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자 )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북의 사흘 연속 서해 포 발사 의도는 ?
( 진행자 ) 북한이 연초부터 한국의 서북도서 지역, 북한에서는 서남해역 일대에서 포격 훈련을 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데요, 북한의 의도는 뭘까요?
( 이일우 ) 북한은 1월 5일, 연평도와 백령도를 겨냥해 약 200여 발의 포탄을 쐈습니다. 북한은 1월 6일에도 60여 발의 포탄을 쐈고, 1월 7일 에도 90여 발의 포탄을 쐈습니다. 해당 포탄들은 모두 북방한계선 이북 5~7km 해역에 떨어졌는데, 북한 해안선에서 NLL까지의 직선거리를 재보면 5~7km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쏜 포탄들은 해안포가 아니라 내륙에 있는 야포에서 발사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군은 5일부터 7일까지 북한의 포탄 사격 상황을 모두 추적했고,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북한 야포가 포탄을 발사하는 포성을 청취했는데, 이는 포탄을 쏜 북한 측 야포가 해안포는 아니지만, 해상에서 포성 청취가 가능한 거리, 다시 말해 과거 연평도 포격전 당시 북한군 제4군단 예하 포병 부대들이 썼던 해안방어부대들의 76.2mm, 130mm급 견인포 배치 지역에서 발사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강령군 등암리에서부터 연안군 구간에 배치된 해안 및 섬방어 5개 중대, 3개 소대 역량의 해안포 23문을 동원해 포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는데, 강령군 등암리는 연평도를 마주보고 있는 옹진반도 남쪽 끝단에 있는 지역이고, 연안군은 한국의 교동도를 마주 보고 있는 지역입니다.
폭약 운운 한국군 기만하려는 맹탕 원고에 김여정 속았다
( 진행자 ) 김여정 부부장이 폭약을 터트렸는데 한국군이 제대로 파악 못하고 속았다는 주장을 했는데 누가 누구를 속인 겁니까?
( 이일우 ) 북한은 사흘간 포 사격 훈련을 하고, 이 중 6일 60여 발의 포탄을 쏜 것에 대해서는 포성을 모의해서 발파용 폭약을 터트린 기만전이라고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나서서 담화를 냈는데, 아마 이 담화 자료를 작성한 담당자는 백두혈통을 바보로 만든 죄로 숙청당하지 않았을까 예상됩니다.
물론 북한은 발파용 폭약을 몇 차례 터트리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적의 포병을 상대하는 대포병전을 수행할 때, 최신 대포병레이더나 드론 같은 첨단자산을 활용하는 한국군과 달리, 포종심정찰대라는 일종의 특공대나, 청음기라고 제2차 세계대전 때 쓰였던 낙후된 장비를 이용합니다.
이 청음장비는 적의 포성을 청취한 뒤 그 소리를 분석해 적 포병부대가 어느 정도 거리에서 포를 쐈는지 방향과 거리를 가늠하는 장비인데, 적 포탄궤적을 레이더로 추적해 미터 단위 정밀도로 계산해내는 대포병레이더와 달리 그 정확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아마도 김여정의 담화문을 써준 담당자는 대포병전에 대해 무지해 청음장비 외에는 대포병레이더나 드론 정찰 전술에 대해 몰랐을 것이고, 한국군이 포성과 폭약 발파음을 구분하지 못할 것이라고 원고에 썼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담당자의 착오와 달리, 한국군은 대포병레이더라는 첨단 장비를 이용해 북한군이 포를 쏘면 발사 원점, 화 포 종류, 예상 탄착지까지 계산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14년 전 연평도 포격전, ‘포잘알’ 김정은의 완패
( 진행자 ) 남북이 연평도 포격전을 벌인지 벌써 14년이 다 되어갑니다. 북한 보도 자료를 보면 연평도 포격 당시 동원됐던 전력이 거의 그대로 동원됐는데, 당시 북한의 도발은 철저하게 실패하지 않았나요?
