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캐나다 시위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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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나다 전역에서 15만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시간에는 캐나다 연방공무원들의 대규모 시위를 통해 알아보는 캐나다의 시위문화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제가 시위라는 것을 처음 보고 알게 된 것은 1980년대 북한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서였는데요. 뽀얀 연기가 덮혀 있는 남조선 거리에서 대학생들이 시위진압대를 향해 물병을 던지고 또 진압대는 최루탄을 쏘고 물대포로 물을 뿌리고 하는 모습이 대표적인 시위장면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북한 테레비에서 남조선이나 다른 나라의 시위장면을 내보내면서 자본주의가 이렇게 불공평하니 시민들이 반대해서 들고 일어난다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사실 시위가 없는 민주주의 사회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시위는 시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북한의 헌법에도 공민의 기본권리에 공민은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저는 북한에 있을 때 한번도 공민이 자발적으로 시위를 벌이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곳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는 이렇게 좋은 나라인데도 사람들이 툭하면 거리에 나와서 시위하는 것을 보고 얼마나 더 잘살려고 그러나 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죠.

이제는 좀 살다 보니 아, 이럴 때는 거리에 나가서 목소리를 높여야지 하고 시위자들의 행동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캐나다 공무원들이 벌이는 시위를 보면 좀 이해되지 않았는데요. 왜나하면 캐나다 공무원들은 사실 선망의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공무원들은 알다싶이 정부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인데요. 사람들이 공무원을 선망하는 이유는 월급이나 연금이 다른 사무직이나 노동자들에 비해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공무원 월급을 적게 잡아서 일년에 5만 달러, 많아서 10만딸러 인데 65세에 은퇴하고 나서 그 월급의 40내지 50퍼센트를 죽을 때까지 줍니다.

그러니까 은퇴전에 10만달러 받던 공무원은 은퇴한 다음에 연금으로 4만내지 5만 달러를 매년 받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괜찮은 월급과 수당, 연금을 받는 공무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여 시위를 벌이는 것은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즉 물가상승 때문입니다.

공무원들이 원하는 것은 월급을 올려 높아진 물가와 생활비를 상쇄하는 것인데요. 정부에서는 9퍼센트를 올리겠다고 하는데 공무원들은 13퍼센트를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시위나 데모, 파업은 거의 일상이다 시피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유도 매우 다양해 교직원들 처우개선 시위,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원주민들의 권리 개선, 동성애자들의 시위, 또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반대하거나 지지 하는 시위 등 거리에서 크고 작은 시위장면을 심심치 않게 목격됩니다.

지난해 백신접종 의무화를 반대해서 전국적으로 열린 트럭기사들의 시위는 캐나다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 될만큼 큰 화제였습니다. 정부에서는 백신을 무조건 맞으라 하고 백신 의무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백신접종은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죠.

시위가 열리면 자동차가 거리를 막고 있고 보행자 통행이 금지되고 또 확성기 소리로 거리가 시끄럽지만 시민들은 이런 시위에 대해 대개 너그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시위에 참여 하고 자신의 의견을 알리는 것을 국민의 권리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청 홈페이지나 라디오, 텔레비젼에서는 교통혼잡을 피하도록 미리 어디서 언제 시위가 있을 예정이라고 알려줍니다.

보통 시위를 할때에는 주최하는 쪽에서 관할 경찰서에 미리 신청을 하고 시에서 허가를 해주는 형식인데, 불법적인 시위가 아니라면 허가는 당연한 것입니다.

진행 장소연,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