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자 )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보려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 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과 함께합니다.
( 진행자 ) 미국이 최근 LRHW라는 무기를 사용하는 부대를 창설해 장거리 전개 훈련을 실시했다고 했는데, 어떤 무기인가요?
( 이일우 ) LRHW(Long-Range Hypersonic Weapon)는 장거리_극초음속_무기의 약자입니다. 미국이 부대 창설 사실을 공개하고 관련 정보를 일부 발표하면서 'Dark Eagle'이라는 공식 별명도 공개했습니다.
미국은 1987년 소련과 체결한 중거리핵무기제한조약, 일명 INF 조약 때문에 사정거리 500~ 5,500km의 지상 발사 미사일 개발과 보유를 중단했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러시아가 서부 국경 지역에 칼리브르 지대지 순항 미사일을 배치한 것을 INF 위반이라고 규정하며 조약 탈퇴를 선언했고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실 미국은 INF 탈퇴 발표 훨씬 이전부터 중거리 탄도 미사일 개발을 추진해 왔습니다. 현재 합참의장인 마크 밀리 장군이 육군참모총장이던 2015년, 지상군의 화력을 환골탈태시키는 장거리 정밀화력 LRPF 구상을 추진해 왔고, 이 과정에서 INF를 위반 시비가 있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미사일 개발을 조용히 추진해왔습니다.
LRHW-현존 기술로는 요격 자체가 불가능한 절대무기
( 이일우 ) LRHW는 냉전 시절 유럽에 배치돼 소련의 모스크바를 위협했던 퍼싱-II 중거리 탄도 미사일의 후속 모델 성격인 전략화력미사일 SFM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이 추진됐지만, 개발 과정에서 극초음속 활공체가 적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더 효과적으로 돌파할 수 있다는 지적에 제기 되면서 일반 탄도 미사일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시스템으로 변경됐습니다.
이 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은 비밀이지만, 미 육군이 일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사정거리는 최소 2천775km이고, 탄두의 극초음속 활공 속도는 마하 17, 시속 2만 킬로미터가 훨씬 넘는 수준입니다.
최근 북한이 내놓고 있는 여러 종류의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속도가 마하 5~8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이며, 평양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2초도 안 되는 시간에 주파하는 가공할 속도입니다.
이 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의 탄두가 포물선을 그리며 단순한 궤적으로 떨어지는 것과 달리 마하 17의 속도로 복잡한 기동을 하며 움직이는데, 이 때문에 어디에 떨어질지 예측이 불가능해 현존 기술로는 요격 자체가 불가능한 무기입니다.

육∙해∙공∙우주 아우를 미 다영역특수부대
( 진행자 ) LRHW를 운용하는 부대 명칭도 특이하다구요? 어떤 형태로 구성되고 어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나요?
( 이일우 ) 미 육군이 공개한 LRHW 운용 부대의 공식 명칭은 제1다영역임무부대 장거리 사격대대, 줄여서 MDTF 장거리 사격대로 지금까지 미 육군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편제의 부대입니다.
최근 미군에서 Multi-Domain Battle, 다영역전투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는데, 이것은 문자 그대로 지상,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 전자기 영역을 넘나드는 전투를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군대는 육군은 지상전, 해군은 해상전, 공군은 공중전을 수행하는 형태로 그 임무와 전장이 정해져 있었지만, 기술의 발달로 이제 각 군별 전장의 구분이 사라졌습니다.
육군이 수백 킬로미터 밖의 적 전투기를 요격하고, 해군이 지상 표적을 공격하는 시대가 열린지는 수십 년이 됐지만, 그때는 각 군이 각자의 영역에서 주로 임무를 수행하고 서로 간에 협조하는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각 군이 모든 영역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주체가 되는 개념으로 전투가 수행됩니다.
