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큰거 온다” 항모급 미 상륙함 73년만에 서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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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보려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북러 무기거래의 수상한 점들이 많습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과 살펴봅니다.

대한민국을 구한 기적 '인천상륙작전' 73주년

( 진행자 ) 오는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73주년 기념 행사가 한국의 인천 앞바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가 올해는 조금 특별하게 치러질 예정이라고요?

( 이일우 ) 올해는 1950년 9월 15일, 대한민국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낸 인천상륙작전, 미국에서는 크로마이트 작전이라고 부르는 대규모 상륙작전이 실시된 지 73년이 되는 해입니다.

당시 미 해군과 해병대를 중심으로 한국군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네덜란드의 연합군 병력 75,000명이 261척의 함정을 타고 인천 앞바다로 들어와 5000분의 1이라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악조건을 견뎌내고 값진 승리를 얻어냈습니다. 그리고 이 인천상륙작전을 계기로 북한군은 보급로가 완전히 끊겨 전쟁 지속 능력을 상실했고, 유엔군은 거침없이 북한군을 물리치며 북상 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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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천시 연수구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기념관 관계자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재연한 조형물을 청소하고 있다. /연합

당시 유엔군이 이 기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오늘날 한국인 대부분은 김정은 독재정권 치하 에서 고통 속에 살아갔을 것이고, 당시 논의되던 New Korea Plan에 따라 해외로 이주될 예정 이었던 30만 명 정도의 탈출 한국인들도 남태평양 사모아제도라는 작고 척박한 땅에 갇혀 가난 하게 살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인천상륙작전을 대한민국을 구한 기적으로 부르며 매년 전승기념 행사를 개최해 왔습니다. 행사를 통해 당시 피와 땀을 바쳐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준 유엔군과 국군 장병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그들의 헌신을 기려왔습니다.

한국에는 극히 일부 세력이 인천상륙작전과 그 작전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폄훼하고, 기념행사를 반대하며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왔는데, 그 세력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지난 정부는 집권 기간 내내 행사 자체를 열지 않거나 대폭 축소해왔고, 군함과 항공기, 병력을 동원해 당시 작전 일부를 재연하는 행사는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하면서 올해는 행사 관련 예산이 대폭 증액됐고, 역대 최대 규모의 기념행사와 상륙작전 재연이 확정됐습니다. 한국해군 해군본부에 태스크포스가 만들어졌고, 전승기념행사와 시가행진, 역대 최대 규모의 병력과 함대가 동원되는 재연행사가 계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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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이 지난해 9월 23일 한국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연합 (Kyung Rhee)

이번 행사에서 한국군은 군함 29척, 항공기 23대, 상륙돌격장갑차 15대와 3천여 명의 병력들을 투입해 사상 최대 규모의 기념행사로 당시 유엔군을 기릴 예정이고, 이에 화답해 참전국 중 일부가 군함과 사절단을 보낼 예정입니다.

윤석열정부는 이 행사의 규모를 점점 키워 프랑스의 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식과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로 만들 예정인데, 2025년 행사에는 참전 8개국 정상과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강력한 일원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올해는 그 첫 단추를 꿰는 행사이기 때문에 정부와 군, 지방자치단체가 정성을 기울여 준비했습니다.

항모아닌 항모같은 '어메리카' 사상 첫 인천 방문

( 진행자 ) 한국정부에서 큰 의미를 부여해 개최하는 특별한 행사에 특별한 손님도 온다고 한다. 미국이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는 처음으로 상륙함을 보낸다고 하는데, 이것을 주목해야 한다고요?

( 이일우 ) 평시 한국해군의 대형 상륙함 전력들은 남해나 제주 인근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상륙함을 이용하는 상륙기동부대인 해병대 1사단이 포항에 있기도 하고, 대단히 공격적인 성격의 무기인 상륙함을 전진배치하면 북한과 중국에게 도발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항공모함처럼 생긴 대형수송함 독도함을 비롯해 신형 상륙함인 천왕봉함과 노적봉함, 한국형 구축함과 호위함 전력이 대거 참가하는데 이어, 인천상륙작전 당시 유엔군 상륙부대를 구성했던 연합국의 군함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행사에는 한국군 전력만 참가했었는데, 이번에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참전국이었던 미국과 캐나다가 군함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대형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가 오고, 캐나다에서는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북한 불법 환적 단속과 중국에 맞선 항행의 자유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호위함 ‘밴쿠버’가 올 예정입니다.

