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탈북민, 안정적인 모습 되찾아

캐나다 탈북민 총연합회 김록봉 회장.
캐나다 탈북민 총연합회 김록봉 회장. (/RFA Photo-장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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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나다에서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들의 이민 성공사례가 늘어나면서 탈북민 사회가 한층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캐나다에서는 탈북민 추방과 난민자격의 재심사라는 일로 술렁이면서 탈북민 사회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극복이 됐다는 겁니다. 지난 2016년부터 캐나다 탈북민 사회를 대표하는 탈북민 총연합회의 김록봉 회장의 말입니다.

김록봉: 최근 2-3년동안 급격한 변화를 겪었고요. 대부분 탈북민들이 한번씩 거쳐가야 하는 과정은 다 겪었다고 봅니다. 여기서 추방을 당했고 그리고 삶의 터전을 두고 떠나야 하는 아픔도 많은 분들이 겪었는데 지금은 서로가 치유하고 위로 하고 포기를 하지 않고 자신이 뿌리내리고 싶은 땅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던 분들은 지금 현재까지 잘 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캐나다에 사는 탈북민들은 자녀들까지 포함해 대략 500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캐나다에서 가장 큰 도시인 토론토에서 살았지만 탈북민들이 점차 생활반경을 넓혀가면서 이제는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 킹스턴, 캐나다 서쪽 끝인 벤쿠버와 동쪽 끝인 핼리팩스를 포함해 보다 많은 지역에 퍼져 살고 있습니다.

북한을 떠나서 중국과 한국을 거쳐 그렇게 살기 좋다는 이곳 캐나다에 온 탈북민들이 탈북 과정 못지 않은 이민과 정착의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김록봉: 북한 탈북민들은 법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합니다. 그것이 한국 법이든 캐나다 법이든 법에는 그 어떤 공통된 기준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북한을 탈북했을 때 우리의 신분에 그 누구도 조회하기는 어렵다 그렇게 알고 있었고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고 저 자체도 이름을 6개까지도 썼고, 중국, 베트남을 거치면서 브로커들한테서 조언을 잘못 받았고 그 조언을 따랐고 그것이 한동안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었고…

김 회장은 탈북민들이 이 과정을 통해 가장 많이 알게 된 것은 바로 법과 신용이었다고 말합니다. 살기 위해서는 신분이나 이름을 알리기 보다는 이를 더 숨겨야 안전했던 북한과 중국에서의 삶과는 다르게 한국에서 캐나다로 오면서 신용이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탈북민들이 길고 긴 난민심사 과정과 추방 등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김 회장은 캐나다 탈북민 사회가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이제는 탈북민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면서 서로 아픔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여건이 되는 대로 마련해 나갈 때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김록봉: 우리가 북한에서 아픔을 겪고 상처를 가지고 중국과, 베트남, 동남아, 몽골, 한국을 거쳐서 세계 각국에 많이 나가 있는데 우리가 무서울게 뭐가 있고 두려울게 뭐가 있어요. 아주 급한 상황에 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저한테 이름도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요. 저는 우리가 어디 나가서 이름 석자도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저는 너무 안타까워요. 여기 캐나다 와서는 당당하게 살자 그거예요.

김 회장은 캐나다 탈북민 연합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인권개선이며 북한의 변화를 위해서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