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자 )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러 ,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 방문 독 고위직 공격 시도?
( 진행자 ) 북한의 탄약 대량 수출로 전세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이 벌써 발발 2년을 넘어섰습니다. 세계 각국 정상과 고위급 인사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재확인 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찾고 있는데, 최근,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요?
( 이일우 ) 지난 2월 24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2주년이어서 세계 각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방문해 연대 의사를 표했습니다.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캐나다 총리, 벨기에 총리, 이탈리아 총리 등이 키이우를 방문했고, 보리스 존슨 전 영국총리도 키이우를 찾았습니다.
독일의 경우 현재 올라프 숄츠의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 당수이자 외무장관인 아날레나 베어보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는데, 2월 25일,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에서 독일이 지원한 해수 담수화 설비 가동 현장을 둘러보는 일정이 있었습니다.
이 일정은 한국에서는 고려인 4세로 잘 알려진 비탈리 킴 미콜라이우 주지사와 함께 했는데, 전선에서 불과 50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서 베어보크 장관과 비탈리 킴 주지사 일행 에는 삼엄한 경호가 따라 붙었습니다.
이들 일행이 담수화 설비 방문을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 차량에 올라 이동 중일 때, 지근거리 에서 러시아 자폭 드론이 접근하는 것을 경호원이 발견했고, 곧바로 대공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경호 요원들은 곧바로 대공사격 자세를 취했고, 차량은 전속력으로 드론 위험 지역에서 빠져나갔습니다.
러시아가 사용 중인 자폭 드론들은 대부분 FPV 드론으로 비행 속도가 최대시속 110~130km 정도이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현장을 이탈한 차량들은 드론을 따돌리고 안전 지역으로 탈출했습니다.
이 정도 고위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는 보통 행사 시작 전부터 인원 및 차량 통제가 이루어지고, 수행원들을 태운 차량들이 대거 모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이 행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독일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보입니다.
자폭 드론이 북에서 남으로 향할 가능성
( 진행자 ) 한국으로서는 드론을 이용한 요인 암살 시도가 남의 일처럼 그냥 넘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한국 내륙 깊숙한 곳의 사드 기지와 대통령 집무실이 있었던 청와대 상공에서 오랜 시간 체공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인데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드론에 대한 관심도 매우 커서 유사시 북한도 비슷한 전술을 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죠?
( 이일우 ) 현재 전장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 사용하고 있는 FPV 드론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형 드론들입니다. 지상 통제 콘솔과 전파 송수신 거리가 짧기 때문에 보통 표적 인근까지 침투한 특수부대원들이 사용하는데, 드론 사이즈가 조금 더 커지고 고성능 안테나를 달면 굉장히 먼 거리까지 자폭 드론을 날려보낼 수 있습니다.
북한도 지난 2014년 3월과 4월에 한국에 다수의 무인기를 내려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이 드론들은 장거리 비행용이기 때문에 이번에 독일 외무장관 공격 시도 때 사용된 FPV 드론보다는 큰 길이 1.4m, 폭 1.9m짜리였고, 서울 상공에서 장시간 체공하면서 대량의 사진을 촬영했음. 해당 드론은 한국의 대통령 집무실이 있던 청와대 상공을 선회 비행하면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해당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의 중량을 감안했을 때, 이 카메라 대신 RPG-7 탄두나 수류탄 2~3개 정도 실을 수 있는 페이로드가 됐습니다. 북한이 당시 드론에 카메라를 빼고 폭발물을 실은 채로 청와대 본관 건물에 돌진시켰으면, 청와대 상공에 그런 드론이 떠 있었던 것조차 몰랐던 한국은 그대로 당했을 것입니다.
