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시간에는 세계적인 배터리 기술에 대하여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아마도 배터리는 오는날 우리 생활에 절실히 필요한 생필품이 아닐까요? 북한에서도 용량이 큰 땅크 배터리를 설치해 놓고 다른 집들은 컴컴한데 집에 불을 환히 밝히고 TV도 보고 선풍기도 생쌩 돌리는 간부나 돈주네 집들은 딴 세상 사람 같지 않습니까? 제가 북한을 떠났던 2004년까지만 해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배터리가 큰 게 있어도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니 잠간씩 전기가 오는 시간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공업용 전기선에 몰래 코걸이를 해서 충전하는 것이 무척 번거로웠고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남한은 물론 세상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배터리에 엄청나게 관심이 많습니다. 매일 타고 다니는 자가용이나 업무용 트럭도 이젠 확실하게 전기차로 바뀌고 있지요, 휴대폰, 노트북, 태블리PC, 디지털 카메라 등 매일 손에서 떼어 놓고는 살 수 없는 첨단전자 장비들이 많다보니 일일이 배터리 충전을 해야 무리 없이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 수년간 배터리의 수명을 늘리고, 오랜 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많이 개발되고 상품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이 날을 따라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 한가지만 먼저 알려드릴께요.
남한에서 쓰는 배터리들은 한 번 충전하면 보통 20시간동안 매 시각 최고 80암페어의 전류를 흘릴 수 있습니다. 배터리의 직류를 교류로 바꾸면 일부 손실이 있기는 하지만 20시간동안 시간당 대략 15kW의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습니다. 웬만한 대형 냉장고가 월 11kw를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질 좋은 배터리를 쓰는지 가늠이 갈 겁니다.
그렇다면 남한과 국제사회는 어떻게 되어 이렇게 좋은 배터리를 쓰고 있을까요? 아시겠지만 배터리에는 한 번밖에 못쓰는 1차 전지가 있고, 충전해서 여러번 쓰는 2차 전지가 있습니다. 2차 전지 즉 북한용어로 축전지가 개발된 것은 1900년쯤 됩니다. 처음에 개발된 2차 전지는 납 축전지였습니다. 납으로 된 용기 속에 유산 등 전해액을 채우고 두 개의 전극을 세운 모양의 전지입니다.
북한의 오래전 차량들, 특히 군대에서 사용하는 축전지들은 대부분 납과 니켈 축전지입니다. 여러분들 중에 군대에서 쓰는 땅크 배터리는 쓰는 분들이더러 있을 것 같은데요. 크고 무겁지만 큰 부하를 연결할 수 있어서 좋은데 그 큰 배터리에 정기적으로 유산 등 전해용액을 보충해주고 고장없이 쓰자면 얼마나 번거롭습니까?
지금은 납이나 니켈로 만든 구닥다리 배터리를 쓰는 시대가 아닙니다. 그동안 배터리 기술은 정말 많은 발전을 거듭하였고 종류도 다양해 졌습니다. 대표적인 것들로는 니켈-메탈 수소 전지(Ni-MH), 리튬 이온 전지(Li-ion), 리튬 이온 폴리머 전지(Li-ion polymer)가 있습니다.
오늘날 배터리 하면 리튬이온 전지가 대부분입니다. 그 이유는 리튬 이온 2차 전지들은 기존 2차 전기의 단점이었던 충전기억 현상이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여기서 충전기억 현상이란 완전히 방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전하면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게 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리튬 이온 전지는 가볍고 작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만충전하는 시간이 짧고 수명이 오래 간다는 점, 납/수은 등의 유해물질이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의 배터리 시장은 대한민국과 중국,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업체별로 살펴보았을 때 남한의 LG화학과 중국의 CATL 그리고 일본의 파나소닉이 3강 구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작년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남한의 업체들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였는데 특히, LG화학은 지난해 동기 대비 82%가 넘는 성장을 기록하며 점유율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여기에 올해 2월에는 ‘엘라스토머 고분자 전해질’라는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해서 극찬을 받았는데요. 전부 고체화 된 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자동차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00㎞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여타 전기 자동차들은 500Km를 갈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발전입니다.
자, 세계는 사람들의 일생생활과 산업에서 점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배터리 연구와 생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쓰는 배터리 실체를 살펴보십시오. 북한에서는 군대건, 민간이건 대부분 납이나 니켈 축전기를 아직도 주로 쓰고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저도 너무 갑갑하기만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북한이 최근 리튬 이온계 2차 전지 연구를 시작했다고 하니 시간은 걸리겠지만 하루빨리 핵, 미사일대신 주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폐허가 된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기를 바라면서 오늘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진행 김흥광,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