미군이 MDTF를 만든 것은 기껏해야 300km 정도에 국한됐던 육군의 타격 범위를 사실상 무한 대로 늘려 기존에 공군이나 해군이 수행해온 적 전략 표적 장거리 타격 임무를 함께 수행하기위한 목적입니다. 특히 중국이 반접근/지역거부 A2/AD 전략을 추구하면서 중국의 A2/AD를 뚫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육군 내에서도 불거지기 시작했고, MDTF는 그 산물입니다.
미∙중 대치의 시대 반영한 MDTF
( 이일우 ) 중국의 A2/AD는 장거리 미사일과 폭격기로 미국의 항모전단이 중국 해안선으로 접근하지 못하 도록 저지하는 개념인데, 이 때문에 미국은 A2/AD 자산을 파괴하기 위해 장거리 타격 자산을 급격히 증강하고 있습니다.
MDTF는 여단급 부대로 정보·사이버·우주전을 담당하는 I2CEWS 대대, 장거리 타격 임무를 담당 하는 전략화력대대, 적의 공중 위협으로부터 부대를 보호하는 방공대대, 그리고 여단의 임무 수행을 돕는 여단지원대대 등 4개 대대로 구성됩니다.
LRHW는 전략화력대대를 구성하는 3개의 포대 중 하나입니다. 전략화력대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유명해진 하이마스를 운용하는 ①하이마스 포대 하나, LRHW를 운용하는 ②다크이글 포대 하나, 지상 발사형 토마호크 미사일과 SM-6 미사일을 운용하는 Mid-Range Capability, 줄여서 ③MRC 포대 하나로 구성됩니다.
하이마스 포대가 로켓탄과 PrSM 미사일로 32km부터 1,000km 구간에서의 정밀 타격을 맡고, MRC 포대는 SM-6 미사일로 460km부터 1,600km 구간에서의 정밀 타격을 수행하며, 다크이글 포대가 그 이상 구간의 전략 표적을 타격하도록 임무가 분담돼 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전력을 갖춘 MDTF를 여러 개 만들 예정인데, 인도태평양 지역에 최소 3개의 MDTF를 두는 것을 목표로 무기체계 획득과 부대 편성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미 MDTF배치되나?
( 진행자 )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최소 3개의 MDTF를 배치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한국에도 이러한 MDTF 부대가 배치될 가능성이 있는지요?
( 이일우 ) MDTF는 중국을 겨냥해 고안된 부대 편제이고, 타격 대상도 중국의 군사력과 전략표적이기 때문에 배치가 된다면 당연히 중국을 가장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지역에 배치될 것입니다.
MDTF의 능력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에 중국은 MDTF의 동북아시아 지역을 결사 반대하고 있고, 아직 MDTF가 완편되지 않은 상태의 미국은 최근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적 기지 반격 능력으로 충분하다며 한국이나 일본에 MDTF와 같은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에 배치하지 않으면 MDTF 자산들은 중국을 타격할 수 없기 때문에 유사시 한국과 일본 지역에 배치될 것이라는 예측은 삼척동자도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2021년 9월 16일에 한국의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미 육군 제2보병사단 포병대 재가동 행사를 갖고 주한미군의 포병 지휘체계를 이원화했습니다. 이 부대는 미국 본토 워싱턴주에 있는 Joint Base Lewis McChord 합동기지에 주둔하는 부대였지만, 돌연 한반도에 배치됩니다.
기존 주한미군 포병은 야전전투사령부인 제8군 예하의 제210야전포병여단이 2사단 포병대를 대신해 포병전력을 지휘하는 구조였는데, 2사단에 포병대가 다시 편성되면서 제210야전포병 여단은 원래 임무인 제8군 예하부대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제8군은 원래 단순한 행정부대였는데, 2012년 존 맥휴 육군청장 행정명령에 따라 야전사령부로 개편됐음. 이에 따라 제8군은 ‘한미연합사’ 예속 부대가 아닌 미 태평양육군사령부 예속 부대가 됐음. 이에 따라 제8군의 포병부대인 제210야전포병여단은 한미연합군의 작전 지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구현을 위한 부대로 개편이 유력합니다.