이 중 ‘아메리카’는 북한과 중국이 대단히 경계하는 전략자산임. 이번 행사에 아메리카함이 온다는 한국 언론의 최초 보도가 나오자 한국해군은 즉각 입장을 내고, 아메리카함이 연합상륙 작전 재연을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며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진땀을 뺐습니다. 한국 해군이 이렇게 호들갑을 떤 이유는 아메리카라는 배가 서해 깊숙이, 그것도 인천 앞바다까지 온다는 것에 대해 북한과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기 때문입니다.

이름부터가 미국인 아메리카함은 미 해군에서 같은 이름을 사용한 네 번째 배입니다.

2014년에 미 해군에 취역했고, 취역 후 미국 본토에서 F-35B와 MV-22 같은 신형 항공기를 운용하는 시험평가 임무를 주로 수행하다가 2020년에 구형 상륙함인 와스프급 본험리처드함을 대신해 서태평양을 담당하는 제7함대에 배속됐습니다.

아메리카는 상륙함, 북한식으로 말하면 해군육전대의 병력과 장비를 싣고 해안에 접근한 뒤 이들을 해안에 상륙시키는 배임. 보통 상륙함이라고 하면 배가 직접 해안 모래사장까지 돌진 하거나, 작은 상륙정을 내린 뒤, 여기에 병사들을 실어 해안으로 보내는 그런 배를 생각하는데, 아메리카는 기존 상륙함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만들어진 배입니다.

아메리카함에는 웰덱, 그러니까 작은 배를 수납하는 침수 갑판 구역과 갑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단 1척의 상륙정도 실을 수가 없고, 오로지 항공기만 탑재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거대한 비행 갑판과 격납고, 항공기 지원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름만 상륙함이지 실제로는 항공모함 유형에 가까운 배입니다.

이 배는 길이 257m, 폭 32m, 만재배수량이 45,693톤으로 엄청난 덩치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프랑스 해군의 원자력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보다 큰 덩치이고,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보유하고 있는 경항모보다 큰 규모입니다.

아메리카는 최대 1,600여 명의 상륙군 병력과 40여 대의 각종 항공기를 실을 수 있는데, 특히 F-35B라는 수직 이착륙형 스텔스 전투기를 실을 수 있어 북한과 중국이 대단히 경계하는 전략 자산입니다.

F-35B 22대 싣는 아메리카함, 10분만에 평양 초토화

( 진행자 ) 스텔스 전투기를 싣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항공모함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아메리카함이 항공모함으로 사용되면 어느 정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나요?

( 이일우 ) 미국은 11척의 항공모함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항공모함을 항상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11척 중 3~4척은 항상 수리 중이고, 항공모함의 수리는 짧으면 6개월, 길면 4년 넘게 걸림. 남은 항모는 반반씩 태평양과 대서양에 나눠 배치해야 하고, 일본에 고정 배치하는 1척, 유럽이나 중동에 상시 배치 수준으로 배치하는 1척을 빼면, 유사시 추가로 동원할 수 있는 항공 모함 전력이 항상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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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한 공군기지에서 F-35A가 훈련을 하고 있다.

10만 톤이 넘는 초대형 항모는 한번 움직이는데 엄청난 돈이 들어갑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보다 작은 강습상륙함을 항모 대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고, F-35B라는 전투기가 완성되면서 그 개념을 구체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20년 서태평양에 증강 배치된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항모가 괌에 격리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었는데, 당시 7함대 고정배치 항모였던 로널드 레이건은 수리 중이었기 때문에 서태평양에 항모가 없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미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메리카함에 F-35B를 가득 싣고 항공모함 대역을 시키는 실험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F-35B 전투기의 별명이 ‘라이트닝 II’이기 때문에, 이 전투기를 싣는 항공모함이라고 해서 ‘라이트닝 캐리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라이트닝 캐리어 임무일 때 아메리카함은 최대 22대까지 F-35B 전투기를 실을 수 있음. 유럽 국가들의 경항모와 비교했을 때 거의 2배 수준입니다.

