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피자와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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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 네, 안녕하세요

기자 :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 남한에는 먹을 것이 넘쳐 나지만 북한은 5월이 지나 6월이 오면 식량이 제일 부족 할 때잖아요. 그래서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남한의 음식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기자 : 사실 남한에도 1960년대만 해도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었고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고 쌀밥 보다는 잡곡을 섞은 밥을 권장하고 했는데 요즘은 너무 영양가 있는 음식과 고기를 많이 먹어 성인병 때문에 고민을 한다고 합니다.

노우주 : 네, 저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먹을 것이 너무 많아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는데요. 저는 서울이 아니고 남쪽 지방인 경상북도에 살면서 어느 날 머리 자르러 미용실에 들렀어요. 그런데 동네 언니들이 파마하러 미용실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원장 언니가 식사를 못하셨는지 배달원이 음식을 배달해 주고 가는 거예요. 원장언니가 닭튀김하고 서양식 부침게인 피자를 먹고 하자며 저를 앉으라는 거예요.

기자 : 처음 먹어보는 음식은 입에 맞지 않아서 맛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고 하는데 어땠습니까?

노우주 : 원장 언니가 닭튀김 하나 제 손에 쥐어 주는 거에요. 얼떨결에 받아 쥔 저는 무슨 음식이냐고 물어봤어요. 원장 언니가 치킨이라며 먹으라는 거에요. 그래서 치킨이 뭐냐고 다시 되물었죠. 언니들이 치킨 모르는 사람도 있냐며 큰 소리로 웃는 거에요. 저는 제가 뭐 잘못 물어봤나 싶어 어리버리 해 앉아있으니 원장 언니가 닭을 토막 내서 튀김옷 입혀 기름에 튀긴 음식이 치킨인데 영어로 그렇게 부른다고 설명해 주더라구요. 치킨이란 이름도 처음 듣고 배웠죠. 여러 명이 앉아 먹으니 맛이 좋더라구요.

기자 : 한국은 치킨의 치자와 맥주의 맥을 합성한 말인 치맥이 유명하잖아요.

노우주 : 그렇죠, 튀긴 음식은 뭐든 맛있다고 하더니 정말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원장 언니가 둥근 종이 박스를 열더니 삼각형으로 자른 빵조각 같은 걸 한 조각 주시더라구요. 당황해서 받아 들고 어떻게 먹는지 눈치를 봤죠.

원장 언니가 우주 씨 피자도 첨 먹어보죠? 하면서 그냥 맛을 음미하며 먹으면 된대요. 언니들처럼 저도 한입 먹었죠. 그런데 고기와 치즈가 들어가서 그런지 속이 안 좋더라구요. 우리네 야채전과 비슷한데 또 다른 맛이었고 밀가루 냄새가 많이 났어요.

언니들도 처음엔 밀가루 냄새가 나서 못 먹었는데 자주 먹다보니 괜찮다고 하시는거에요. 피자가 이탈리아 음식이라는 건데 밀가루를 반죽해 둥그렇게 펴놓고 그 위에 야채며 고기, 토마토, 고구마, 말린 포도 등 입맛에 맞게 재료를 올리고 치즈를 듬뿍 넣어 화독에 구워 낸 것을 피자라고 한다네요.

기자 : 한국식으로 말하면 부침게인데 사실 남자보다는 여성분들이 좋아하지 않나 싶어요?

노우주:네, 아무래도 한식을 영업장에서 시켜 먹으면 냄새도 나고 하니까 이렇게 닭튀김하고 피자를 시켜서 점심으로 먹는 것 같더라고요. 한식보다는 돈이 더 들지만 그래도 손님들이 있는데 음식 냄새가 많이 나는 한식을 먹을 수는 없잖아요.

기자 :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대한 소감은 어땠습니까?

