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 네, 안녕하세요
기자 :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 남한에 살면서 다른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 너무 달라서 당황스러웠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기자 : 사회적인 분위기가 식당 접대원보고 이모라고 부르고 보통 남성분들에게는 삼촌이라고 하는데 이런 말이 좀 이상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노우주 : 네, 맞습니다. 한국에 처음 와서 저희가 교육기관에 있을 때 선생님들이 항상 이름 뒤에 누구누구 씨 라고 이름 뒤에 씨자를 붙이더라고요. 그래서 왜, 자꾸 씨자를 붙이지 하면서 어색했어요.
북에서는 간부들이 부를 땐 철수동무, 영희동무 라고 부르고 생활총화나 회의 때 이름에 동무를 붙여 부르거든요. 그리고 높임말은 직책을 가지고 있는 간부들이나 어르신들, 최고 존엄 에게 쓰이는 줄 알고 살았죠.
그리고 직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예를 들어 도당책임비서동지, 반장동지 이렇게 부르죠. 그런데 여기 남한에선 보통 이름 뒤에 씨자를 붙이거나 님자를 붙이더라고요.
기자 : 학교나 직장에서도 서로 부르는 호칭이 있잖습니까.
노우주 : 네, 직장에선 먼저 들어 온 사람에게는 선배님 이라고 부르고 후에 입사한 사람들은 후배라고 부르더라고요. 처음엔 적응이 안 됐습니다. 그리고 남한에선 직책에 따라 예를 들어 시장님, 군수님, 장관님, 이렇게 직급 뒤에 님자를 붙여 높여 부르더라고요.
그러니까 보통 누군가를 높여 부를 때는 아무개 씨라고 하고 더 높여 부를 때는 누구누구 님 이렇게 하는 거죠. 이런 것을 보고 남한하고 북한하고 높임말을 쓰는 것이 다르구나 하는 걸 알았죠.
기자 : 결혼하고 남편 분은 어떻게 불렀나요?
노우주 : 남한에서 보니까 여성이 남편을 부를 때 자기야 또는 오빠라고 보통들 하더라고요. 젊은 부부들은 사랑스런 애칭을 붙여 애기야 이렇게 불러서 이상하기도 했어요. 북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난생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을 사용하니 적응도 안 되었구요. 지금은 저도 신랑에게 자기야, 또는 오빠라고 부르고 신랑은 우주씨 라고 부르거든요. 이제는 익숙해 져서 다정하고 친근감이 들어 좋아요.
기자 : 부부간의 호칭이 남한에서 부르는 것과 크게 차이가 있나요?
노우주 : 네, 북에서는 부부끼리 호칭이 여보, 당신, 아니면 자녀 이름을 앞에 붙여 민호 아버지, 금이 어머니 이렇게 부르거든요. 새로운 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이름도 부르지만 호칭을 불러주기도 해서 놀랐죠.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우리 왕자님 사랑해, 우리 공주 사랑해, 우리 곰돌이 학교 다녀왔어요? 우리 공주님 잠 잘 잤어요? 사랑해 라는 표현을 스스럼 없이 하더라고요.
전화할 때 수시로 부모자식 간에 애정표현을 하는데 귀가 간지럽고 어색하더라고요. 자녀들도 아빠,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이렇게 너무도 아름다운 표현이 있다는 걸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참 기막히더라 구요. 저도 이 나이 되도록 저의 6남매를 낳아 키워주신 부모님께 낳아주셔서 감사하다, 고맙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한 번도 못해보고 살아왔거든요.
기자 : 남한 시댁 식구들간의 호징은 어떻습니까?
노우주 : 남한에서 시집 형제들 부르는 호칭도 북에서와는 조금씩 다르게 부르더라고요. 시아버님, 시어머님, 큰 아주버님, 어른들 부르는 호칭은 비교적 같은 것 같아요. 하지만 간혹 시부, 시모, 시숙, 자형 이라고 불러서 혼돈이 올 때도 있었죠.
신랑에게 물어보니 시아버님을 줄인 말로 시부 라고 하고 시어머님을 시모 라고 부르고 누나 남편은 자형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남편 누나를 부를 때 형님이라고 하고 남편 여동생은 아가씨라 부르구요. 남편 남동생을 부를 때 장가를 안 갔으면 도련님 그리고 결혼했으면 서방님 이렇게 부르더라고요. 북한에서는 시누이를 부를 때 조카이름을 붙여 민호 큰고모, 작은 고모 라고 부르거든요.
기자 : 처음에 잠시 언급을 했지만 식당에 가서도 일하는 분을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 있잖습니까.
노우주 : 네, 식당에서 일하는 여자 종업원은 이모라고 또는 언니라고 하기도 하고 주방에서 불을 피우거나 함께 일하는 남성분들에겐 오빠, 삼촌, 또는 아저씨라고 해서 온 가족이 함께 식당 일을 하는 줄 알았어요. 예전에는 아저씨, 아줌마…..이렇게 했는데 가족끼리 쓰는 호칭인 이모나 삼촌을 써서 친근감 있게 서로 느끼게 한다는 거죠. 그래야 반찬이라도 하나 더 갖다 주고 잘해준다는 그런 말도 있습니다.
기자 : 대학 다닐 때 철학과 교수님이 한말이 생각이 나는데 자기는 선생님 하면 그냥 하고 교수님 해야 돌아본다면서 어떤 집단이나 정확한 호칭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를 했던 것이 생각이 나네요.
노우주 : 네, 보통 상대방을 존중하고 조심스럽게 말할 때는 무조건 선생님이라고 여기선 부르더라고요. 학교 선생님이 아니고 그냥 직업에 상관없이 선생님이라고 존칭어를 사용하더라 구요.
남 대접이 자기 대접이라는 속설이 있듯이 상대방을 존중하면 상대방도 존대를 해준다는 뜻이죠.
기자 : 어렵다고 생각하면 복잡하고 까다롭고 하지만 그런 것이 익숙해 지면 사회생활을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노우주 : 네, 맞습니다. 북한에서는 체계대로 하면 되거든요. 태어난 곳에서 쭉 살아오니까 다 알고 집성촌이다 보니 집안 어르신들 공경하고 사회에서는 윗 분들 하라는 대로 하면 욕 먹을 일이 없거든요. 하지만 남한에선 호칭에 대한 교통정리만 잘 사용해도 사회생활 잘 한다는 칭찬을 받거든요..
기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 네 여러분 다음 시간에 또 뵐 께요.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상대방을 부르는 다양한 호칭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이진서였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