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북한주민의 실상을 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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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 2021년 캐나다에서 자신의 탈북 여정을 담은 수기 “뿌리 뽑힌 나무”의 저자 김민주씨의 책에 담긴 간단한 내용과 책에서 다하지 못했던 김씨의 사연을 전해드립니다.

독자들이 책의 내용중 한결같이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는 대목은 당시 젖먹이 엄마였던 김씨가 무작정 중국으로 살길을 찾아 건너가려고 혜산에서 도강을 하다가 아기와 함께 휩쓸려가 끝내 아기를 찾지 못하고 압록강 가에서 하염없이 아기 이름을 부르며 땅을 치는 대목입니다.

고향에서 몇번이나 집안 살림살이를 도둑맞아 마지막에는 숟가락, 젓가락까지 훔쳐가는 마을에서 더는 살 수 없어 집을 뛰쳐나와 정처없이 국경지대인 혜산까지 온 김씨.

사기를 당해 여비를 몽땅 잃어버리고 남의 집 헛간에서 자다가 도둑 누명을 쓰기도 하면서도 비참한 생활이나마 이어가려고 온갖 노력을 했지만 압록강가에서 아들을 잃어버렸을 때는 가까스로 버티던 생을 포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자식을 잃은 엄마는 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겁니다.

하지만 김씨처럼 말할 수 없이 비참한 고통을 겪은 사람은 그녀 혼자만이 아니었습니다. 탈북미수로 국경감옥에 갇혔을 때 만난 여러명의 탈북 여성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김씨를 눈뜨게 했습니다.

어떤 여성은 굶주림과 전염병으로 온 가족을 잃고 탈북의 길에 나섰고 어떤 여성은 중국에서 여기저기에 물건처럼 팔려서 다니다가 북송 되어 북한 감옥에 갇힌 기구한 이야기를 밤새워 들으면서 조금씩 현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꼭 살아야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재탈북을 했고 중국과 한국을 거쳐 이곳 캐나다에서 둥지를 틀었습니다. 김씨는 기자와 얘기를 나누는 내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김민주: 정말 기본적인 북한사람들 배고픔 조금이라도 해결해주면 좋겠다.

김민주씨는 아무리 예전보다도 북한상황이 알려졌다 해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북한주민이 처한 현실에 대해 모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특히 요즘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에 대해서만 집중이 되어 북한주민이 잊혀진 듯해 답답하다는 겁니다.

김민주: 내가 태어났던 곳 그것을 외면을 할 수가 없고 내가 아무리 잘먹고 잘 살아도 가슴이 아파요.

책을 쓰는 과정은 또한 김민주씨 자신을 위한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김씨의 마음에 오랫동안 자리잡았던 억울함, 응어리 그리고 한을 푸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김민주: 부모님이 내가 실종된줄 알고 몇년을 기다리다가 돌아가셨잖아요. 그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과 그 한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막 내가 자식까지 잃으면서 타국에서 막 떠돌아다녀야 하고 그 한이 응어리가 뭉쳐가지고.

김씨는 마음 속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내고 꺼내보이면서 마침내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김민주: 내 속에 있는 것을 토해낸다고 그러죠, 그게 아마 내속에 있던 그 비밀이라고 해야죠.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내가 살아 온 것에 대한 것을 세상에 공개함으로써 마음이 가벼워졌죠.

북한 주민의 실상을 책을 통해 세상에 알리려는 김씨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는데요. 캐나다 사회 특히 한인사회에서 김씨의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은 북한의 현실이 이렇게 참혹한줄 몰랐다며 김씨에게 식사 대접을 하며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캐나다 토론토 욕대학에서도 김씨를 초청해 북한실상을 전하는 강연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진행 장소연, 에디터 이진서, 웹 담당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