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4월 20일을 전후해 한국과 캐나다에서는 가평전투 기념행사가 열립니다. 캐나다에서는 통상 수도 오타와에 세워진 한국전 전몰장병 기념비에서 가평전투 기념행사가 열리고 한국에서는 경기도 가평읍 대곡리에 위치한 영연방 참전비에서 행사를 진행하는데요.
올해는 특별히 캐나다 사람인 가이 블랙씨가 캐나다 벤쿠버에서 한국의 가평까지 300Km를 도보로 행진하여 가평전투 기념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이 블랙씨는 25년간 캐나다군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해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었는데요. 올해는 특별히 한국전 정전 70주년, 가평전투 72주년 그리고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를 기념하고자 도보행진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가이 블랙씨는 부인과 아들, 뜻을 같이 하는 동료 4명과 함께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위치한 가평전투 기념비에서 출발해 벤쿠버 공항까지 100km를 도보로 이동하고 항공편으로 한국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는 또 도보로 경기도 가평까지 행진해 지난 26일에 열린 영연방 4개국 가평전투 72주년 기념식에 참가했습니다.
사실 한국에는 가평전투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캐나다에선 한국전쟁하면 가평전투가 연상될 많큼 가평전투는 유명하며 해마다 캐나다가 기념하는 전몰장병 추모에 가평 행사는 빠지지 않습니다.
가평전투는 한국전쟁사에서 기적의 전투로 불리우는 대표적인 전투인데요.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캐나다는 근 2만 7천명에 달하는 군인들을 한반도에 파병했으며 유엔군 참전 16개 국가 중에서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그 숫자가 많았습니다.
1950년 10월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하면서 유엔군은 38선 이남으로 후퇴했고 중공군의 인해 전술로 인해 그 다음해까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캐나다 군을 주축으로 한 영연방 27여단은 1951년 4월 경기도 가평에서 단 450명의 병력으로 6천여명이 넘는 중공군을 물리치고 고지를 지키는데 성공했습니다.
6.25전쟁사에서 백마고지 전투, 펀치볼 전투와 더불어 3대 백병전으로 불리우는 기적 같은 승전보라고 당시 신문들은 전했는데요. 이렇게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하고 서울에서 춘천을 잇는 도로를 지켜냄으로써 유엔군이 장진호반 전투에서 대패를 당한 이후 중공군의 대대적인 공세를 꺾어놓은 첫 승리였습니다.
캐나다 군에게 있어서 가평전투는 큰 자랑인데요. 캐나다에 있는 모든 전쟁 기념물과 주 의사당에는 가평전투를 비롯한 한국전쟁 기록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캐나다 사람들은 가평전투를 잊지 않기 위해 캐나다 매니토바 주의 위니펙에 군 주둔지를 가평병영이라고 명명했고, 컬럼비아 브리티시 주의 랭리시아보레템 공원에는 가평전투 참전을 기념하는 가평바위를 세웠습니다.
캐나다 매니토바주 참전용사회는 가평전투가 있은 지역 근처에 있는 가평북 중학교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모아 매년 보내주고 있으며 또 학생들을 캐나다에 초청해 우의를 다지는 행사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의 해로 지정된 지난 2013년에는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의 리도운하에서 “임진강아이스하키”라고 명명한 경기가 열렸는데요. 이는 6.25전쟁 당시 임진강 얼음위에서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자 캐나다 군인들이 즐겼던 아이스하키 경기를 재연한 것이었습니다.
진행 장소연,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