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시원한 여름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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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 네, 안녕하세요.

기자 : 이제 8월도 중순을 지나고 있는데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 계속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너무 더우면 입맛도 없어지잖아요. 이럴 때 남한 사람들은 어떤 것을 먹고 기력을 보충하고 즐겨 먹는지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기자 : 사는데 먹는 것 정말 중요하죠.

노우주 : 네, 제가 한국에 처음 입국할 때가 바로 이맘 때였는데 2개월 정도 머물었던 교육기관에서 매일 하루세끼 영양을 따져서 식사가 나오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영양사가 식단을 짜서 주면 조리사가 음식 재료를 가지고 맛있게 음식을 만들어 식탁에 내어놓는데 난생 처음 먹어보는 것들이 많았어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음식이었는데요.

기자 : 이제 남한사람 다 됐는데요. 당시 먹었던 음식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노우주 : 우뭇가사리 무침이 시원하고 입맛에 맞았어요.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인데 이 우뭇가사리를 채취해서 묵을 쑤어 국수도 만들어 콩물에 말아 먹으면 한 여름에 시원하게 건강 챙기는 데는 좋아요. 식이섬유소가 풍부하고 칼로리는 낮아 건강식품으로 살빼기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최고죠. 지금도 우뭇가사리 국수가 생각나면 수시로 사서 먹거든요.

기자 : 살찌기 위해 먹는다고 하는데 살빼기 좋은 음식이라고 하면 북한 청취자들은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까 싶네요.

노우주 : 여긴 먹는 것도 몸에 좋은 것 골라먹는 세상이라 북한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 많을 거에요. 또 여기서 처음으로 먹어본 음식 중에 또 카레가 있는데요. 땅속 열매도 생강하고 유사한데 색깔이 황금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걸 가루 내어 감자, 당근, 양파, 돼지고기 등을 다져서 끓여내서는 밥에 비벼 먹으니 중독성이 있고 입맛이 나는 희한한 음식이어서 지금까지 잘 먹고 있어요. 이 카레 음식은 인도음식인데 건강에도 좋아서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먹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기자 : 남한에서 여름에 인기있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노우주 : 무더위에는 냉면을 빼놓을 수 없죠. 북에서도 여름철 장마당에 나가면 음식이 한정되어 있었죠. 옥수수 국수, 쫄깃하고 면발이 끊어지지 않는 감자농마 국수가 인기가 좋았죠. 삶은 면에 오이냉국을 부어 먹었던 고향의 강냉이 국수는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요. 여기 한국에서는 한 여름에도 살얼음이 뜨는 동치미 국수와 김치말이 국수를 비롯해서 콩국수, 밀가루를 반죽해 밀어서 칼로 잘게 썰어서 삶아낸 칼국수 등 여러가지 다양한 국수 종류가 인기가 있어요.

또 다른 인기 음식은 도토리 묵인데 육수를 차갑게 만들어서 썰어놓은 도토리묵 위에 시원한 육수를 붓고 양념장을 얹어 먹는 그 맛은 고향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대표 토종 음식이예요. 초밥도 많이 먹는데 살아있는 물고기를 살만 발라 손가락 두개 크기로 잘라서 밥을 한입에 들어가기 좋게 뭉그려 톡 쏘는 매운맛이 일품인 고추냉이를 한 꼬치올려서 고기를 밥 위에 얹어 먹는 음식입니다. 초밥은 일본 음식이라고 해요.

기자 : 밖에서 사먹는 것이 아니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은 어떤가요?

노우주 : 제 경우 집에서 여름철에 잘 해먹는 음식이 제철 오이로 만든 오이냉국과 양배추 김치, 가지를 쪄서 손으로 잘게 찢어 무친 후 물을 부어 먹는 가지 물김치 입니다. 고향에 있을 때 어머니가 늘 해주시던 음식이어서 저도 자주 해먹거든요.