제210야전포병여단의 현재 장비는 M270 MLRS인데, 이 장비는 1980년대 초반에 생산된 구형 장비이기 때문에, 장비 교체시기에 맞춰 MDTF 전력이 대체 전력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평양 공격에 단 1분, 김정은 최대의 악몽
( 진행자 ) MDTF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북한에 대한 제압 능력이 크게 강화된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 이일우 ) MDTF의 전략화력대대는 PrSM, SM-6, 토마호크, 다크이글 등 4가지 타격 수단을 가지는데, 이 가운데 SM-6와 다크이글은 북한에게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SM-6는 군함이 공중 표적을 요격할 때 사용하는 함대공 미사일이지만, 최근 탄도미사일 요격용 미사일 겸 초음속 대함 미사일로 병행 사용되고 있으며, 400km 밖 해상 표적을 정밀타격하는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현용 SM-6는 비행속도 마하 3.5, 지상 표적 공격시 최대 사거리 460km 정도로 알려졌는데, 현재 개발 완료 단계에 있는 개량형 SM-6 Block 1B 모델은 로켓모터와 부스터를 교체하여 사거리와 비행속도가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사거리는 아직 보안이지만, 비행속도는 마하 6~8 수준으로 알려집니다.
마하 6~8은 극초음속 구간으로 유사시 주한미군 기지에서 평양을 5분 내에 타격할 수 있는 속도 성능입니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다크이글입니다. 마하 17에 달하는 속도는 1초에 5.78km를 날아갈 수 있는 속도이며, 평택 미군기지에서 발사할 경우 평양까지 1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북한이 평택기지 상공에 정찰기를 띄워놓고 발사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해도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가 경보를 전달 받고 대피할 수 없는 시간입니다.
미 육군의 시험 사격에서 다크이글은 15cm 오차로 표적에 명중했는데, 이는 미국이 김정은의 위치만 알고 있다면 어느 건물 몇 층, 몇 번째 창문까지 특정해서 맞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 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결단만 하면 1분 안에 북한 수뇌부를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주한미군이 갖는다는 것은 북한에게 엄청난 압박이 될 것이며, 이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억제 능력 강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사드 몇 배 중국의 극렬 반대 예상
( 진행자 ) MDTF가 배치될 경우 미·중 패권경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데?
( 이일우 )주한미군 평택기지에서 베이징까지의 거리는 1,000km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는 마하 17의 다크 이글이 발사 후 3분 안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이 주한미군 기지에서의 미사일 발사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베이징 수뇌부에 보고하고, 보고를 받은 베이징 수뇌부가 중난하이의 집무실에서 탈출하려고 해도 건물 현관에 도착했을 때 쯤 미사일이 건물에 명중할 것임. 미사일 속도가 너무 빨라 대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MDTF에 있는 다른 미사일도 위협적입니다. SM-6를 지대공 용도로 사용할 경우, 서해는 물론 중국 동부 해안을 비행하는 모든 비행체가 요격 위협을 받게 될 것이고, 한국의 수도권으로 향하는 모든 극초음속 미사일과 탄도 미사일에 대한 방어 능력이 갖춰질 것입니다.
MDTF에 있는 PrSM 미사일은 개량형을 사용할 경우 중국 동부 해안의 주요 해군기지, 칭다오, 다롄, 닝보 등을 사정거리에 둘 예정인데, 미사일 방어 능력이 없는 중국 해군기지에 다량의 PrSM 미사일을 쏴서 공중에서 ‘얼터넛’ 분산탄을 사용할 경우 중국 군함들의 레이더와 통신장비 자체를 먹통으로 만들어 중국의 해군력 전체를 단 몇 분 만에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중국은 현존 전력은 물론, 향후 몇 년 안에 개발할 그 어떤 무기로도 이 무기들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MDTF의 한반도 배치를 국가 존망이 걸린 문제로 보고 필사적으로 저지하려 할 것이며, 한국은 이를 중국과의 외교에서 협상용 수단으로 사용해 북핵 문제 등 현안에서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과 함께 했습니다.
기사 작성 김진국,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