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지원도 타격도 되는 ‘뉴’ FA-50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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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전투기 380대 한국 공군, 질적, 양적 업그레이드 진행 중

( 진행자 )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신형 전투기를 도입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국도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35A 추가 도입 사업을 시작했고, F-15나 F-16 등 기존 전투기도 개량하면서 공군력을 재정비하고 있는데, 어떤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나요?

( 이일우 ) 2025년 1월 기준으로 한국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는 약 380여 대 정도로, 500여 대를 보유한 북한보다 규모는 작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 380여 대 가운데 60여 대를 제외한 나머지 320여 대는 성능 면에서 북한이 보유한 모든 전투기를 아득히 앞서는 기종들입니다.

한국은 현재 스텔스 전투기인 F-35A 39대를 보유 중이고, 2028년까지 20대를 추가로 구매해 59대 체제를 갖출 예정입니다. 현재 보유 중인 F-35A는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TR3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성능 개량이 예정돼 있는데, 이 개량을 마친 F-35는 북한이 현재, 그리고 앞으로 보유할 그 어떤 전투기나 방공무기로도 대응할 수 없습니다.

59대를 운용 중인 F-15K는 2034년까지 미 공군의 F-15EX 사양으로 개량될 예정인데, 이 전투기는 여러 차례 소개한 것처럼 최첨단 AESA 레이더와 전자장비를 갖춰 북한 전투기나 방공무기가 볼 수 없는 먼 거리에서 일방적으로 미사일과 전자전 공격을 퍼부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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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tomstrike AESA Radar /출처: Raytheon

131대를 보유 중인 KF-16 전투기는 현재 미 공군 F-16V 바이퍼 사양으로 개량되고 있고, 이 전투기 역시 앞서 소개한 F-15K에 준하는 수준의 레이더와 전자장비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밖에 노후화된 F-16PBU 34대는 성능 개량을 거쳐 2030년대까지는 계속 사용할 예정이고, 60여 대의 KF-5E/F 전투기는 2028년까지 모두 퇴역하고 최첨단 국산 4.5세대 전투기인 KF-21 120여 대로 대체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기종 도입 사업이나 기존 보유 전투기 성능 개량 사업이 진행 중인데, 60여 대가 가동 되고 있는 FA-50에 대해서는 그동안 성능 개량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기종에 대한 개량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조전투기 FA-50의 풀 메이크오버

( 진행자 ) FA-50이라면 최근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 수출돼 화제를 모은 전투기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수출된 모델이라면 비교적 최신 기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잘 팔리고 있는 기종을 또 개량하는 것인가요?

(이일우) 원래 FA-50은 초음속 고등 훈련기인 T-50을 기반으로 개조 개발한 기종이고, T-50은 2005년부터 생산된 기종이라 이 계열 기종이 배치된 것도 20년이 다 되어 갑니다. 한국공군이 운용 중인 FA-50은 2011년부터 배치된 60여 대와 FA-50에서 일부 장비를 뺀 전술 입문기 TA-50 22대 등 80여 대인데, 개량 이야기는 한국군에서 먼저 나온 것이 아니라 제조업체와 이 전투기를 구매한 해외 바이어들이 먼저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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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GF /출처: 한국항공우주산업

먼저 개량형을 요구한 것은 폴란드였습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보유 중이던 구소련제 MIG-29 전투기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기증했고, 이 때문에 발생한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에 급히 FA-50 전투기를 주문했습니다. 처음 구매한 것은 한국공군용으로 제작 중이던 TA-50 Block 2를 FA-50GF라는 명칭으로 긴급 도입한 12대였고, 이후 36대를 FA-50PL이라는 명칭으로 2028년까지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FA-50PL은 한국에서는 FA-50 Block 70으로 불리는데, 미국제 팬텀 스트라이크 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전자장비와 여러 신형 무장 운용 능력을 부여한 최신 버전입니다. 폴란드가 구매 결정을 내린 직후에는 말레이시아도 비슷한 사양 18대를 FA-50M이라는 명칭으로 주문했습니다.