( 이일우 ) 2010년 11월 23일 있었던 연평도 포격전은 포병 전공인 후계자 김정은의 군사적 유능함을 과시 하기 위해 기획됐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북한의 완패로 끝난 전투였고, 북한의 노후화된 포병이 얼마나 무능력한지를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당시 북한은 한국군 해병대의 연평도 포병 사격 훈련을 빌미로 기습적인 공격을 가했는데, 당시 사용된 북한군 포병무기는 76.2mm 야포와 122mm 방사포였습니다. 당시 북한은 강령군 등암리 일대의 개머리 진지에서 122mm 방사포를, 최전방 무도 진지에서 76.2mm 야포를 사격했고, 170여 발을 사격했음. 이 가운데 연평도까지 날아온 포탄은 80여 발 정도였고, 이 중 20여 발은 불발탄으로 지상에 맞고도 터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후계자 등극을 앞둔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할 목적으로 기획 했기 때문에, 정찰총국과 제4군단이 나서서 이 도발을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용된 야포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 전쟁 때 쓰던 76.2mm 야포, 도입 반세기가 넘어가는 122mm 방사포였습니다. 대포라는 것은 소모품이기 때문에 일정 발수 이상 쏘고 나면 포신이나 약실 전체를 교체해 주어야 하지만, 북한의 해안포는 그런 교체 없이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포신 마모 때문에 포탄을 쏴도 포신 내에서 추진 가스가 새기 때문에 포탄이 안정적으로 가속될 수 없는 구조입니다. 포탄을 밀어주는 추진 장약 역시 관리가 되지 않아 약실 안에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납니다. 북한이 쏜 포탄의 절반이 포탄 제원표에 나온 사거리의 절반도 날아가지 못하고 바다에 떨어진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122mm 방사포 역시 문제였습니다. 이 포탄들은 제원에 나온 파괴력보다 훨씬 낮은 폭발력을 보여 주었음. 추진체도 문제지만, 탄두와 신관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연평도 포격전 바로 다음날, 국내 언론사 군사자문 자격으로 연평도에 들어가 피격지들을 조사하고, 로켓탄 추진체와 파편 일부를 수거해 분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연평고등학교 뒷산 등산로 계단에 박혀 있는 로켓탄이 있었는데, 추진체가 굉장히 오래되어 관리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섬 전체를 돌아다니며 탄착군 지도를 그렸는데, 도대체 어디를 조준하고 쏜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포탄이 중구난방으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제과점과 여관에 떨어진 포탄도 있었고, 면사무소 앞마당, 선착장 진입로, 아무것도 없는 해안도로 방벽에 떨어진 포탄도 있었습니다.
당시 북한군은 한국군 해병대 주둔지에 유효타를 거의 꽂아넣지 못했습니다. 전사한 문광욱 일병은 대피호에 있다가 바깥 상황을 살피기 위해 나왔다가 인근에 떨어진 포탄의 파편이 급소를 관통 하는 바람에 전사했고, 서정우 하사는 당일 휴가여서 선착장에 있다가 급히 부대로 복귀하던 중 민간인 거주구역에 마구잡이로 떨어진 눈 먼 포탄에 맞아 전사했습니다. 당시 상황은 한국군이 기습 공격을 당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북한의 포격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한국 해병대에서 대량의 사상자가 나왔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포병의 숙련도, 장비의 관리 상태, 포탄의 품질 모든 면에서 문제가 있었고, 결국 한국 해병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지 못했습니다.
