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0년 차이] ‘AI시대’ 북한 주민에게 보내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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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함경북도 무산 출신으로 올해 남한 정착 10년 차인 박소연입니다”

“양강도 혜산 출신으로 이제 막 한국에 정착한 이해연입니다”

10년 차이로 남한에 입국한 탈북민 선후배가 전해드리는 남한 정착 이야기.

<우리는 10년 차이>

탈북민이 바라보는 주식 열풍 , 비트코인 투자는?

박소연 : 지난 시간부터 남한에서 돈 모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주식이란 기업이 발행하는 유가 증권으로 이것을 사고팔면서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주식도 역시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서 돈을 버는 것인데 쉽지 않습니다.

이해연 : 주식도 금액도 천차만별입니다. 싼 것도 있고 비싼 것도 있는데, 비싼 것은 주식 한 주에 거의 천 달러 정도 하는 것도 있어요. 이런 주식은 개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가 부담스럽잖아요. 이런 비싼 주식들은 소수점으로도 살 수도 있어요.

박소연 : 주식도 분할해서 살 수도 있어요?

이해연 : 네, 그렇더라고요. 꼭 한 주가 아니더라도 0.0003주 이런 식으로 살 수도 있어요. 그래서 아무리 비싼 주식에도 도전할 수 있답니다.

박소연 : 저도 주변에서 주식 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귀동냥으로 많이 아는데요. 어떤 때는 나만 주식을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분들이 하는 말이 주식은 욕심을 내지 않고 시작하면 크게 힘들지 않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이해연 : 맞아요. 주식은 분명히 모험이자 도전이지만 욕심은 금물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도 처음에는 주식에 돈을 많이 투자하고 계속 들여다보느라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로 피곤했어요. 왜냐하면, 귀한 내 돈이 줄어들까 봐서 그랬죠. 지금은 주식 상황을 실시간으로 안 봅니다. 대신 내가 원하는 가격대에 주식을 살 수 있도록 알람을 설정합니다. 휴대전화에 알람이 오면 그때 휴대전화 앱 즉 프로그램을 통해 접속해 봅니다. 제가 원하는 수익률을 5%에서 10% 정도 기준을 정해 놓고 최대 10%가 나면은 판매해서 수익을 내고 또다시 적당한 가격에 사는 과정을 반복하며 안전하게 하고 있습니다. 1천 원으로 사놓고 3천 원이 되면 팔겠다는 식으로 욕심내면 절대 안 됩니다.

박소연 : 한 마디로 과욕을 부리면 안 된다는 거죠.

이해연 : 천 원을 투자해 3천 원이 되려면 아예 장기 투자로 몇 년을 기다려야 될 수도 있습니다. 중간에 그 주식이 상장 폐지로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거든요. 주식이 휴지 쪼가리가 되는 거죠.

박소연 : 그때는 원금도 다 잃게 되겠네요. 주식은 역시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연 씨, 최근에 주식보다도 더 뜨겁게 떠오르는 게 있잖아요?

이해연 : '비트코인'이라고 요즘 정말 대세입니다.

박소연 : 비트코인은 일상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돈이나 동전처럼 물리적인 형태가 있는 게 아니라, 컴퓨터에서만 볼 수 있는 전자화폐입니다. 지난 2009년에 발행이 돼서 지금에 이르렀는데, 말의 어원은 컴퓨터의 단위를 뜻하는 비트와 영어로 동전을 뜻하는 단어인 코인이 합쳐져서 비트코인이라고 합니다. 비트코인이 현 시세가 1코인당 9만 6,300달러, 한국 돈으로는 1억 5천만 원이 된답니다.

이해연 : 이 정도 오를지 알았으면 선배님도 미리 사뒀으면 좋았을 텐데. 안 사놓으셨어요?

박소연 : 그러니까요! 저도 한번 사보긴 했습니다. 2017년인가 시작했는데 주변 회사 사람들이 다 해서 따라 했습니다. 전자화폐 또는 암호화 화폐라고도 부르는데요, 종류가 비트코인 하나만이 아니라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때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트코인이었는데 당시엔 한 개에 천 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저기 보니까 리플이라는 건 그냥 몇백 원인 겁니다. 그래서 한번 사본 일이 있는데... 오전 10시에 100달러 주고 샀는데 30분 지나니까 165달러가 됐습니다. 제 눈이 휘둥그레져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점점 배짱도 커져서 투자도 더했는데요. 해연 씨 말처럼 밤에 잠잘 때도 핸드폰을 수령님 초상화처럼 쥐고 잤어요. (웃음) 이러다가 내 삶이 없어지겠구나 싶어 3년 만에 끝내고 그 뒤로 다시는 쳐다보지 않습니다!


이해연 : 선배님도 경험이 있으시네요. 요즘은 너무 많이 오르는데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부터 엄청나게 급상승하게 됐대요.