노우주 : 좋은 음식만 보면 또 고향생각이 나더라고요. 북에서는 한여름 삼복철이 되어야 닭 한마리 잡아 삶아놓으면 어머니는 고기 한점 못 드시고 자식들 먹이시느라 눈가에 미소 지으시던 모습 삼삼했어요. 닭을 튀겨 먹는다는 소리도 금시초문이고 피자라는 음식도 한국 와서 처음 접해보는지라 이름도 모르는 음식들이 머릿속에서 딩동딩동 춤을 추는 것 같더라구요. 미장원에 머리 자르러 갔다가 신세계를 경험했죠.

기자 : 집에서는 자기가 할 줄 알고 익숙한 음식을 해먹는데 아무래도 밖에 나오면 파는 음식을 사먹다 보니 색다른 경험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되네요.

노우주 : 네, 또 대구 어느 학교에 가서 통일교육을 하고 나오는데 교장 선생님이 점심 식사 하고 가라며 학교 식당으로 저를 이끌고 가셨어요. 급식판에 밥과 반찬들을 올려주시고 돈가스라는 음식과 소스를 같이 올려 주시더라구요. 마주 않은 교장 선생님께 물었죠. 돈가스는 어느 나라 음식입니까? 무슨 재료로 만든 음식이냐고 물었어요.

기자 :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죠.

노우주 :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교장 선생님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되어 일본으로 오면서 음식도 변화가 있었다는 거에요. 생고기나 냉동고기를 다져 밀가루나 빵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겨낸 음식인데 1970-80년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하더라구요. 오늘날 돈가스라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설명해 주시는 거예요. 바삭바삭한 돈가스도 처음 접하고 먹어보는 음식인데 맛있었어요.

기자 : 그래서 음식만드는 것을 보고 지지고, 볶고, 튀기고 한다고 하잖아요

노우주 : 그러게요. 제가 알던 요리하고는 많이 달랐어요. 닭 요리는 찜닭, 닭볶음, 삼계탕, 닭백숙, 닭튀김, 닭내장 볶음 등 요리해 내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에는 요리 연구가들만 사는가봐 라며 혼자 되뇌이며 학교를 나왔던 생각이 나네요.

그리고 돼지고기도 부위별로 쓰임새가 다 다르고 요리 종류도 여러 가지로 해먹는다는 것을 여기 와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죠. 머리고기, 목살, 앞다리 살, 뒷다리 살, 삼겹살, 갈비살, 치맛살, 등심, 안시, 항정살, 사태 등 쓰임새가 다 다르게 쓰인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죠. 남한에서의 하루하루는 배움의 연속이에요.

기자 : 또 빼먹을 수 없는 것이 편리한 음식배달 문화 아닙니까?

노우주 : 네, 중국집 짜장면 배달은 전화만 하면 어디든 가능하다고 하더니 정말이더라고요. 집에서 전화 한 통이면 십분 내로 배달해 주는 신세계를 경험하며 살고 있어요. 우리 국민들은 날마다 끼니마다 어떤 음식을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며 사는데 북한 주민들은 보릿고개를 어떻게 넘길까 한끼 한끼 한 숨의 고민을 하거든요.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상을 볼 때마다 고향의 부모님, 형제, 자식들 생각에 목이 메일 때가 많아요.

기자 : 밖에서 사먹는 음식을 집에서도 해드십니까?

노우주 : 저는 신랑도 그렇고 육식보다는 채식을 좋아해도 제가 봄만 되면 산에가서 산나물을 뜯어와서 장아지도 담고 각종 찌게를 만들어 먹어요.

기자 : 북한하고 남한사람 입맛이 틀리고 쓰는 재료나 양념도 다를 것 같은데요.

노우주 : 남한에는 양념도 가지수가 너무 많아요. 북한은 그냥 간단하게 간장, 된장, 소금 그리고 설탕 대신 사카린을 조금씩 쓰고 일본에서 들어온 다시다 또는 맛내기를 약간씩 명절에나 쓰는데 남한의 양념은 찜할 때 쓰는 것이 있고 요리마다 틀린 양념을 써서 제가 일일이 다 설명을 못할 것 같아요. 아들들이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가게에 같이 가서 음식을 한번씩 해주는데 지금도 배우고 있어요.

기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남한의 다양한 음식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저 이진서였습니다.

참여자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