F-35B는 육상 기지에서 운용되는 F-35A와 달리 별도의 엔진을 갖추고 있어 아주 짧은 거리 에서 이착륙할 수 있고, 수직으로 뜨고 내릴 수도 있습니다. 내부에는 2발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2발의 정밀유도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데, 이렇게 내부에 무장을 장착하면, 스텔스 상태로 적진 한복판까지 침투 비행이 가능합니다.

현재 중국과 북한의 방공망으로는 완전 스텔스 상태의 F-35B를 효과적으로 탐지해 대응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북한 방공망 수준으로는 F-35B가 평양 노동당사나 15호 관저 상공에 뜬다고 해도 여기에 대응할 수 없습니다. 인천 앞바다에서 평양까지 거리는 200km가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인천 앞바다의 아메리카함에서 발진한 F-35B는 느긋하게 비행해도 10분이면 평양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알아챌 틈도 없이 평양 중구역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아메리카함이 인천 앞바다에서 외해로 조금만 나오면, F-35B 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 안에 베이징이 들어갑니다. 중국은 F-35B와 같은 스텔스기에 오랫동안 여러 대비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북한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중국의 전력으로도 20여 대에 달하는 스텔스 전투기 동시 공세는 방어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아메리카함은 혼자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 배를 만드는데 34억 달러라는 엄청난 돈이 들어 갔고, 배에 탑재되는 F-35B 전투기 1대 가격은 전투기 그 자체 가격만 1억 달러가 훌쩍 넘습니다. 당연히 이 배를 호위하기 위한 이지스함이 따라붙는데, 미 해군은 강습상륙함에 이지스함을 붙여 원정타격전단이라는 개념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에 ‘존 핀’이라는 막강한 탄도미사일 요격 구축함이 한국의 평택에 들어와 중국이 긴장한 적이 있었는데, 아메리카는 이런 배를 여러 척 끌고 함께 오기 때문에 서해 깊숙이 이러한 전략자산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북한과 중국에 엄청난 전략적 압박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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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 미국은 북한과 중국의 반발을 감안해 평양과 베이징에 가까운 서해에 이러한 전략자산을 전개 시키는 것을 자제해 왔는데, 이번 조치가 내려진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요?

( 이일우 ) 이번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행사는 6년 만에 재개되는 행사이자, 한미동맹 복원과 강화를 상징적 으로 보여주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의 적극적인 동맹 강화 메시지에 화답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아메리카함은 지난 석 달 동안 그야말로 정신없이 임무를 소화해 휴식이 필요함. 남중국해 순찰을 전담해왔고, 호주에서 열린 대규모 국제연합훈련 탈리스만 세이버에도 참가했고, 최근 필리핀의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중국이 무력시위를 벌이자 이에 대응해 필리핀에서 다국적 연합 훈련까지 실시했음. 이런 상태에서 곧바로 한국에 오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에 지난 9월 2일 아침, 모항인 일본 사세보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있고, 탑재 전투기들도 일본 이와쿠니 해병 항공기지로 옮겨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할 예정입니다.

휴식과 정비를 마치고 서해에 들어오는 아메리카함은 즉각적으로 전투임무 수행이 가능한 상태이고, 미국도 이러한 점을 북한과 중국 측에 어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메리카의 이번 서해 전개 목적이 최근 대만과 한반도에서 군사적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중국과 북한에 대해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계속해서 대만과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도발을 자행하고, 북한이 지금처럼 핵공격 훈련 운운하며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면, 미국 역시 서해에 이러한 전략자산을 점점 더 자주 보내게 될 것이고, 미국은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는 무력시위 차원에서 이번 아메리카 서해 전개가 결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 진행자 )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