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오늘 시간에는 토양없이 물을 이용하여 작물을 재배하는 수경재배 기술의 어제와 오늘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즘 북한의 소시민들은 산비탈을 일구어 만든 소토지에서 심은 곡식을 거두느라 힘들지만 수확은 쏠쏠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소토지 농사를 좀 더 지어 한동안 먹을 식량만이라도 자족하고 싶지만 땅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 저는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이렇게 토양에 씨를 뿌려 곡식을 키우는 방법을 토경재배라고 한다면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토양이 아니라, 물이나 배양용기에서 채소와 과일을 키우는 수경재배 기술을 개발하였고 최근의 4차 산업혁명이 발빠르게 진행되면서 수경재배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누군가에게서 받은 생화 꽃다발이 너무 예뻐서 물이 든 꽃병에 꽂아두었더니 생각보다는 오랫동안 꽃구경을 한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걸 물꽂이라고 하는데 결국 수경재배는 우리 일상 속에서 목격했던 물꽂이 현상에서 출발한 것 입니다.
수경재배 기술의 초엽이라 아직은 곡식을 키울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 수경재배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 토경재배에서 벗어날 날도 있지 않을까 기다려 봅니다. 그만큼 수경재배 기술은 토경재배 기술에 비하여 우월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 우월성은 첫째로 수경재배는 흙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위생적입니다. 생각보다 흙에는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벌레의 알이나 식물에게 해로운 박테리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마당이 거의 없는 현대 사회에서 실내에서 작물을 기르려면 흙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 훨씬 관리가 편하고 깔끔합니다.
두 번째 우점은 수경재배는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재배가 가능합니다. 실내는 항상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마련이고, 사람이 살기 좋은 온도는 당연히 식물에게도 살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또한 비나 바람에 의해 작물이 다치는 일도 없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세 번째 우점은 친환경적입니다. 수경재배는 많은 자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물과 최소한의 비료만이 사용될 뿐입니다. 오늘날 농업용수로 엄청난 양의 물이 관개되어 사용되고, 낭비되는 비료로 인해 강의 녹조도 심해지고 있지요. 하지만 수경재배는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 하면서 식량생산을 극대화하는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수경재배 기술은 아직 갈 길이 아직 멉니다. 농사의 규모가 커지면 수경재배는 초반에 비해 신경써야 할점이 토경재배에 비해 훨씬 많아지며, 비싸고 기술력이 높은 장비가 필요해지기 때문에 대부분 토경재배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비용이 높아지고, 토경재배에 비해 우점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수경재배 기술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대부분의 수경재배 과정을 인공지능 기술과 사물 인터넷이 결합된 자동화 장치들에 의하여 해결됨으로써 급속히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최근 미국의 대도시들에는 도심 속에서 수경재배를 하는 공장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땅에서 작물을 키우면 재배 면적의 한계로 인한 단가 문제로 도심에서 벗어나 재배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경재배의 경우 층으로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재배 면적의 한계를 극복하고 벌레 유입이 원천 차단 되어 유기농으로 재배하기도 쉬운 편입니다.
수경재배 기술이 해결해야 할 큰 과제는 재배 방법의 혁신입니다. 한 가지 대안으로써 동물성 자원(고기)과 식물성 자원(채소)을 훨씬 적은 공간에서 동시에 생산해 내는 것입니다. 물고기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수질정화를 식물이 해결해주고 식물을 키우기 위한 양분을 동물이 해결해주는 순환고리가 형성되게 됩니다. 그러면 식물을 재배하는 데에 훨씬 손이 적게 갑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고기와 야채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신농법으로 각광 받아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 중인 농법이기도 합니다.
국제적으로 수경재배기술이 각광을 받으면서 북한도 수경재배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 선전매체 아리랑메아리는 작년 3월 15일자 기사에서평양치과위생용품공장에서 태양열온실을 만들고 채소를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도 수경재배기술에 관심을 돌리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솔찍히 저는 북한이 수경재배보다는 땅농사라도 제대로 잘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에서는 올해 작황이 작년보다 더 안 좋아서 내년에도 150만톤정도 부족할 것이라고 유엔 식량계획이 발표했습니다.
반대로 남한은 올해에 전례 없는 대풍이 들었습니다. 작년보다 20만t이나 더 많은 쌀이 생산되면서 좋아 죽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큰 골칫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왜요? 남한사람들의밥보다는다른맛있는것들을먹으니쌀소비가계속줄어드는데계속풍년이들다보니정부가 농민들이 생산한 쌀을 사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올해만 해도 남한돈으로 1조원 (북한돈으로 8조원대)에 달하는 돈을 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북한에서도 땅을 농민들에게 나누어 주어 개인농을 도입하면 바로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면서 오늘 방송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진행 김흥광,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