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네, 안녕하세요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습니까?
노우주: 오늘은 남한에서 쓰는 화장품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기자: 전세계 어느 나라나 여성들의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언제부터 화장품을 쓰셨나요?
노우주: 저는 좀 늦게 화장품을 사용했어요. 사회에 나와서 20살이 돼서 어머니가 다른 친구들은 다 화장을 하는데 너도 해야 되지 않느냐 하면서 상점에서 살결물, 물크림, 분을 사주셔서 그때부터 한 것 같아요. 북한에서 1980년대 초에는 화장품 가지 수도 많지 않아서 손으로 꼽을 정도였어요.
기자: 이름과 사용법은 조금씩 틀려도 기본적인 것은 같은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노우주: 처음 남한에 입국 했을 때 조사기관에서 공짜로 주는 생활 필수품 중에 화장품도 한세트씩 주었는데요. 왜 이렇게 비싼 옷들과 화장품까지 주지? 하고 의문을 가졌어요. 북에서 선전하듯이 남조선 화장품 바르면 얼굴 살이 썩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았던 터라 의심이 들어 바르지 않았어요. 그때 한 방에 6명씩 생활했는데 다른 친구들은 나눠 준 화장품을 계속 발라도 살이 썩기는커녕 볼살이 광이 나고 하예지고 이뻐지더라고요.
기자: 화장품 가격이 싸지 않은데요.
노우주: 네, 화장품이 비싸더라고요. 저는 많이 산 기억이 없고 주변사람들이 많이 챙겨줬는데 보통 자기 돈주고 사려면 15만원 미화로 하면 140달러 정도 줘야 살 수 있다면서 열심히 바르면 살결이 고와진다는 거예요.
기자: 화장 많이 하시는 편이신가요?
노우주: 기본적인 것만 하는데요. 저는 남한에서 산지 10년이 넘었지만 화장품 가지 수가 얼마나 되는지 아직도 잘 몰라요. 한국에는 화장품 회사만 해도 무려 4백여 곳이 된다고 하니 얼마나 다양한 화장품이 쏟아져 나오겠습니까? 저는 화장품 이름들과 어느 부위에 바르고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잘 모르지만 기초적인 것은 조금 알고 있거든요.
기자: 사실 화장하는 것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초보자들은 쉽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요.
노우주: 네, 화장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초보자는 쉽지 않겠더라고요. 제가 한번은 눈등에 바르는 색조분을 사러 간적이 있어요. 화장품가게가 북한의 보통 상점만큼 크거든요. 찾는 상품이 어디 있는지 가게 안에 들어가 두리번거리는데 점원 아가씨가 어떤 상품을 찾느냐고 묻거예요. 선뜻 말이 안나와 손으로 눈 등을 가리키며 여기 바르는 분이 어디 있어요? 라고 물으니 중국사람 이냐며 아이샤도는 이쪽에 있어요 하며 알려주는 거예요.
기자: 찾는 것은 어디있는지 알았는데 종류가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었을텐데요?
노우주: 맞습니다. 워낙 종류가 많아 어떤 상품이 내 얼굴과 맞는지 몰라 머뭇거리는데 점원 아가씨가 제 얼굴을 보더니 고객님에겐 이 상품이 잘 어울릴 것 같네요 하며 골라줘서 샀는데 지금도 잘 쓰고 있어요.
기자: 화장품 이름도 북한하고는 많이 다르죠?
노우주: 예를 들어서 살결물이 스킨, 물 크림이 로션, 분 크림은 파운데이션, 삐야스는 BB크림, 입술연지는 립스틱, 볼연지는 색조 볼터치, 눈등분은 아이새도우, 손 보호크림은 핸드크림, 속눈썹먹은 아이라이너. 눈썹연필은 아이 브러우, 요즘 북에서 인기 있는 미안막은 여기서는 마스크 팩, 밤에 바르는 크림은 나이트 크림, 얼굴에 수분이 마를까봐 자주 뿌려주는 화장수인 미스트, 태양의 빛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자외선 차단 크림인 썬크림 등이 있어요.
기자: 요즘은 여성 노인을 위한 화장품도 특화돼서 많이 나오는 것 같던데요.
노우주: 네, 눈가에 주름을 펴주는 기능성 크림인 아이크림, 얼굴에 영양을 듬뿍 주는 영양크림도 있더라구요. 젋은 사람들은 필요가 없는데 중년 이후에는 주름이 생기니 이런 화장품이 필요하죠. 그리고 향수도 꽃향기가 나는 여러 종류의 상품이 많아 골라 쓰는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기자: 화장품은 아니지만 혹시 머리 염색도 하십니까?
노우주: 흰머리를 가리기 위해 검정색 염색을 하지만 약간 갈색을 섞기도 하는데요. 여기선 젊은 사람들은 검은색이 싫다고 약삭 색을 넣어서 금발머리, 노랑머리, 빨강머리, 파랑머리, 보라색머리 등 다양하게 염색을 하고 다니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 화장법하고 남한 화장법이 다르다고 알고 있는데 처음에는 좀 배워야 하잖습니까?
노우주: 저도 인터넷으로 찾아 보기도 한데 이것도 배워야지 안배우면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살결물에 물크림, 영양크림 조금 바르고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썬크림을 하는게 전부인데 언니들이 남한에서는 이렇게 하면 화장 했는지 안했는지 몰라 그러면서 언니들이 알려주는데 진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화장을 하면서 눈과 입술은 피부색에 맞게 화장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지금은 화장을 했는듯 안했는듯 하게 고급스럽게 해요.
기자: 남한의 화장품 정리를 해주시죠
노우주: 화장은 이쁘게 보이고 싶어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남한 사람들은 사람의 피부에 손상이 안가도록 자연에서 나는 천연 재료로 만든 화장품들이 많이 나와서 자기 피부와 얼굴색에 맞는 화장품을 골라 쓰면서 남에게 보이기 위해 한다기 보다 자기 자신을 가꾸는 자기만족에 화장을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기자 :노우주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네, 감사합니다.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사아 방송 이진서였습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