기존 FA-50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F-16을 개발한 미국 록히드마틴의 기술 지원으로 개발됐고, 그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아 이미 비행 성능 면에서는 세계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이 전투기를 F-15나 F-16을 보조하는 전력 정도로 인식했기 때문에 고성능 레이더와 무장을 탑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국군이 현재 사용하는 FA-50은 비교적 구형인 기계식 레이더를 장착했고, 무장 운용의 폭도 그리 넓지 않아 작전 능력이 제한됐습니다.

그러나 해외 수출이 이어지면서 이 FA-50에 첨단 레이더와 무장을 결합하는 기술 개발이 진행됐고, 그 덕분에 FA-50은 우수한 플랫폼에 부합하는 고성능 레이더와 전자장비, 무장을 갖춘 Block 70 버전으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이 신형 모델에 탑재되는 팬텀 스트라이크 AESA 레이더는 자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최대 200km 까지 탐지가 가능하고, 이 레이더와 연동되는 암람 중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경우, 100km 밖 거리의 적 항공기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FA-50은 단거리용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이나 정밀유도가 안 되는 일반 범용폭탄, 한국산 KGGB 유도폭탄 정도만 탑재 가능했는데, 개량형 Block 70은 최신형 암람과 IRIS-T 공대공 미사일, 스피어3 미사일, 타우러스 KEPD 350K-2 미사일 등 원거리에서 지상 표적을 초정밀 타격할 수 있는 무장도 탑재합니다. 이 정도 체급의 전투기가 이 정도 무장 능력을 갖는 것은 이례적인데, 가격은 최신 F-16V의 3분의 1 정도면서 F-16V에 준하는 수준의 강력한 작전 성능을 갖춘 덕분에 최근에는 필리핀도 FA-50 Block 70 12대를 추가 구매하고, 기존에 보유 중이던 FA-50PH Block 10 12대도 Block 70 사양으로 개량하기로 했습니다.

친절한 한.신.대. => “전투기 이름에 F는 뭐고 FA는 뭐죠?”

북한 청취자분들은 러시아를 통해 들여오는 수호이나 미그 전투기에 친근하실거고 RFA를 통해 F-15, F-35가 미국에서 만든 전투기라는 것을 아실 거예요. 그러면 FA-50은 무슨 전투기인가요?

(이일우) 미국식 작명법을 따르기 때문에 F자가 붙는 건데요. F는 파이터(Fighter) 즉 전투기라는 뜻이고요. A는 어택(Attack) 즉 공격기라는 뜻인데 그래서 FA이 두 글자가 합쳐지면 ‘전투 공격기’ 또는 ‘경공격기’ 정도로 해석됩니다.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수호이나 미그, 투폴레프 이런 이름이 붙습니다. 공통적으로 수호이(Sukhoi)라는 비행기 설계자가 있었고요. 미그는 미코얀 그래비치(Mikoyan-Gurevich)라는 그 두 사람의 이름을 결합한 앞글자를 따서 미그라는 명칭을 쓰는 거고요. 투폴레프(Tupolev)나 일류신(Ilyushin) 야코블레프(Yakovle) 등 러시아는 설계한 사람 이름을 따서 숫자를 붙이는 방식으로 항공기의 이름을 붙였는데 북한이 사용하고 있는 항공기들은 대부분 이런 식의 이런 분류를 쓰고 있습니다.

무려 4가지 초강력 미사일 탑재 가능 "더는 경전투기 아니다"

( 진행자 ) FA-50 개량형에 탑재되는 무장으로 소개해 주신 미사일들의 이름이 생소합니다. 기존에 한국군이 운용하는 무기가 아닌 것 같은데, 그 미사일들은 어떤 무기들이고,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나요?

( 이일우 ) 주력 공대공 무장으로 최대 4발이 탑재되는 암람은 미국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100km 정도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서울 상공에서 발사할 경우, 황해도 일대에 떠 있는 북한 전투기들을 격추시킬 수 있는 무기입니다.

