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 군부대의 빼곡한 미 첨단 전투기 모형 용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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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우크라 전세 기울자 드론에 올인

( 진행자 ) 북한과 러시아의 포탄 거래가 계속되면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많이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들이 쏟아 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가 되어 전황을 바꾼 것인데, 우크라이나가 포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병 대신 드론을 늘리고 있다고요?

( 이일우 ) 최근 미국 내에서도 우크라이나가 현재까지 빼앗긴 영토를 포기하고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제 탄약이 엄청난 규모로 러시아군에 보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제 포탄이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여름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됐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일일 포격량이 겨울부터 급격하게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군은 하루 평균 7~9천여 발의 포탄을 쓰는데, 우크라이나군은 정말 상황이 좋을 때 1천여 발을 겨우 쏘는 수준입니다.

포병 화력에서 밀리면서 우크라이나는 여러 전선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전쟁 초반부터 2년 넘게 버티던 동부전선 요충지, 아우디우카가 러시아군의 손에 떨어졌고, 1년 넘게 공방이 이어진 바흐무트 전선도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지금은 바흐무트 서쪽 교통 요충지 차시브 야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이른바 대공세로 약 10km 정도를 치고 들어갔던 남부 자포리자 지역 대부분의 전선에서도 공수가 바뀌어 지금은 우크라이나군이 쫓겨가는 형국입니다.

포탄 부족이 심각해지자 우크라이나는 포탄 대신 드론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에서 보는 최첨단 드론이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할 수 있는 모터, 배터리, 카메라, 안테나 같은 부품을 사서 일선 부대나 가정집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드론이 올해 초부터 대량 제작되기 시작했습니다. 드론 제작 방법은 SNS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고, 부품은 최근 중국이 온라인 쇼핑몰 세계 진출을 확대하면서 싼 값에 대량으로 구매가 가능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주로 중국 사이트에서 모터, 비행제어장치 칩셋, 카메라, 안테나 같은 제품을 구매하고, 프로펠러나 동체는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방식으로 드론을 만들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드론 제작을 교육하고 드론 보급 활동을 하고 있는 현지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제작하는 드론은 1대에 350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이것도 최근 중국이 규제를 확대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른 뒤의 이야기여서, 올해 초까지는 100~200달러 정도면 드론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렇게 제작된 드론에 RPG 로켓 탄두나 박격포탄, 급조폭발물을 테이프로 칭칭 감아서 날려 보내는데, 이렇게 만든 드론이 러시아군 보병이나 포병은 물론, 중장갑을 두른 기갑부대도 손쉽게 제압하면서 전투 양상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수류탄 정조준 투하 가능 FPV(First Person View) 드론

( 진행자 ) 최근 전장에서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른바 FPV 드론, 1인칭 시점 드론입니다. 제조도 쉽고 비용도 저렴한데 비해 그 위력이 대단히 뛰어나서 최근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FPV 드론은 어떤 식으로 운용되나요?

( 이일우 ) 우크라이나군의 FPV 드론은 교육용 동영상만 보면 어린이도 쉽게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구조가 단순합니다. 드론 안에 컨트롤러와 무선으로 연결돼 있는 비행제어장치가 들어 있고, 이 장치가 드론 전방에 장착된 카메라와 연결돼 있어 운용 요원은 컨트롤러나 스마트폰 화면에 뜨는 드론 전송 영상을 보면서 드론을 조작합니다.

드론 조작 요원은 드론을 일단 높이 띄운 다음, 러시아군 장악 지역을 내려다보면서 적 전차나 포병, 보병 같은 표적을 찾아다닙니다. 표적이 확인되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드론을 전속력으로 표적을 향해 들이받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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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67 수류탄 탑재 드론 T-90M 전차 격파 /출처: 우크라이나군

( 이일우 ) 굉장히 간단해 보이지만, 드론은 바람의 영향도 많이 받고, 무거운 폭발물을 싣고 있기 때문에 조작이 쉽지 않아 가로×세로 크기가 2~3미터 정도에 불과한 전차나 장갑차를 정확히 맞추는 것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습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 러시아군 할 것 없이 병사들을 대상으로 드론을 잘 조종해서 목표물에 맞추는 연습을 정말 많이 하고 있는데, 이들은 드론이 충돌해도 부서지지 않는 그물에 과녁을 그려놓고 드론을 조종해 그물 과녁 중앙을 맞추는 연습을 한 뒤에 실제 드론을 띄워 적 장비를 공격합니다.

각각의 드론에는 신관이 장착된 RPG-7 탄두가 붙어 있어 충돌과 동시에 적 전차나 장갑차를 일격에 파괴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박격포탄이나 수류탄, 충돌하면 터지게끔 만든 급조폭발물들이 붙어 있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유형의 표적을 상대로 공격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드론 조작 요원이 대단히 숙달된 경우, 드론 아래에 통조림캔을 붙인 다음, 여기에 안전핀을 제거한 수류탄을 넣어서 여러 번 쓸 수 있는 드론 폭격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날아가다가 표적을 발견하면 표적 머리 위로 날아가서 드론을 비스듬하게 기울여 통조림캔 안에 들어 있는 수류탄이 떨어지면서 폭발 하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최근에는 미국이 공급한 대인 살상용 파편 수류탄인 M67을 드론에 실어서 러시아군의 최신 주력 전차인 T-90M의 포탑 상부 해치 구멍 안으로 정확히 골인시켜 수류탄으로 전차를 파괴한 사례도 여러 차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런 드론은 350~500달러, 야간 작전을 위해 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한 버전은 800달러 안팎으로 제작이 가능한데, 이는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155mm 포탄과 비슷하거나 저렴한 수준입니다. 포탄은 100% 명중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표적 하나를 부수려면 여러 발을 쏴야 하는데, FPV 드론은 비록 속도가 느리고 사거리가 짧기는 하지만, 포탄보다 저렴하면서 1~2대로도 목표 효과를 달성하기 쉽게 때문에 전장에서 그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북 군부대 , 드론 공격 훈련용 미 첨단 전투기 모형 포착