사실 북한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드론에 많은 관심이 있었고, 특히 김정은이 무인기 분야에 관심이 매우 컸습니다. 김정은은 집권 초기, 평양에 일명 항공구락부를 만들고, 다양한 유형의 R/C 항공기 제작과 비행을 독려했고, 크고 작은 드론을 만들 수 있는 R/C 항공기 또는 드론 관련 부품 밀수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한국은 2014년 청와대 상공을 뚫리고도 지난 2022년 연말에 또 한 번 수도권 하늘이 뚫리는 망신을 당했는데, 북한이 작정하고 저런 소형 드론을 띄워 요인 암살이나 시설 사보타주 공작을 시도하면 별다른 대응도 하지 못하고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화 속 군집드론 , 북은 스크린 속에 가두지 않을 수도
( 진행자 ) 드론의 강점은 만들기에 따라서 1대에 비싸도 1~2만 달러, 정말 싸게 만들면 수백 달러 정도의 비용이면 된다는 것일텐데요, 이런 강점을 활용해 최근에는 군집 드론 개념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대통령을 암살 시도를 막는 내용의 미국 영화 속에서처럼 다수의 드론을 이용해서 요인을 공격 하는 전술을 북한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 이일우 ) 2019년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앤젤해즈폴른(Angel has fallen)'을 보면, 대량의 드론을 사용해 세계 최고의 경호 조직이라는 미 비밀경호국 SS의 방어를 무력화하고 미국 대통령을 암살 직전까지 몰고 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수의 자폭 드론이 요인을 향해 달려들면 사실 당하는 쪽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018년에도 베네수엘라 니콜라 마두로 대통령이 수도 한복판에서 연설 중에 민수용 드론을 개조한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아 암살될 뻔했던 사건이 있었는데, 앞서 소개한 영화나 베네수엘라 대통령 암살 공작이 있었던 당시보다 지금의 드론 기술이 더 발달했고, 더 체계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민간인도 쉽게 드론을 구할 수 있고, 지난 1년 동안 30억 달러 이상의 온라인 광고비를 뿌렸다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들이 회원 가입 유도용 공짜 상품으로 고해상도 카메라가 장착된 고성능 드론을 뿌리기도 할 정도로 드론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아무나 손에 넣어 한 번에 대량으로 운용할 수 있는 드론에 폭발물을 달아 군사적 공격이나 테러 활동에 쓸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최근 대량으로 사용하는 드론들은 앞서 소개한 공짜 드론이나 1개에 100 달러 안팎의 초저가 드론에 수류탄이나 박격포탄, RPG-7 탄두를 테이프로 묶어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북한이 직접 이런 드론 공격무기를 만들 수도 있지만, 한국에는 과거 R/O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을 추종하고, 유사시 북한을 도와 한국의 기반시설을 공격하겠다는 정치 세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유사시 정부 기관이나 군부대, 혜화전화국 등 국가 기반 시설에 유사시 대량의 드론 공격이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프로펠러 장착 드론잡는 'K드론' 곧 나온다
( 진행자 ) 동시에 수십, 수백 대의 드론이 달려드는 상황이라면 일반적인 방공 무기로는 대응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특히 아무리 요인 경호라도 1대에 수백 달러 하는 드론을 1발에 수십, 수백만 달러씩 하는 미사일로 잡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 한국이 이에 대응한 수단들을 만들고 있다고요?
( 이일우 ) 드론은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비용 대 효과가 매우 뛰어난 수단이지만, 방어 측에서는 그 반대의 골치 아픈 무기입니다. 자폭 드론 1대에 싼 것은 수백 달러, 비싸도 1~2만 달러 정도 하는데, 이것 들은 워낙 작고 빨라 기존의 기관포 형태의 대공무기로는 요격하기 까다롭고, 도심 지역에서 대공포를 쐈다가는 부수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미사일로 잡자니 미사일의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보병 휴대용 견착식 미사일 스팅어의 경우 1발에 12~15만 달러, 한국군이 사용하는 천마 지대공 미사일은 1발에 20만 달러가 넘어갑니다. 이 때문에 한국군은 최대한 낮은 비용으로 드론을 잡기 위한 염가형 대드론무기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선 현재 일부 부대와 기관이 전력화한 소총 장착형 드론 재머들이 있습니다. 드론 위협이 심화되면서 국내 방산 업체들이 개발한 것을 정부가 구매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세트당 1만 달러 안팎의 가격 으로 조달되고 있습니다. 이 재머들은 육안으로 드론을 식별하면 소총에 장착된 드론 재머를 드론 방향으로 향하게 한 뒤 방해전파를 쏴서 적 드론 운용자가 무선 통신으로 드론을 조작하지 못하게 막는 무기입니다. 1만 달러짜리 하나를 사 두면, 배터리 충전만으로 무제한 사용할 수 있고, 교란 거리도 1.2~1.5km에 달합니다.

드론으로 드론을 잡는 무기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한국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드론타격무기> 라는 명칭으로 다연장로켓처럼 생긴 드론 요격 무기를 개발 중이고, 내년에 첫 요격 실험을 예정 하고 있습니다. 이 무기는 최소한의 센서와 탄두를 탑재한 요격체를 튜브형 발사기에 넣고, 그 튜브형 발사기를 여러 개 묶어서 언뜻 보면 방사포처럼 생겼습니다. 해당 요격체는 미사일처럼 생겼지만, 로켓 추진체가 아니라 배터리로 가동되는 프로펠러에 의해 추진되고, 속도도 시속 100~200km 정도로 느립니다. 이 시스템은 탐지거리 30km 정도의 소형 레이더로 적 드론을 찾아내고, 요격체를/ 발사해 적 드론에 근접시킨 뒤, 탄두를 폭발시켜 인근에 있는 여러 개의 드론을 동시에 파괴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사거리는 10~15km 정도로 알려졌는데, 유사 무기체계인 미국의 코요테 블록2 요격용 드론이 1발당 10만 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해 이보다 더 저렴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작 중입니다.
한국은 이 시스템을 더 발전시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쿼드콥터 형태의 드론을 만든 뒤, 여기에 요격체 드론을 실어 발사하는 공중 체공 요격 무기도 함께 만들 예정인데, 이러한 시스템이 대량 으로 배치되고 나면, 북한의 드론 공격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진행자 )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