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살면 "난민"이라는 말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집을 구할 때, 학교를 등록하거나 일자리를 찾거나 할 때 자격여부를 쓰는 공공기관 안내서에 있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란 옆에는 항상 난민이나 난민신청자 란이 꼭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난민이나 난민신청자는 캐나다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와 거의 대부분 똑 같은 자격이 주어집니다.
캐나다는 건국초기부터 유럽에서 가장 갈등 관계에 있던 영어권주민과 프랑스계 주민이 함께 만든 국가로 탄생하면서 이민 및 난민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떠올랐으며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세계 각국의 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을 자부심으로 삼고 있는 나라입니다.
민족정체성이 희소한 캐나다에서 각국에서 박해를 피해 정착한 난민들은 그들의 삶 자체가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최초의 난민의 역사는 1776년 미국독립혁명이후 3,000명의 흑인노예와 자유민들이 캐나다로 도망쳐 온데서부터 시작됩니다.
근대에 들어와 가장 대표적인 것은 러시아의 사회주의 10월혁명이후 시작된 우크라이나난민들의 대규모 이동이었습니다.
또한 제2차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중부 및 동유럽에서 발생한 25만명의 난민들이 캐나다에 들어왔으며 이들은 대부분 나치즘과 공산주의 소련점령지역의 희생자들이었습니다.
1948년캐나다는 이스라엘의 국가독립과 함께 이스라엘 지역에서 쫓겨 나온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을 난민으로 인정했으며 1970년까지 중동과 북아프리카 유대인의 상당수가 난민으로서 캐나다에서 그들의 마지막 정착지를 찾았습니다.
1945년이후 동유럽과 서유럽이 한창 냉전을 치르고 있던 철의 장막 뒤에서 캐나다는 영국과 미국과의 비밀협정을 통해 동유럽을 탈출한 정치망명자들을 몰래 받아들였고 이때에 최초로 "탈북자"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됩니다.
영어로는 "Defector"라고 불리 는 탈북자 라는 말은 한국어에서는 흔히 북한탈북자들을 지칭하는 용어이지만 캐나다는 1958년에 벌써 이 용어를 동유럽에서 탈출한 상당한 정보가치를 가진 것으로 간주되는 소련 및 그 위성국시민들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했습니다.
당시 캐나다로 탈출한 동유럽 탈북자들은 외교관, 정보요원, 암호해독 가, 장교, 비서, 경비원 등 다양한 직종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며 이들을 캐나다에 정착시키기 위한 "탈북자위원회"도 공개되지 않은 채 조용히 운영되었습니다.
1960년대에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이 일어났을 때 상당수의 중국의 정치적 난민들이 캐나다로 탈출했고 현재에도 해마다 캐나다에서 받아들이는 중국난민은 중동난민에 이어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1970년대에서 소련이 해체되기 전인 1990년대 초까지 정치적 종교적 자유를 박탈당한 2만여명의 소련 유대인들이 캐나다에 안전하게 정착했습니다.
1970년대 이후에 캐나다에서 주목 받은 난민들은 베트남 보트 피플이라고 불리는 난민들과 티베트 난민들입니다.
최근에 캐나다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난민들은 중동의 난민들입니다.
현 자유당의 튀르도 총리는 2만 5천명의 중동 시리아 난민들을 받을 것이라는 대선공약을 지키기 위해 직접 군용기를 시리아 현지에 보내어 난민들을 데리고 오고 비행장에 직접 난민들을 마중 나가는 등 난민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 캐나다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비해 북한난민들에 대해서 캐나다 정부가 대하는 입장은 보다 복잡합니다.
캐나다 정부는 한국을 거쳐 온 탈북자들은 유엔난민협약에 기초한 난민이 아니라고 기본적으로 보고 있는데요. 탈북민들이 캐나다에 들어오면서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탈북민들에 대한 캐나다 이민난민 국의 결정은 개개인 별로 크게 차이 납니다.
우선 탈북민들이 캐나다에 들어오기 시작한 초기 캐나다정부에는 북한난민들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캐나다는 이들 탈북자들에 대한 정보를 미국의 학계에서 나온 논문이나 혹은 캐나다 주재 한국대사관에 주로 의뢰해서 분석했습니다.
이로써 탈북민 자신들에 대한 정보가 보다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많아졌는데요. 이는 또한 시리아 난민들처럼 자신들의 상황을 바로바로 언론에 공개할 수 없는 탈북민들의 특별한 상황과도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