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네, 안녕하세요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오늘은 대한민국에 와서 처음으로 경험했던 쇼핑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기자: 쇼핑은 백화점이나 상점에서 물건을 산다는 뜻의 영어인데요. 이제 우리말처럼 늘 쓰는 일상용어가 됐어요.
노우주: 네,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는데 하도 쓰다 보니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 하나 생각을 할정도가 됐습니다.
기자: 남한의 상황은 다르잖아요. 혼란스러웠겠어요.
노우주: 그렇죠. 북한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방법으로 물건들을 사는데 눈이 뒤집힐 정도로 황홀해서 깜짝 놀랐어요. 한국에 처음 오면 은행에서 통장과 카드발급 받는 것과 사용방법까지 상세히 가르쳐 주거든요. 그런데 일단 은행에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고 기계를 이용해 돈을 입금하고 출금하는 것에 어리둥절했고 인터넷을 통해 상점에 가지 않고 통신구매를 하는 것도 새로운 신세계를 경험하는 거였어요.
기자: 북한에서 달리기라고 물건도 팔고 하신 것으로 아는데 뭐가 제일 놀라웠나요?
노우주: 북에서는 농촌들에서 원하는 공업품목들을 가지고 직접 찾아가서 식량과 바꾸는 일명 달리기
장사도 해봤는데요. 여기서 아이 쇼핑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말은 진짜 사지는 않고 눈으로 구경하는
걸 말하는데요. 백화점 같은데 신상품이 어떤 것이 나왔나 그냥 구경하러 가는거죠. 그리고 텔레비전 홈
쇼핑이란 것이 있는데 이것은 텔레비전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사는 것을 뜻하구요. 내가 꼭 필요한
물건이다 하면 손전화기로 주문하고 물건 값을 입금하면 3-5일 정도면 집에까지 배달을 해주니
참 희한한 세상에서 살고 있고 꿈꾸는 것 같아요.
기자: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물건을 보고 구매한 적도 있습니까?
노우주: 네, 여성 속옷과 남성 속옷을 아무렇지 않게 속옷의 성능과 장점, 기존제품과의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판매를 하는데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던 기억이 나요.
기자: 그래서 주문을 하셨나요?
노우주: 했죠. 여성 속옷을 판매하는데 너무 예쁘고 저런 속옷을 한번 입어봐야지 생각하고 핸드폰으로 주문을 하기 시작했어요. 음성으로 사이즈 얘기를 하는데 정확히 몰라서 1. 2. 3번을 부르는데 그냥 모르겠다 하고 3번을 눌렀어요. 입금도 해주구요. 며칠 있다가 물건 배달이 왔는데 포장을 뜯어 보니 속옷이 너무 큰거에요. 그러니까 사이즈를 물어본 것이 체형이 얼마나 크냐? 치수를 뭘 입는가 하는 거였는데 물랐던 거죠. 처음 주문해보니 당황해서 대충 눌렀더니 이런 실수를 한거예요.
기자: 속옷이라 몸에 딱 맞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셨습니까?
노우주: 그래서 제가 속옷을 판매했던 광고 번호로 전화를 해서 너무 큰 옷이 왔는데 왜 큰 사이즈를 보냈냐고 막 따졌죠. 그랬더니 전화 받던 분이 상냥한 어조로 고객님이 주문한 그대로 보냈다는 거예요. 참 환장하겠더라구요. 그러면서 고객님 사이즈가 어떻게 되느냐? 제일 작은 것이 S, 중간 것이 M, 큰 것이 L, R, 이렇게 하는데 키가 몇이고 몸무게가 어떻게 되느냐 묻길래 알려드렸더니 제일 작은 S인 스몰 사이즈를 주문해야 한다면서 차근차근 알려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다시 작은 사이즈로 돌려 받아서 입었어요.
기자: 그래서 반품을 받아줘서 몸에 맞는 옷을 입을 수가 있었네요.
노우주: 네
기자: 요즘은 가게 직접 가지 않고 집에서 텔레비전에서 하는 물건 판매 광고를 보고 주문을 많이 하시나봐요?
노우주: 코로나로 인해 밖에 외출을 잘 못하니까 더 심해진 것 같은데요. 여러가지 식품을 비롯해서 공업품, 심지어 세제, 머리염색물감, 침대까지 판매를 하니 이런 지상천국이 또 어디있겠어요. 북에서는 행사, 명절에만 신는 구두 한 컬레로 몇 년을 아껴 신었고 평상시에는 편리화나 운동화가 발가락 나올 때까지 신고 산길 걸을 때는 밑창이 닳아서 주르룩 미끄러지면서 무릎이 까지도록 신었거든요.
기자: 여성들은 화장품도 많이 살 것 같은데요.
노우주: 네. 정말 여기선 화장품도 앉은 자리에서 다 사는데요. 북한에서는 화장을 지우는 세수 비누도 사서 쓰기 힘들거든요. 그런데 남한에는 화장을 지울 때 쓰는 폼클렌징도 있고 세수 비누도 천연재료로 만들어 나오는 제품들로 골라서 사용하거든요. 폼클렌징이라하면 북에서는 잘 모를거에요. 걸죽한 액체로 된 세안제인데요. 언니들이 선물로 줘서 써보니 냄새도 상큼하고 얼굴이 뽀드득 거리면서 깨끗하게 씻긴거 같아 기분도 좋았어요.
기자: 아무래도 집안 살림을 하시니 식품을 살 때가 많을 것 같아요.
노우주: 그렇죠. 식품 중에도 사과, 배, 남방과일, 고구마, 해물인 전복, 갈치, 굴비, 그리고 육고기 고은 곰탕, 소 갈비탕 그밖에 된장, 간장, 메주까지 지역농산물도 다양하게 판매를 하거든요. 여기 남한에서는 식료품 공장에서 최상의 질의 된장, 간장, 고추장을 만들어 가게나 홈쇼핑 그러니까 텔레비전에 광고를 해서 통신 판매를 하기 때문에 편하게 먹을 수가 있죠.
옛날에는 시집가기 전에 엄마가 메주를 띄워 장 만드는 법 김치 담그는 법 등 요리를 배워서 시집을 갔는데 이젠 그런 것 필요 없이 다 집안에서 사서 먹을 수 있으니 어머니의 손맛 이런 말도 옛날말이 된 것 같아요.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네, 여러분 다음 시간에 또 뵐께요.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남한의 쇼핑문화 장보기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이진서였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