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네, 안녕하세요.
기자 :무더운 여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예전에 볼 수 없는 더위가 계속 이어지면서 냉방기 사용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이 더운 여름 어떻게 남한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지에 대해 전하려고 합니다.
기자 :남한은 더위에 습도가 높아서 더 덥게 느껴지는데 에어컨이 없는 집은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싶어요.
노우주 :네, 맞습니다. 제가 처음 대한민국에 도착 했을 때부터 느꼈지만 여러가지 가전제품에 냉방기 등 전기를 물 쓰듯 펑펑 쓰는 것을 보고 입을 딱 벌렸어요. 밤에는 더 화려하고 황홀해서 몇 날 며칠 밤 거리를 걸어본 적도 있어요.
기자 :밤에 특별한 볼일도 없는데 그냥 걸어다녔다는 건가요?
노우주 :네, 형형색색의 무지개 빛이 거리거리마다 빛을 밝히고 가로등이 새벽까지 꺼지지 않는 이런 세상을 경험한다는 것이 태어나서 40평생 넘도록 처음으로 느꼈으니 심장이 뛰고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가 없었죠. 북에서 살 때 제가 24시간 전기를 제대로 사용하며 살았던 기억이 없네요. 1990년대 초부터 개인이 발전기나 태양광 발전기를 사서 조금씩 전기를 사용해도 밤 10시 이 후에 전기를 사용하면 벌금을 냈습니다. 그러니 밤에 훤하고 밝은 불빛을 보고는 신기해서 마냥 걸었던 거죠.
기자 :전기 사용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에 대한 값을 치뤄야 한다는 말인데 쓰는 만큼 전기료를 내잖아요. 그래서 마구 사용할 수 없잖아요.
노우주 :저는 한국에서 살면서 절약정신이 몸에 배여 캄캄한 밤에도 전기를 사용 안 하고 집 앞 가로등불빛이 환하게 방을 밝히니 굳이 전기를 안 켜도 되더라구요. 몇 달 전기료가 0원이 나오니 전화가 왔어요. 왜 집에 사람이 안 사냐고, 전기 사용료가 0원으로 나온다고 해서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여기는 전기사용이 무제한이고 자기가 사용한만큼 사용료가 나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 가서 물어보니 혼자 사는 세대이고 정부에서 탈북민은 정착 6개월 동안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혜택을 주다보니 전기료를 감면해주기 때문에 안 나올 수 있다고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알게 되었어요. 처음 정착생활 할 때는 전자제품도 없었구요.
기자 :아무리 그래도 보통 기본적인 가전제품인 텔레비전, 냉장고, 전기밥솥은 다 있지 않습니까?
노우주 :저는 남한생황이 1-3년 되는 시기부터 눈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전기밥가마, 전자레인지, 텔레비죤, 냉장고, 세탁기, 선풍기, 에어컨, 다리미, 전기장판 등 사놓고 사용했죠. 찜통같이 더운 요즘 같은 여름철에 전기가 없다고 상상을 해보기도 싫을 정도로 전기제품에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기자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더운데 남한 사람들은 이 여름 어떻게 더위를 나고 있습니까?
노우주 :너무 더위서 손에 들고 다니는 손 선풍기도 젊은이, 어른 할 것 없이 여름 필수품으로 등장 한지 오래죠. 이것은 전기를 충전을 쓰는 겁니다. 그리고 집안에 공기를 정화시켜주고 산속에 들어와 있는 신선한 느낌을 주는 공기청정기를 비롯해서 여름 장마철에 비가 많이 오면 집안이 눅눅해지는데 습기를 제거해주는 제습기를 비롯해서 전기를 이용하는 전기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자 :특히 지하층에 사는 분들은 장마철 집안이 눅눅해서 많이들 사용하는 것이 제습기인 것 같습니다.
