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 활동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캐나다 토론토에서 장소연 기자가 전합니다.
(현장음)
지난 19일, 캐나다 토론토 구세군 한인교회,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나서자란 내고향을 저멀리 남겨두고…..)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교회의 작은 강당에 가득 찼는데요. 이날 모임은 구세군 교회 북한선교회에서 탈북민들의 음력설 맞이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것입니다.
(음악)
10여명정도의 탈북민들과 구세군 교회교인들이 모인 설모임에는 풍성한 음식과 함께 윳놀이 등으로 즐겼는데요.
(현장음)
맛있는 것 많이 먹었으니까, 이제 소화도 시킬 겸 윷놀이를 하겠습니다. 윷놀이는 가장 친한 사람끼리 가위바위보로 해서 서로 누가 이기냐 하는 것이예요. 이번엔 짝이 경쟁자가 되는 거예요.
탈북민들이 모이면 빠질수 없는 것중의 하나가 바로 노래인데요.
탈북민들: 자매님 한번 노래 불러봐요돈돌라리, 민족과 운명에서 노래, 우리 영화 봤잖아요. 차홍기가 캐나다 가로지르면서 부르는 노래~~
오랜만에 모여서 북한이야기를 하고 북한의 노래 부르면 말하지 않아도 서로 감정이 통하는 것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그들의 마음입니다.
보통 캐나다에서는 음력설을 명절로 쇠지 않기 때문에 그냥 중국인사회나 한인사회에서 특별히 쇠는 명절로만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력설이 되면 캐나다 총리는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중국인사회에 중국말로 인사를 보내고 한국어로 한인사회에 인사를 보내기도 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지만 그래도 한국만큼은 설명절 분위기는 아니라서 특별히 한인들은 가족끼리 모여서 명절을 쇠며 떡국을 먹는 풍습을 지키는데요. 가족이나 친척이 없는 탈북민들을 위해 설명절을 마련해준 캐나다 구세군 한인교회의 성도들의 마음은 따뜻했습니다.
구세군 교회 북한선교회 김대겸 목사는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으나 고향을 그리워하는 탈북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자 이자리를 마련했다며 잠시나마 즐거워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탈북민 김영호씨는 이번 음력설에는 같은 탈북민 몇몇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아직도 설에 고향에서는 어떻게 지내는 지 마음한구석에 그리움이 가득합니다.
김영호: 고기 같은 것은 먹는 사람들은 먹고 없는 사람들이야 , 못먹지요. 명절도 있어야 먹지요. 좀 괜찮은 사람들은 명절이랍시고 들떠서 그렇지만, 밥한끼 해놓은 것만해도 명절이지요. 장마당 다니면서 한끼한끼 사먹는 사람들은 명절같겠어요. 없는 사람들은 명절이 더 고달프지요.
이제 탈북한지 거의 10년이 되는 김영순씨는 혹시 북한에 남아있는 딸들을 다시 만나게 되면 주려고 모아놓은 물건들이 몇해를 지나자 이제는 점점 만날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합니다.
김영순: 여기는 옷이 넘쳐나 먹을 것이 넘쳐나, 뭐 지내 배불러서 밥한공기 먹어도 살찌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뭘 먹고 명절 쇠었는지, 쌀한키로에 만 5천원이라는 소식 들었는데 이제는 만 7천원이래요. 쌀값이 계속 오르고. 어느것이 뭐 흔하지 않은 것이 있어요. 냉장고에 먹을 것이 가득 차 있고, 화장품요, 비누요, 세수수건 모아놓은 것 다 세보았더니 65개예요. 통일된 다음에 다 북한에 가져가야지요. 옷도 다 보관했다가 통일된 다음에 주려고 했는데 이제는 버려야 할 것 같아요.
비록 멀리 태평양 건너 캐나다에 살아도 그들의 마음이 항상 가는 곳은 북한입니다. 그렇게 밥한끼 제대로 잘 먹지 못하고 죽음에 이를 정도로 어렵게 살았던 곳일지라도 분명 그곳은 그들이 태를 묻고 자라고 그들의 부모 형제, 자식들이 있는 곳이기때문입니다.
(노래)
꿈결에도 그리운 아 아 내조국, 가슴속에 가슴속에 그언제나 안고 사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