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들도 매일 텔레비전을 보실 때 밝고 또렷한 영상과 함께 음향 (사운드)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제가 북한에 있을 때 가요무대나 실황중계 음악 프로그램들이 나오면 가슴이 뻥 뚫리게 장중하게 들으려고 텔레비전에 있는 귀수화기 연결잭을 가정용 오디오 장치에 연결하여 듣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명절 저녁이면 소리가 크고 쿵쿵 울리는 동네에 가서 즐겁게 음악을 듣거나 춤을 추던 그 저녁도 잊을 수 없습니다.
2000년 남한 예술단이 평양에서 공연할 때, 가장 평가를 받은 것이 가수들의 공연 실력도 높았지만 다들 공연장의 어디에 앉아도 온몸을 전율시킬 정도로 굉장히 부드럽기도 하면서 크고, 장중한 사운드가 특별했다고들 절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대형 스피커와 증폭기, 마이크를 포함한 일체 사운드 장비를 남한에서 직접 날라다가 평양 공연장에 설치했더라구요.
제가 북한을 떠났던 2004년 이후로 북한 영화관과 극장들의 음향 수준도 많이 좋아졌겠지만 당시 까지만 하여도 왼쪽, 오른쪽 스피커에서 서로 다른 소리가 나오는 2채널 방식 즉 스테레오 방식이 최고였습니다.
가정용 텔레비전이나 가정용 녹음기들도 스테레오라고 하면 뭔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세계적인 음향 기술의 앞과 뒤, 양 옆에 스피커 7대를 배치해 서로 다른 소리를 전달하고 있어서 마치 영화 속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전달한답니다.
단순히 소리를 크게 하기 위해서 7대를 설치한 게 아닙니다. 모든 스피커들은 채널이라고 부르며 서로 다른 소리가 나옵니다. 앞에서 탱크의 엔진소리, 뒤에서는 포격 소리가 들리고 양 옆에서 사람들의 목소리, 위에서는 비행기의 동음이 울리면 이건 완전히 전투장에 몸이 와 있는 실감 그대로입니다.
저도 집에 7.1채널 무선 스피커 7개를 여기 저기 설치해서도 세계적인 명곡과 다양한 장르의 남한 음악들을 즐겨 듣는데, 제 귀가 참으로 행복하고 음악이 영혼까지 파고들 정도로 심취되게 됩니다.
그런데 7.1채널 오디오를 설치했다고 해도 카세트 음악 테이프나 레코트판 음원과 같이 단채널이나 스테레오 음원으로는 7.1채널의 스피커들의 성능을 다 낼 수 없습니다. 음원 자체가 7.1 채널로 녹음 돼야 합니다. 어느새 영화 미치광이가 되어버린 저는 7.1채널의 진가를 영화관에 오니 딱 알겠더라구요. 7.1채널로 만들어진 영화를 영화관에 와서 보니 상하좌우, 앞과 뒤, 또 몸까지 떨리는 저음 스피커들에서 동시에 울려 나오는 서로 다른 현장음을 들으면 정말 영화를 보는 게 신나고 그렇게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7.1채널 오디오를 설치하려면 돈이 좀 듭니다. 그리고 스피커도 여기 저기 두어야 하니 방안이 좀 커야 합니다. 그래서 음향분야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한 개의 종합 스피커 박스에서도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7.1 채널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일명 가상 7.1채널 사운드 체계를 개발하였습니다.
이게 극장뿐 아니라, 가정용 텔레비전에도 딸려 나오기도 하고요, 저렴하게 따로 구입하여 기존 텔레비전에 붙어있는 스피커대신 소리를 울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프트웨어에 의해 실제 스피커가 7개가 없어도 있을 때와 비슷한 음향 효과를 내는 것이죠. 최근에는 가정용 텔레비전에 이런 사운드 박스가 딸려 나오기도 하고요. 저렴하게 따로 구입해서 기존의 텔레비전이나 오디오 장치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7.1채널도 너무너무 만족스러운데 요즘은 또 한번의 기술발전을 통해서 8채널, 9채널 음향 기기가 나오더니 얼마전에는 입체공간음을 그대로 재현는 음향기술이 나와서 풍부하고 자연그대로의 현장실제 음향을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머리 위쪽은 물론 주인공을 따라다니며 좌표를 만들어 소리를 재생해 종전보다 훨씬 현장감과 입체감 있는 3D 오디오 신호를 재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것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입니다. 이들은 7.1채널을 넘어서서 32개의 채널을 구현한 혁신적인 사운드 음향분야의 혁명을 이뤄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음악과 게임 등 각종 미디어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좋은 사운드 청취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전투 게임을 할 때도 단순한 2채널 스테레오 헤드셋으로 적의 위치를 구분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7방향 뿐만 아니라, 360도(동서남북/상하좌우)까지 전부 구분 가능한 전뱡향 귀수화기가 나왔습니다. 그 제품이 바로 돌비 애토모스 리그500프로( Dolby atoms Rig500pro)입니다. 이 제품은 미국 플랜트로닉스사의 최신 게임용 귀수화기입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 컴퓨터나 노트북에서 미국의 윈도우 10 운영 체계를 쓰시는 분들이 있다면 가상 7.1채널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화면 맨 아래 오른쪽에 스피커 모양 그림이 있습니다. 이것을 클릭하면 가상 7.1채널 사운드 기능(윈도우 소닉 )을 켜고 끌 수 있습니다. 돈 안들이고 7.1채널을 들으 실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을 알려드리면서 오늘 방송을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진행 김흥광,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