노우주 :저는 여름철에는 날씨가 더워서 저녁이나 새벽에 걷기운동을 하는데요. 어느 날 저녁운동을 하는데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거예요. 집으로 뛰어 들어와 시원하게 씻고 나왔는데도 개운하지 않는 거예요. 낮이나 밤이나 창문을 열어놓으니 집안에 습기가 차서 바닥이고 몸이고 눅눅한 거예요. 신랑이 퇴근해서 들어와 보니 방안이 습기 찼다며 어떤 기계를 끌고 와서 전기를 켜니 한 20분 지나니 방안도 몸도 뽀송뽀송해지는 거예요. 참 신기한 물건이네 생각하며 신랑한데 물으니 습기를 제거해 주는 제습기라는 거예요. 반 시간정도 돌리고 끄고 보니 제습기 통 안에 물이 무려 3리터 넘게 찼더라고요. 공기 중에 있던 습기를 제습기가 몽땅 빨아먹으니 신통방통 하더라 구요.
기자 :우주 씨가 전자레인지가 가정마다 있다고 했는데 북한 분들이 뭔지 아실까요?
노우주 :불대신 전기를 사용해 음식을 데우는 제품이라고 상상하지면 될 겁니다. 저는 입맛이 없어 밥 먹기 싫으면 감자나 고구마를 깨끗이 씻어서 그릇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넣고 10분 정도 돌리면 감자 4알정도, 단 호박 다섯 쪽 정도가 순식간에 익어요. 따뜻한 단 호박과 감자를 호호 불며 먹는 맛은 정말 맛있거든요. 제가 쓰는 전자제품만 봐도 텔레비전, 큰 냉장고 2개, 시원한 찬 바람을 만들어 내는 에어컨 2개, 선풍기 3대, 컴퓨터, 노트북, 전기밥가마, 전자레인지, 고기 굽고 찜도 하고 고구마, 감자, 호박 구워먹을 수 있는 에어프라이기 라고 하는 전기로 조리하는 가마, 머리감고 말리는 건조기, 세탁기, 칫솔도 전기로 충전해서 사용하는 전동칫솔, 이렇게 전기를 물 쓰듯 사용해도 한 달 전기료가 12만원 정도 미화로는 100달러가 좀 넘게 나오거든요.
기자 :에어컨은 아니더라고 얼음을 만들어주는 냉장고라고도 북한주민이 마음껏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우주 :맞습니다.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여름철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음료가 얼음이 동동 떠있는 시원한 물이 생각나죠. 집집마다 얼음 나오는 정수기와 건강한 물이 나오는 환원수기 같은 전자제품들이 하루 지나면 쏟아져 나오니 이런 정말 편리한 세상이죠. 입맛대로 마시는 차도 꿀 차나 커피, 녹차, 보리차, 둥굴레 차, 자연에서 나오는 약재를 가지고 차를 만들어 시원하게 마시는 건강음료들이 너무 많아요. 또 신선한 제철 과일을 갈아서 우유와 얼음을 띄워 마시는 과일 단물들도 많구요. 거기에 아이스크림 종류도 너무 많은데요. 종류가 모두 26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하니 말해 뭐합니까?
기자 :아이스크림 가격은 얼마나 합니까?
노우주 :보통 500원에서부터 1,000원 미화로 1달러 정도면 하나 사먹을 있습니다.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무척 좋아하는 집들에서는 1kg에서 3kg씩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냉장고에 넣고 먹기도 해요. 저는 아들이 네 살 잡히던 2000년도에 제가 군부대에서 나오는 물에 사카린을 넣어 얼린 얼음과자를 받아서 잠깐 집 앞에서 판매 한 적이 있는데요. 네살난 아들이 얼마나 먹고 싶었겠어요? 그런데도 아들은 아이스박스 옆에 앉아서 다 팔 때까지 기다리면서 얼음과자 한 개를 먹으라고 꺼내주니 어머니 저는 다 팔고 녹아서 안 팔리면 마지막에 녹은거 먹으면 된다고 어른스럽게 말하던 생각이 지금도 머릿속에 맴돌아 사실 아이스크림을 못 먹어요.
기자 :새로운 가전제품이 계속 나오지만 전기가 북족한 북한에선 쓸 수 없기 때문에 가슴이 아픕니다.
노우주 :제가 남한 학교들에 안보강의 가면 천정에 설치해 놓은 찬바람이 시원하게 나오는 에어컨을 설치해 놓아 학생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가르치니 얼마나 좋은지 설명이 필요 없어요. 북한의 학생들은 찜통더위 속에서 졸음을 이겨가며 공부를 해요. 북한 청취자들도 이 여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보냈으면 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뵈요.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여름 가전제품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이진서였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