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모두 화장하는 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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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네 안녕하세요

기자: 이제 여름이구나 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는데 남한은 어떻습니까?

노우주: 네, 올해는 비가 많이 안 와서 걱정들을 많이 했는데 충분하지는 않지만 비도 조금 오고 낮에는 더울 정도로 기온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네, 남한 사람들은 여름에 살이 까맣게 탄다고 하면서 여름 화장품을 쓰는데 여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 화장을 하더라고요.

기자: 남한사람들은 모두 화장을 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요?

노우주: 남한에 와보니 아무리 더워도 화장을 꼭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봄철에는 바람도 많이 불고 황사를 비롯한 대기오염과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얼굴이나 부드러운 살에 땀띠처럼 올라오기도 하는데요. 제 남편이 피부가 알레르기 심하거든요. 그래서 화장품도 자기 피부에 맞는 제품으로 골라 쓰더라구요.

올봄에도 알레르기 피부병이 도져 퇴근하고 들어온 신랑을 눕혀놓고 피부를 진정시켜 준다며 언니들이 준 미안막(마스크 팩)을 해주었어요. 피곤했는지 한 15분 정도 누워 쉬던 신랑이 얼굴이 따갑고 아프다며 벌떡 일어나 세수하고 얼굴이 더 상했다며 물크림을 바르더라구요. 저는 당황스럽고 얼굴피부 진정시켜 드리고 잘 해주려고 했던 행동이 신랑 얼굴을 더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아 다시는 미안막을 안 해줍니다.

기자: 일반적으로 좋은 것이라도 자기 피부에 안 맞으면 독이 되기도 한데 그런 경우군요.

노우주: 네. 그래서 남편은 자기 얼굴에 맞는 화장품을 자신이 더 잘 알기에 지금은 알아서 잘 바른답니다. 저도 나이 들수록 피부가 거칠어지고 건조해 지면서 자꾸 얼굴이 마르더라구요. 언니들이 한번은 화장품을 두 가지 준적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눈가 주름을 없애주는 눈크림이었고 다른 하나는 머리결에 영양을 주는 머리영양 크림이었어요.

그 머리영양 크림을 언니가 헤어에센스라고 하면서 목욕하고 나와서 머리가 젖어있을 때 바르라는 거예요. 저는 영어로 머리를 헤어라고 하는 걸 모르고 얼굴에 바르는 영양크림인 줄 잘못 알고 목욕하고 나와서 머리영양 크림을 얼굴에 잔뜩 발랐어요. 그런데 얼굴이고 목이고 진득진득하니 개운하지 않더라 구요. 그래도 언니가 준 선물이니 처음 써보는 제품이고 해서 요즘에는 영양을 듬뿍 넣어서 화장품들이 이렇게 나오는 구나 혼자 생각을 하고 있었죠.

기자: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노우주: 그러다가 나중에 화장품 준 언니를 만나서 화장품 바르니까 좀 끈적끈적 하다고 말했더니 어떤 걸 발랐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작은 것 말고 큰병에 든 걸 언니가 씻고 나와서 많이 발라주라고 해서 얼굴이고 목이고 많이 발랐는데 그렇다고 했죠. 제 말을 듣던 언니가 크게 웃으면서 우주씨 큰병 화장품은 얼굴에 바르는 것이 아니고 머릿결이 부스스 해서 영양을 주라고 준걸 얼굴에 바르면 어떡해 하면서 차근차근 알려주더라구요. 그래서 머릿기름 뿐아니라 머리칼에 영양을 주는 머리영양 크림도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기자: 모를 때는 간단하지가 않은데요. 화장품도 다 그 용도에 맞게 써야 하니까 알아야 하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노우주: 맞습니다. 봄철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해서 많은 분들이 신경을 많이 쓰는데요. 저도 살결물과 물크림, 영양크림, 눈주름 영양크림을 촉촉하게 발라주면 하루종일 얼굴이 광이 난답니다. 그리고 요즘처럼 태양의 빛이 강한 여름에는 기초 화장품을 바르고 태양의 빛을 막아주는 자외선 차단 크림을 많이 발라주면 좋다고 해서 저도 자주 사용을 해요. 바닷가에서나 계곡에서 물놀이 할 때 챙겨야 하는 화장품이 자외선 차단 크림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기자: 쉽게 말해서 그것을 바르면 얼굴이나 피부가 까맣게 타지 않는다 이말인데요.