( 진행자 ) 북한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보면서 서방제 무기들의 취약점이나, 새롭게 도입된 전술에 대해 많은 분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이 FPV 드론 공격 연습용으로 추정되는 시설을 만들었다고?

( 이일우 ) 앞서 소개한 것처럼 FPV 드론은 일반적인 포탄보다 더 싸고, 명중률과 치명률이 높아서 북한도 이러한 드론을 사용한 전술에 상당히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러한 드론을 제작하기 위한 핵심 부품들은 북한의 동맹인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고, 기술적 난이도가 낮아 북한 자체 생산도 용이하기 때문에 북한은 유사시 이러한 FPV 드론을 대량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최근 평안남도 은산군에서 발견됐습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이 증거는 은산군 수양역에서 남쪽으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는데, 이 위성사진을 들여다 보면 정말 놀라운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에는 최근 한국이 도입하기 시작한 미국제 대형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는 물론, F-35A 스텔스 전투기, F-16과 FA-50, F-5, 주한미군의 A-10의 1대1 사이즈 모형이 등장합니다. 여기에 최근 미 공군이 부활시켜 가상적기 용도로 사용 중인 F-117 나이트호크 스텔스 공격기를 모사한 모형도 식별됐습니다.

해당 좌표에서 동쪽으로 300미터 정도 이동해 보면, 한미연합군의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를 모사 해서 제작한 1대1 사이즈 모형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K1 전차나 M1 전차, 비호 자주대공포, M109 자주포 등의 모형들이 보입니다.

북한이 이러한 모형들을 그냥 재미로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최근 몇 년 사이, 전국 각지에 일명 항공구락부를 만들고 모형항공기 제작과 운용법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규모가 큰 평양시 항공구락부는 2021년부터 모형항공기와 보조훈련기재 제작을 담당하고 있고, 지난해 평안북도와 평안남도, 자강도, 황해북도, 남포시 항공구락부가 창설돼 모형항공기 교육을 진행 중임. 이 항공구락부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가 하고 있는 것처럼 군인들은 물론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드론 운용 교육을 담당하기 위한 기관일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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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군 군부대에서 포착된 미 기갑차량 모형 /출처:구글어스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FPV 드론은 첨단 부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조작 요원이 얼마나 숙련된 기술로 드론을 조작할 수 있는지가 관건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그물 표적을 사용해 표적을 맞추는 훈련을 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 역시 비슷한 훈련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은산군에서 발견된 모형들은 이러한 표적 조준과 돌입을 위한 훈련용 기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 2014년과 2022년 드론 침투 사건 때 그 가능성을 본 것처럼, 2~3m 크기의 소형 장거리 드론을 대량으로 날려 한국의 후방 깊숙한 곳에 침투시키는 전술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당시 한국군의 저고도 방공망은 너무도 무력하게 뚫렸는데, 북한은 은산군에 있는 이러한 드론 타격 조준 훈련 시설로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북 드론 대응용 장비 긴급 도입해야

( 진행자 ) 유사시 북한이 작심하고 한국에서 FPV 드론으로 주요 시설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면, 한국도 정말 큰 피해를 입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이일우 ) 한국은 유사시 북한이 2~3미터 크기의 무인기를 FPV 드론으로 만들어 장거리 침투 시키는 시나리오, 과거 RO 사건 때처럼 한국 내 북한 추종 세력이 한국 내부에서 드론을 조달해 자폭 드론을 만들어 군 기지나 정부시설, 국가중요시설 등을 공격하는 시나리오에 모두 대비해야 합니다.

현재 대통령실을 비롯해 주요 군 시설, 공항이나 항만, 정유소나 저유시설 같은 전략 시설들은 이러한 드론 공격에 대한 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습니다. 드론은 체적이 작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공 레이더가 아니라 대인 레이더를 기반으로 만든 4면 고정형 위상배열레이더 형식의 전문적인 카운터 드론 레이더로 방공망을 구축해야 하고, 이것과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방공 장비를 갖춰야 하는데, 한국군은 그런 장비를 갖고 있지도, 도입할 계획도 없습니다.

현재 대량 도입되고 있는 국지방공레이더와 천호 대공포는 이러한 드론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 할 수 없다는 것이 2022년 연말 드론 침투 사건 때 증명됐습니다. 즉, 한국은 이제 다른 대안을 모색 해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이미 드론 탐지용 레이더 솔루션은 시중에 굉장히 많이 출시돼 있고, 전문적인 대공 요격 무기가 아니더라도, 사람이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드론 교란 시스템도 저렴한 가격에 이미 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현재는 대부분 수출되고만 있는데, 한국은 국내에 도입돼 있는 이러한 드론 대응 장비들을 긴급 도입 형태로 구매해서 주요 시설들에 대량으로 배치해 놓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진행자 )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