북에서는 먹어보기 힘든 아주 귀한 전복도 여름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인기 최고예요. 손바닥만 한 전복을 손질해서 가지, 감자, 당근, 양파 등을 잘게 다져 전복하고 같이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불린 찹쌀을 넣어 푹 끓여낸 전복죽은 며칠씩 먹어도 질리지 않고 사람들이 복날에는 꼭 찾아먹는 음식이 전복음식 이예요.

기자 : 여름에 육고기도 그렇지만 바닷고기 음식도 많이들 먹는군요?

노우주 : 네. 바다에서 나는 문어도 간 해독작용과 피로회복 그리고 술먹고 다음날 숙취해소에 좋은 보양식이여서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고요. 낙지 먹물 음식인 연포탕도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낙지의 식감과 배추, 양파의 달콤한 맛, 무우, 미나리의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보양식에서 빼놓으면 섭섭할 정도로 여름에 즐겨 먹는 음식 입니다. 또 장어구이나 장어탕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고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음식으로 손꼽히죠.

기자 : 이열치열이라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더운 음식을 먹기도 하잖아요?

노우주 : 그렇죠. 뜨거운 음식으로 무더위 속에 지친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 중에 삼계탕, 닭백숙, 오리백숙, 보신탕, 흑염소탕 등도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닭백숙이나 보신탕은 집에서 직접 키워서 여름이면 온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잡아서 해먹던 음식인데 한국에서는 사계절 마음대로 어느 때든 먹을 수 있는 건강 음식이죠.

그리고 찜통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 주는 과일이 있는데요. 수박화채는 수박과 여러가지 과일을 썰어 넣고 우유와 얼음을 넣어 만든 음식 이예요. 모두들 모여 앉아 과일을 골라 먹는 수박화채는 입에 넣는 순간 과일과 얼음이 사르르 녹으며 더위를 싹 식혀주는 여름 음식의 예술이라고 할정도로 보기에도 아름답고 맛있는 음식으로 손꼽힌 답니다.

또 참외, 복숭아, 북한에서 추리라고 하는 과일인데 한국에서는 자두라고 하는 과일 또한 영양과 맛이 좋아 인기가 많아요. 북에서 양벗으로 불리는 체리 또한 인기가 많아요. 열대 과일인 망고도 달달하고 상큼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과일 이예요.

기자 : 여름 음식에 대해 얘길 나누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스크림이 아닌가 싶어요.

노우주 : 네,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팥빙수를 비롯해서 얼음을 곱게 갈아서 우유와 찰떡덩어리를 조그맣게 잘라 올려주는 떡빙수, 과일을 직접 얼음과 함께 갈아서 주는 과일빙수 여기선 집집마다 냉장고에서 물을 열려 시원하게 먹으니 특별한 것이 없는데 물까지 사먹는다고 하면 북한분들은 이상하게 들릴 겁니다. 보통 500m리터 생수 한 병 가격이 350원에서 1,000원까지 이고 1.8리터짜리 6병이 6,000-10,000원 사이에 가격인데 미화로 1달에서 10달러까지 정화시킨 샘물을 사서 마신다는 겁니다.

집에 수돗물이 나오지만 더 좋은 물을 마시기 위해 특별히 관리된 물을 사먹는다는 건데요. 북에서 살 때는 한 겨울에 물이 안 나올 때는 도끼 들고 강가에 나가 얼음 까고 바가지로 물을 바께쯔나 물통에 담아 길어다 먹고 쓰고 했거든요. 여름에는 그 나마 더울 때니 강가에서 빨래하고 목욕하고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제일 힘든 생활이 제대로 씻지 못하고 마실 물도 없어서 눈이 한길씩 쌓이면 눈을 퍼서 가마에 녹여 마시던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아직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을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워집니다. 북한 주민들도 어떻게든 올 여름 무사히 보내길 바라겠습니다.

기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뵈요.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여름철 음식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이진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