박소연 : 트럼프는 세계적인 인지도도 높고 돈이 많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대통령이죠. 그의 말 한마디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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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연 :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요즘은 비트코인도 대세지만 AI라고 해서 인공지능 분야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은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생각하는 로봇 같은 겁니다. 이게 몇 년 사이 발전해 일상생활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박소연 : 북한 TV에서 로봇을 보여주면 저게 다른 행성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요즘엔 카페나 식당에서 주문하고 기다리면 로봇이 와서 주문한 테이블에 정확히 음식을 가져와요. 이제 사람을 대신하는 거죠. 얼마 전에 제가 TV를 봤는데 세계적으로 큰 AI 대회가 열렸는데, 음식 봉사뿐 아니라 사람하고 똑같이 대화하기도 합니다. 이제 남한에는 1인 세대가 많고 독거노인들도 많잖아요. 일본에서는 어떤 사람이 로봇을 향해, "내가 오늘 많이 울적해. 이럴 때 내가 뭘 했으면 좋겠어?"라고 하니까 로봇이 "이럴 때는 이런 음악을 들어봐. 아니면 초콜릿 같은 단 음식을 좀 먹어봐. 그러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라고 하는데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제는 AI가 다양한 세대에 맞게 개발되고 있어 머지않아 현실에서 우리도 AI의 신세를 톡톡히 질 것 같습니다.

이해연 : AI는 좋은 면도 있지만 나쁜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인공지능 로봇이 많이 생겨나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잃게 될까 걱정도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에 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이 모이면서 AI와 관련된 주식에 관해서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고 공부를 많이 하게 됩니다.

박소연 : 이게 시대적 흐름인 거예요. 우리는 AI가 없어도 일상을 사는 데 하나도 불편하지 않아요. 그러나 사회는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계속 선보이고 이에 따라 사회도 변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어려워도 발전하는 시대 흐름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거죠. 투자의 측면에서도 이런 흐름을 빨리 읽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돈을 벌게 되는 것이고요. 요는 시대의 변화를 빨리 읽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해연 : 그냥 조용히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현 상황을 제대로 못 따라가면 뒤처질 수밖에 없어요. 때문에 무조건 공부해야 해야 합니다.

박소연 : 남한뿐 아니라 전 세계 인터넷이 되는 모든 나라는 비트코인, 주식의 추세를 다 공유하잖아요. 지금은 미국 주식을 한국에 앉아서도 살 수 있는 세상입니다. 이게 다 인터넷으로 세계가 소통하기 때문에 가능한 거예요.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다른 세상과 소통을 못 하고 있잖아요. 분명히 북한에도 돈주들이 있어요. 국가가 모르게 달러나 위안화를 많이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이런 데 투자하고 싶어도 못 하잖아요. 그러니 북한은 여전히 구석기 시대에서 살 것 같다는 생각에 안타깝습니다.

이해연 : 주식이나 코인이 대세라고 해도 남한 사람들이 모두 하는 건 아니에요.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위험하지 않게 안전한 기준을 정하고 하는 사람도 있고, 위험 부담을 안은 대신에 수익을 많이 올릴 수 있는 데다 투자하는 사람들의 부류가 나뉘는 것 같아요.

박소연 : 저는 북한에서 오랫동안 돈 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안전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남한에 와서도 안전한 적금을 해서 조금 돈이 불면, 다시 정기예금을 들고 그 예금이 조금 늘면 그걸로 생활환경을 바꿔보자는 생각에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옮기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던 걸 자동차를 사면서 윤택한 삶을 영위하는 것도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이해연 : 개인들의 성향에 따라 투자의 방법도 결정할 수 있는 겁니다.


박소연 : 나이가 들면서 손안의 돈을 은행에 맡기면 마음이 좀 편안한데, 투자하는 데 맡기면 마치 영원히 내 손을 떠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혹시 돈을 다 잃게 되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없을 것 같고요. 해연 씨 또래들은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 해연 씨를 통해 바로 그런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해연 : 젊은 세대들은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고, 또 쉽게 도전하고 모험하는 것 같아요.

박소연 :집에 같이 사는 아들이 올해로 20대 초반입니다. 어느 날 주식이 급상승한 걸 보더니 '내가 결혼하면 부모로서 뭔가 해줄 거잖아? 그 돈으로 미리 주식을 사면 안 돼?' 제안하는 겁니다. 그래서 '주식에 투자하지 말고 그 돈으로 집을 분양받으면 어떻겠니?' 제안했더니 '우리 세대는 집에 매달려 빚을 물며 사는 세대가 아니에요. 비록 월세를 살아도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싶어요'라고 하길래 더는 말을 못 했어요. 한 집안에 서로 다른 두 세상을 사는 사람이 같이 있는 거죠. 이렇게 세대별로 투자를 하는 성향도 다릅니다. (웃음)

시대의 빠른 흐름이 만드는 세대의 차이 , 돈 모으는 방법의 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잘 살고자 하는 목표는 하나다
이해연 :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서로 존중해주고, 세대 차이를 서로 인정해 주는 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북한은 안 그러잖아요? 아무리 몇십 년이 흘러도 부모들이 해오던 방식대로 하라고 강요하는 면이 크죠. 선배님도 아드님의 의견을 어느 정도 인정해 주시는 거잖아요. 이런 부분에서도 남북한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적금이나 예금 같은 은행의 시스템에 대해서 남북한이 아주 다르다고 얘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이 있습니다. 돈을 열심히 벌어서 자식들이 정말 원하는 걸 해주는 데 쓰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음은 똑같은 것 같습니다.

박소연 : 남북한이 돈을 버는 방식, 모으는 방식은 다르지만, 열심히 살아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같습니다. 가난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가난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충분히 멋진 사람들이라는 우리의 진심을 전하면서 오늘 방송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탈북 선후배가 전하는 남한 정착 이야기, '우리는 10년 차이', 진행에 박소연, 이혜연, 제작에 서울 지국이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