또 다른 공대공 무장인 IRIS-T는 유럽제 공대공 미사일인데, 30km 정도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미사일은 엄청난 기동성과 센서 성능을 갖추고 있어서 일단 목표가 된 전투기는 플레어 같은 기만용 수단을 써도 피할 수가 없습니다.

[2-1] SPEAR-EW 전자전용 미사일(출처 - MBDA).jpg
SPEAR 3 공대지 미사일. /출처: MBDA
[2] SPEAR 3 공대지 미사일(출처 - MBDA).jpg
SPEAR-EW 전자전용 미사일. /출처: MBDA

스피어3 미사일은 소형 장거리 유도무기로 한국군이 처음 도입하는 무장입니다. FA-50에는 최대 8발을 탑재할 수 있고, 140km 밖의 고정표적과 이동표적을 모두 정밀 타격할 수 있습니다. 명중 정밀도가 매우 높고, 크기가 작아 적의 방공망 돌파도 용이한데, 이 때문에 유사시 북한 미사일 발사 차량을 타격 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 이 미사일은 탄두 부분을 교체해서 전자전용으로도 쓸 수 있는데, 이 전자전 버전은 400km에 달하는 비행거리를 가지고 있고, 목표 상공을 돌면서 적의 레이더와 통신장비를 먹통으로 만드는 무기입니다.

타우러스 KEPD 350K-2는 F-15K에 탑재되는 독일제 타우러스 미사일의 소형화, 경량화 버전으로 FA-50에 최대 2발이 탑재됩니다. 원형보다 크기는 작지만 위력은 거의 동일하고, 사거리도 500km에 달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납니다.

FA-50 Block 70은 원형에 없던 공중급유 능력이 추가돼 연료를 적게 싣고 무장을 최대한 실은 다음, 공중에서 급유를 받아 무장 탑재량과 작전반경을 극대화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무장 통합 작업들이 다 끝나면 FA-50은 더는 경전투기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갖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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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 더 빠르고 더 강해지면 북한엔 답이 없다

( 진행자 ) 그런 엄청난 무장을 탑재하게 되면, FA-50을 더는 경전투기라고 부를 수 없게 될 것 같습니다. 성능 개량과 무장 강화를 마친 FA-50, 앞으로 한국공군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하고, 북한에는 또 어느 정도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하나요?

( 이일우 ) 북한이 한국공군 전투기들 가운데 가장 두려워하는 기종은 스텔스 능력으로 북한 방공망을 다 뚫고 평양 상공에 들어갈 수 있는 F-35와 가장 강력한 무장 탑재량을 갖는 헤비급 전투기 F-15K입니다. 특히 F-15K는 타우러스 KEPD 350, SLAM-ER 등 장거리 정밀타격 무장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타격기로 운용되는데, 그 숫자가 59대로 제한돼 있고, 일부 기체는 개전 초기에 방공 임무를 수행 해야하기 때문에 59대 전체를 온전히 북한에 대한 타격 임무에 투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한국공군이 보유 중인 60대의 FA-50이 모두 Block 70 사양으로 개량되면, 한국군은 이 전투기가 기존에 수행하던 근접항공지원 같은 단순한 임무는 물론, 중거리 방공 전투와 장거리 타격 임무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앞서 소개한 스피어3 미사일을 운용할 경우, FA-50으로도 북한 내륙에 있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기들을 사냥할 수 있고, 평양 등 주요 시설에 대해 타우러스와 같은 헤비급 미사일로 전략적 타격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공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크게 확장되는 것입니다.

북한은 러시아에서 Su-27이나 MIG-29 같은 전투기들을 들여와 공군력을 현대화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FA-50 Block 70 개량이 완료되면, F-35나 F-15K 같은 하이급 전력이 나설 필요도 없이 한국공군에서 가장 하위 전력으로 분류되는 FA-50 전력만으로 북한 공군의 새로운 주력 전투기 들을 일방적으로 쓸어버리고 북한 전역의 전략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세상이 됩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고민 하나가 더 추가되는 셈입니다.

( 진행자 )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