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국토를 가진 캐나다에서 자동차여행은 이곳 사람들에게는 일상입니다.
하지만 2년전에 캐나다에 온 탈북여성 유연아씨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한 도전입니다.
유연아씨는 이번 여름철에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기 위해 지금까지 살고 있던 캐나다에 대도시토론토에서 캐나다 북서쪽인 캘 거리로 자동차 여행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토론토에서 캘 거리 까지는 비행기로 네 시간, 자동차로는 닷새를 가야 하는 거리입니다.
북한으로 말하면 평양을 떠나서 중국 베이징을 거쳐 동남아시아인 베트남까지 갈수 있는 거리입니다. 물론 여기 캐나다처럼 고속도로에서 한 시간에 120키로 이상을 달렸을 때 이야기입니다.
이런 거리를 유연아 씨는 혼자 떠나기로 결정했는데요. 이것은 캐나다에서 평생 살아온 사람들도 감히 도전 못하는 여행입니다.
유연아: 세계여행, 자동차 여행 해보는 것이 로망이었거든요. 여기서 캐나다에서 동부에서 서부로 자동차 여행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기도 한데 자동차 여행을 하게 된 계기는 비행기로도 갈수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고 지금 또 여름철이잖아요. 이번에 이런 기회도 없을 것 같아서 한번 나만의 도전, 캐나다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을 하게 되었어요.
말 그대로 보석처럼 아름다운 캐나다의 자연은 북한사람들도 부러워 하며 많은 얘기를 하는데요, .
1990년대 북한영화 민족과 운명 차홍기 편에서 주인공인 차홍기와 그 부인이 오픈 카 즉, 지붕이 없는 자동차를 타고 캐나다에서 넓은 들을 맘껏 달리는 장면이 방영된 후부터였습니다.
그때 이 장면과 함께 배경음악으로 나온 "목동가"는 목가적인 캐나다의 풍경을 떠올리는 음악으로 널리 사람들 속에 불려 졌습니다.
탈북민 유연아씨가 영화에서나 보던 여행을 직접 경험하니 어땠을까요?
유연아: 첫날은 네 시간 밖에 운전을 못했어요 왜냐하면 밤에는 야생동물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불빛이 비치고 하면 그래서 많이 위험 하더라고요.
두 번째 날부터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가자, 계획을 세워가지고 거의 하루에 거의 7~ 800키로를 운전한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 날은 천 키로 좀 넘게 운전했어요. 아침에 진짜 눈 떠가지고 운전해서 해질 때까지 운전했었어요.
중간중간에 좀 힘들면 휴게소 같은데, 사실 휴게소도 별로 없어요. 옆에 그냥 쉬는 데가 있거든요. 그런데 서 잠깐 잠깐 2-30분이라도 쉬어주고. 체력도 보충하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여기까지 오는데 4박 5일 걸렸어요.
기자: 생애에 그렇게 첫 자동차 여행을 해 본거네요.
유연아: 네 정말 좋았어요. 여자라고 혼자 못할 것이 뭐 있습니까?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자연이랑 푸른 하늘이랑 함께 하는 데 너무 좋은 시간이었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캐나다 오대호가 토론토에서 캘 거리로 오는 그 사이에 있거든요. 그 오대호의 호수를 바라보고 그 햇빛이 너울거리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어요.
캐나다에는 이렇게 유연아씨처럼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위해 혼자 여행도 해보고 이런 것은 여기 20대 청년들 속에 흔히 있는 일이고 그렇게 새로운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사실 유연아씨는 지금 20대도, 30대도 아닌 40대 초반의 나이입니다. 그런데다 연아씨는 고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이기도 합니다.
유연아씨는 북한의 식량난이 극에 달하던 시기인 1990년대 말에 탈북했고 또 대다수의 탈북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인신매매를 당해 중국의 오지인 흑룡강성에 팔려가서 살게 되었습니다.
한창 꽃다운 나이인 22살에 아직 임신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조차 모를 나이에 아기를 가지게 되었고 그녀는 이를 운명이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국에서 몇 년 동안 고생하던 끝에 한국에 오게 된 것은 열심히 공부를 해서 한국외국어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고 대학에서도 가장 어려운 학과인 국제통상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기쁨도 중국에 두고 온 아들에 대한 생각으로 제대로 누릴 수 없었습니다.
유연아씨와 가장 친한 친구들조차 그녀가 중국에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는데요.
원치않은 결혼으로 인해 아이를 가진 탈북 여성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고민이었습니다.
마침내 연아씨는 중학생이 된 아들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데려오면서 당당하게 아이 엄마였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밝혔습니다.
그 후 연아씨는 아들에게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교육의 기회를 주고자 지금 이곳 캐나다로 오게 되었는데요,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지금 한없이 자유롭게 캐나다의 푸르른 하늘과 강과 들을 한껏 헤치고 있는 유연아씨의 캐나다횡단이야기, 다음시간에도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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