노우주: 네, 여기 남한사람들은 사계절 다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른다고 해요. 밤에 바르는 영양크림, 얼굴을 시원하게 해주는 천연 알로에 크림도 많이들 사용해요. 북에서 젊은 층들에게 요즘 인기 좋은 미안막 팩인 마스크 팩도 여기선 가격도 싸고 좋아서 저도 자주 사용합니다. 또 화장품도 남성들이 쓰는 화장품과 청소년들이 쓰는 순한 화장품이 인기가 좋은데요. 화장품하면 여성들만 바르는 전용인 줄 알고 살았는데 남한에 오니 청소년부터 어르신들에 이르기까지 화장품이 일반화 되었더라고요.

기자: 북한 청취자분들은 남자나 청소년도 여자처럼 화장을 하나 하고 오해를 할 수도 있겠는데 색이 없고 피부를 보호하는 그런 크림을 바른다. 이렇게 이해를 하지면 될 것 같습니다.

노우주: 네, 맞습니다. 남성은 색이 있는 화장품이 아니라 좋은 냄새가 나는 그럼 영양크림을 바르죠. 그리고 얼굴에 뾰르지가 많이 나는 젊은층은 세수 할 때 쓰는 물비누를 쓰면 모공 속에 남아있는 찌꺼기와 먼지들을 깨끗이 씻어내 주니 많이들 사용해요. 그런 다음 화장품을 순서대로 발라주는 것이 일상화 되어 남한 남성들이 멋있어 보이구요.

청소년들이 쓰는 화장품도 다양하게 있는데 학생들도 간단한 크림은 바르고 다니더라고요. 남한에서는 갓난아이에게 쓰는 화장품, 어린 학생들이 사용하는 화장품도 다양하게 나와서 정말 놀랐어요. 북에서는 고등학교 졸업해야 화장품 바르는 걸로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여름이 되면 제일 곤욕스러운 것이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땀띠가 많이 나도 에어컨, 선풍기가 없다보니 상처에 분이나 발라주고 아니면 소금물을 풀어 그 물로 상처부위를 씻어 주곤 했어요.

기자: 남에게 보여지는 첫 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피부에 신경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죠.

노우주: 네, 남한에서는 어릴 때부터 피부를 맑고 깨끗하게 관리를 해주며 살아서 그런지 북한사람들보다 한 10- 15년은 더 젊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화장품도 여성과 남성이 사용하는 화장품 차이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남성은 보통 얼굴에 기름기가 많아서 지루성 피부를 가진 사람이 많다고 해요. 때문에 남성 화장품은 피부의 피지를 억제시키는 화장품이 많이 나와 있더라고요. 반대로 여성은 건성피부가 많아서 보습효과를 주는 그러니까 늘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화장품이 많고요. 좋은 화장품을 바르면 얼굴이 정돈되고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요.

기자: 보통 화장품 가격이 비싸지 않습니까?

노우주: 화장품의 가격이 천차만별인데요 싸게는 몇 천원에서 비싼 것은 50만 넘는 화장품도 있어요. 달러로 하면 2-3달러에서 100달러가 넘는 것까지 아주 다양하단 말이죠. 그런데 가격보다 중요한 건 자기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찾는 겁니다.

향수도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는 화장품의 한 종류인데 꽃 냄새가 나는 것 또 바다 향기가 나는 것도 있고 커피향이 나는 것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북에서 제일 많이 사용했던 향수가 박하향수인데요. 출근할 때나 모임에 갈 때 날마다 사용하는 향수죠. 여기 남한에선 개인이 집에서 직접 피부 관리 용품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더라구요.

북에서 살 때 여름땡볕에서 일하다 얼굴이 빨갛게 타면 어머니가 생감자를 강판에 갈아 얼굴에 붙여주시던 생각이 나는데요. 여기선 밀가루와 우유, 꿀도 개어서 얼굴에 발라주면 얼굴이 하얗게 된다고 언니들이 알려줘서 저도 자주 한답니다. 이처럼 남한에서는 아름다움을 위해 얼굴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일이 생활 속에서 일상화 되었어요.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하는 것이 젊어지는 비결 같아요.

기자: 노우주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네, 감사합니다.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화장을 하는 남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였습니다.

참여자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