠지요. 집을 새로 살 때에도 가상 투어기술에 의해 컴퓨터상에서직접 돌아다니면서 보는 것 못지않게 많은 집들을 자세히 투어하면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상참관 혹은 투어시스템 활용은 너무도 신나고 재미있지만 이것을 높은 수준에서 구현하기에는 다양한 IT기술들이 융합되게 됩니다. 김책공업종합대학 연구진도 전경 화상생성 모듈과 3차원 모형화 및 가상참관물 제작모듈, 가상참관물을 통한 참관과 관리 모듈을 새롭게 고안해서 가상참관 체계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새로 개발했다고 하는 가상참관 기술은 아직은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어서 이를 많은 박물관, 백화점, 상점, 명소, 극장 등에서 활용하기에는 더 많은 기술개발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핵심 장비인 고성능 360도 입체 카메라는 없어서인지 쓰지 못하고 일반 휴대폰으로 찍은 저해상도 사진과 동영상으로 입체영상을 재구성 한다고 하니 아마도 가상투어 화상의 품질이 한심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문제를 피할 수 없습니다.
남한에서는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개발한 수준보다 360도 입체감이 훨씬 뛰어나고 다양한 형식의 시각과 청각, 느낌으로 참관 대상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보다 구체적이고 확장성 있게 볼 수 있는 가상투어 개발시스템이 전문업체에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박물관이나 관광명소 등 가상투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측에서는 돈을 내고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대신 개발업체에서 제공하는 360도 카메라와 기타 고정밀 영상장치들을 가지고 참관하는 대상을 구체적이면서도 자세하고 또 다각도로 섬세하게 잘 촬영하여 사진과 동영상으로 보내주면 개발업체가 나머지는 알아서 완성해 줍니다.
이렇게 제작된 사례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의 주요 관광지와 명소들을 가상투어 기술로 현란하게 볼 수 있는 “버추얼 서울투어”라는 가상참관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전세계인은 누구든지 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서울시가 여기에 올려놓은 주요 관광명소 70곳을 컴퓨터상에서 현장에서 보는 것보다 더 화려하고 자세하게 사전 가상투어를 할 수 있습니다. 또 대한민국의 각 도시들과 수 백 개소의 대학, 박물관, 관광명소들에는 이러한 화려한 가상투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에서 딱 한곳 북한만이 주민들의 국제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때문에 세계 여행은 고사하고 인터넷으로 가상 여행도 못하는 현대 원시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통탄할 일이지만, 그래도 가까운 기간에 북한당국이 국제 인터넷이라도 열어주어 여러분들이 서울과 세계를 마음껏 가상투어 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면서 오늘 방송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에디터 김진국,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