반면, 한국 해병대는 80여 발의 대응탄을 쐈는데, 포병장교 출신 입장에서 본 당시 한국 해병 대원들의 반격은 현대 포병 전사에 새로 써야 할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당시 해병대 포진지에서 북한 개머리 진지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17km였는데, 위성사진을 통해 한국 해병대의 대응 사격 탄착군을 분석해보면 포탄 대부분이 길이 256m, 폭 130m 안의 탄착군에 모여 있었습니다. 당시 북한군 포병 진지와는 거리가 약간 있었지만, 당시 한국 해병대는 K9 자주포의 카탈로그 데이터에 나온 것보다 더 정확하게 조밀한 탄착군을 만들어내며 포탄을 떨어뜨렸습니다. 나중에 알려진 것이지만, 탈북한 주민들의 증언에 따라 당시 북한군은 적게는 40여 명, 많게는 1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북한은 2010년의 포격전에서 한국 해병대에게 철저하게 패배했는데, 그때 그 패배했던 인원과 장비 거의 그대로 다시 서북도서에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2024 연평도 포격전은 5분에 끝난다. 도즉생은 북쪽에 있다
( 진행자 ) 한국은 연평도 포격전 이후 서북도서 지역의 군사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다. 2010년 당시와는 어떤 점이 달라졌고, 만약 연평도 포격전이 다시 벌어지면 포격 도발에 나선 북한군은 어떻게 되는가요?
( 이일우 ) 현재 서북도서 지역에 배치된 한국 해병대는 1개 사단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규모지만, 북한 제4군단 전체 전력이 달려들어도 제압하기 어려운 수준의 전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방적 자위권 이라는 개념이 허용돼 서북도서 지역의 한국 해병대가 선제타격을 하면 북한군 4군단 지휘부와 포병 전력이 궤멸될 수도 있습니다.
일단 곡사포 전력이 모두 K9A1으로 교체됐습니다. K9A1은 사격통제장치가 최신형으로 교체됐고, 신형 사거리 연장포탄을 쏠 수 있어 눈앞의 해안포대는 물론, 후방의 방사포 진지까지 초정밀 타격할 수 있습니다. 요즘 한국의 기온이 영하권인데, 북한 포병들이 언 손을 비벼가며 포탄을 쏠 때, 한국 K9A1 자주포병들은 히터가 나오는 따뜻한 자주포, 그것도 근접에서 터진 152mm 포탄 파편을 방어하는 장갑화된 자주포 안에서 버튼 몇 개 누르는 것으로 8~10초에 1발씩 급속 사격을 퍼부을 수 있습니다.
서북도서에는 최신형 다연장로켓 무기인 천무도 배치됐음. 북한의 122mm는 물론, 240mm 방사포도 압도하는 천무는 1발로 축구장 3개 면적에 강철 파편의 비를 뿌릴 수 있는 230mm 로켓탄 12발을 1분 안에 쏟아 부을 수 있습니다. 천무가 나서면 황해도 해주나 과일 등 북한의 후방 화력지원 거점과 비행장도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K9A1과 천무가 기존 장비를 교체해 전력화된 장비라면, 완전히 새로 들어온 스파이크 NLOS 라는 무기도 있습니다. 25km 거리에서 적 표적을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보면서 족집게 타격할 수 있는 이 미사일은 K9이나 천무가 하늘에서 불벼락을 쏟아내는 것이라면, 해안포 하나하나, 방사포 하나하나를 콕 찍어서 일격에 고철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무기입니다.
현재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 먼저 조치하고 나중에 보고하라는 스탠딩 오더를 서북도서 각 부대에 내려놓고 있습니다. 북한이 연평도나 백령도를 향해 포탄을 쏘는 즉시, 아무리 늦어도 5분 이내에 포탄을 쏜 북한군 포병부대 머리 위에는 대량의 반격탄이 쏟아질 것이고, 북한군은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적, 물적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이 방송을 청취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중 4군단 포병부대에 근무하는 가족이나 친지가 있다면, 도발 명령을 받으면 포를 쏘기 전에 죽기 살기로 진지에서 도망치라는 말을 전해야 할정도 초전에 승패는 기울 것입니다.
( 진행자 )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