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들나물 척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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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 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 안녕하세요

기자 : 오늘은 어떤 이야기 전해주시겠습니까?

노우주 : 이제 봄이니까 봄을 이기는 겨울이 없듯이 온갖 추위를 이겨내고 어느덧 봄 절기에 파릇파릇 새싹이 움트고 우리몸을 이롭게 하는 들나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들나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자 : 보통 사람들은 그냥 아 꽃이 피는구나 하지 이름까지는 모르잖아요.

노우주 : 맞습니다. 그런데 저는 북한에서부터 나물을 많이 캐서 왠만한 것은 이름도 알고 어떤 것을 먹을 수 있는 것인지 그냥 척보면 압니다. 여긴 남쪽이여서 날씨도 따뜻하고 지금 매화꽃, 개나리꽃, 목련꽃이 앞다투어 피여나니 밖에 나가면 눈이 호강을 합니다. 북에서는 지금도 한겨울인데 여기는 벌써 들에 나가니 달래, 민들레, 냉이, 쑥이 지천에 있어서 저의 눈낄을 사로잡네요.

기자 : 도시에 살면 야생풀을 보기도 힘든데 남한에서도 야채를 채취 해서 드십니까?

노우주 : 그렇죠. 저는 여기 와서 해마다 봄이 되면 들에 나가 달래, 냉이, 꽃다지, 민들레, 들미나리 등 자연이 키워 낸 나물들을 뜯고 손질을 해서 밥상에 올려요. 밥상 위에 갓 뜯어 온 나물 반찬이 오르면 저의 남편이 정말로 좋아하거든요.

기자 : 가게가서 사먹을 수 있는데 굳이 나가서 직접 채취를 하는 이유는 뭔가요?

노우주 : 지금 시장이나 가에에 나오는 나물은 온실에서 재배하는 거에요. 저는 직접 산이나 들에서 봄나물을 캐서 먹으니 신선하고 맛도 좋고요. 또 나물 채취를 하면 운동도 되고 해서 잠들어 있는 세포가 되살아나는 기분을 느끼기도 하거든요.

한번은 아는 지인과 같이 봄나물 채취를 간 적이 있는데 이 언니는 저보다 나이도 많은데 함께 처음 들에 나가서 나물을 캘때 먹지 못하는 풀, 잡초까지도 캐서 제가 배를 잡고 웃은 적도 있어요.

언니는 궁금한 것이 많아서 냉이 캐면서 물어요. 냉이는 어디에 좋냐고 그러면 제가 이야기를 해주죠. 냉이는 두해살이 식물인데 다른 풀과 달리 늦가을에 싹이 나고 그 추운 동장군을 이겨내고 봄이 오면 뿌리며 잎이 자라 제일 먼저 흰꽃이 피는 나물이구요. 냉이 뿌리가 봄의 인삼이라고 불릴 만큼 약효가 뛰어나서 모두 좋아하는 나물이라고 얘기를 해주죠

기자 : 요즘은 몸에 좋다고 하면 너나 할 것없이 상점에서도 싹쓸이 하다보니 물건 값도 오르고 하는 그런 일도 벌어지곤 하지 않습니까?

노우주 : 맞습니다. 뭐든지 과하면 안좋기 마련인데요. 온실 나물을 많을 판매 하는데 자연산은 맛과 영향이 틀리죠. 언니한테 달래는 피를 맑게 해주고 눈 피로에도 좋고 신장, 빈혈, 소염작용에도 좋고 성질이 따뜻해 봄철만 되면 사람들이 달래를 즐겨 찾는다고 했더니 언니가 한번은 혼자 들에 나갔는데 쑥이 엄청 많아 한보자기 뜯어와 집에서 쑥국을 끓여 먹었는데 너무 쓰다면서 먹지 못하고 다 버렸다고 해요.

기자 : 우주씨는 봄에 나물 채취로 바쁘시겠어요.

노우주 : 네, 요며칠 전에는 언니와 쑥이 많다는 곳으로 같이 갔어요. 그런데 제가 보니 쑥과 유사한 국화의 어린 새싹인 거예요. 국화도 관절에 좋은 약재로도 쓰이거든요. 일명 구절초라고 하는데 가을에 베어서 푹 달여서 엿처럼 만들어 먹으면 관절염, 위염에도 효과가 좋고 꽃도 보고 약으로도 쓰여서 좋은 약초라고 했죠.

제가 언니한테 먹고 죽지는 않으니 구절초 약을 먹었으니 걱정 안해도 되겠다고 했더니 정말 너무 써서 죽는 줄 알았다며 웃는 거예요. 달래와 민들레는 비슷한 시기에 나오기에 민들레 캐러 간적이 있어요. 민들레는 새싹이 올라오는 잎이 거무스레 하고 땅에 딱 붙어있어서 잘 찾아내기가 쉽지 않거든요. 언니는 민들레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며 볼부은 소리를 하며 바람도 불고 추우니까 빨리 집으로 가자고 보채는 거예요.

민들레 캐러 가자고 해놓고 한 시간도 안돼 가자고 하니 내가 기가 막혀. 언니를 앉혀 놓고 요런 풀이 민들레라고 알려주고 캐보라고 했어요. 자세히 알려주니 언니가 그래도 한끼 먹을 민들레는 캤다며 다음엔 안오겠다고 우주씨 시간만 뺏었다며 미안해 하는 거예요.

민들레는 간에도 좋고 복막염, 황달, 인후염, 맹장염에도 좋으니까 캐서 생으로도 먹지만 장아찌를 만들어 놓고 1년 내내 먹으니 몸도 건강해 질 수 있거든요.

기자 : 사실 요즘은 모든 것을 가게에서 사서 먹고 인공 조미료도 많이 나와서 풀에 대한 상식이 많이들 부족한데 노우주 씨는 직접 몸으로 배운 것이라 많이들 부러워 하겠어요.

노우주 : 네, 주변에서 몸이 안좋은 분들은 제가 초대를 해서 음식을 해드리면 좋아하시거든요. 북한에서는 하루 한끼 배를 채우기 위해 들에 나가 헤매며 들나물을 캐러 다녔지만 여기서는 건강한 한끼를 위해 캐니 마음도 즐겁네요.

그리고 조미료와 공장에서 만든 식품이 판을 치는 요즘 내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귀한 들나물들인데요. 고향에서 살 때도 이 들나물들이 배고픈 사람들의 목숨줄을 이어준 정말 귀한 나물들이여서 더 감사하죠.

우리 고향에 있는 분들도 한달 뒤면 들로 일하러 가면서 짬 시간에 나물도 캐서 식탁에 푸짐한 나물이 오르는 시간이 오게 되는데요. 자연이 주는 들나물 드시고 꼭 건강을 챙기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전해봅니다.

기자 : 노우주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 여러분 다음 시간에 뵐께요.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봄철 들나물에 관한 이야기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진서입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담당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