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찾는 거 다 있어요,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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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 네, 안녕하세요.

기자 : 이 시간에는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 한국은 사계절이 있어 아름답다고 하는데 이제 봄, 가을은 언제 왔나 싶게 가버리고 덥거나 춥거나 한 여름과 겨울만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기온이 부쩍 떨어지면서 여름 옷은 빨아 정리하고 긴 옷들을 내놓고 하는데요. 오늘은 남한에서 제일 비싼 물건들을 파는 백화점에 대해 얘기할까 합니다.

기자 : 10월과 11월은 행사도 많고 그래서 정장도 자주 입게 되고 하니 백화점을 찾는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노우주 : 그렇습니다. 여름에 더워 하지 못했던 행사도 있고 올해 가기전에 하는 크고 작은 행사가 많죠. 그래서 옷차림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데요. 옷이 여러벌 있어도 유행이 지나고 하면 큰맘 먹고 백화점을 가기도 합니다.

기자 : 사실 같은 제품이라도 백화점에서 비싸게 팔기 때문에 왠만하면 그냥 동네 상점에서 구매를 하는데 노우주씨는 백화점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세요?

노우주 : 처음 여기서 정착생활을 할 때 언니들과 함께 백화점 구경을 간적이 생각나는데요. 여기 언니들은 백화점에 물건 사러 제집 드나들더라구요. 건물 자체가 일반 건물과 다르고 너무 크고 웅장해서 깜짝 놀랐어요.

주차장도 지하에서부터 타원형으로 아파트처럼 층으로 되어있고 밑에 층에 다 차가 주차되어 있으면 윗 층으로 주차하라고 주차관리원들이 수신호로 알려준답니다. 백화점도 한 두 곳이 아니예요. 무궁화 백화점, 롯데 백화점, 삼성주방종합 백화점, 신세계 백화점, 현대 백화점 등 너무 많아요. 1층에서부터 10층 까지 수입물품, 명품의류, 명품가방, 건강기능식품, 세계명품주류, 세계과일매장, 세계곡물매장, 아동 옷 매장부터 성인 옷 매장까지, 운동복 매장, 평상시에 입는 옷 매장, 생활필수품매장, 고급화장품매장 등 전문으로 판매하는 층이 다 따로 나눠져 있더라고요.

기자 : 그렇죠. 우선 큰 건물에 층마다 파는 것이 다른 데요. 예를 들어서 음식을 만들어 파는 곳은 지하층에 있고 1층에는 해외 수입품 매장을 배치하고, 2층에는 화장품, 향수, 3층과 4층은 여성옷 이런 식으로 층별로 전문 매장을 배치해서 고객이 편하게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게 해놨죠.

노우주 : 맞습니다. 저는 처음 백화점 갔을 때는 우선 으리으리 하고 건물이 화려하고 번쩍번쩍해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야야 하고 탄성만 질렀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꼭 물건을 살 때만 가는 줄 알았는데 꼭대기 층에는 식당도 있어서 전망 좋은 곳에서 차도 마시고 사람 만날 때도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죠.

기자 : 동네 상점 가는 것과 시내 백화점을 가는 것의 가장 큰 차이가 뭘까요?

노우주 : 우선 백화점 직원들이 고객이 최고의 손님이라고 하면서 안내하고 대해주니까 백화점에 가면 제가 최고의 대접을 받고 온다는 느낌이 들고 기분도 좋아져요.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친구들과 모임이 있을 때는 가끔 백화점 안의 음료 커피매장에 모여 차나 커피를 시켜놓고 마시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하고 온답니다.

또 놀란 것은 어느 백화점이든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이용 한다는 겁니다. 북에는 각 도마다 백화점이나 외화상점이 있지만 일반인들은 들어갈 수 없게 통제되어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는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혼자서든 친구들 함께 자유롭게 백화점 드나들 수 있고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가서 구매 할 수 있어요. 백화점은 다양한 상품이나 물건들을 한 건물에 다 가져다 놓고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건물시장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름처럼 백가지 넘는 물건을 다 갖추어 놓고 판매하는 상점이란 뜻으로 백화점이라 부른답니다.

기자 : 미국 백화점에는 365일 쉬는 날이 없이 영업을 하는데 한국은 하루 쉬더라고요?

노우주 : 저는 몰랐네요. 여기는 매주 백화점 마다 쉬는 날이 하루 있고 큰 명절 때는 영업을 안하거든요. 그리고 사실 시내에 있는 큰 건물에서 비싼 물건들을 팔기 때문에 동네 작은 가게나 재래시장을 가듯 옷차림을 하고 갈 수는 없죠.

얼마 전 아는 동생들과 롯데백화점 나들이를 갔는데 동생들이 너무 좋다고 웃고 떠들고 큰소리로 말을 해서 조금 민망하고 난처해지긴 했어요. 여기선 모든게 자유지만 내 권리가 소중하듯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되거든요. 그걸 여기선 공공장소 예절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 생각과 상황을 이해하고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에서는 크게 말하고 떠들지 않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기자 : 백화점 하면 또 떠오른 것이 세일이란 문구인데요.

노우주 : 맞습니다. 저도 세일이라고 광고를 해서 뭔가 했는데 할인판매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40% 세일" 이렇게 적혀 있으면 정가보다 40% 가격을 내려 판매한다는 것이거든요. 50% 세일 이러면 절반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비쌀 때는 너무 부담이 돼서 장만하지 못했던 것을 이런 세일 광고가 나면 사람들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닌데도 충동적으로 구매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기자 : 백화점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노우주 : 네, 재래시장에는 상품이나 품목들이 제한되어 있는 반면 백화점은 한 곳에서 원하는 모든 상품이나 물품을 다 구매할 수 있거든요. 눈으로 구경만 해도 너무 좋아요. 가격이 비싼 세계유명 제품, 여기선 줄여서 명품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명품의류나 가방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은 백화점에 언제 물건이 들어온다 하면 몰려가서 서로 사겠다고 줄을 서는 것이 정말 볼만해요. 또 맛있는 음식도 밖에 나가지 않고 먹을 수 있으니 백화점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기자 : 꼭 뭘 사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떤 물건이 나왔나 또 요즘 물건 값이 얼마나 하나 보려고 가기도 하잖습니까?

노우주 : 그렇죠. 또 사랑하는 연인들이나 가족들이 즐거운 여가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도 백화점이 손꼽힌다고 해요. 대한민국은 어디를 가도 명승지가 많고 다 누릴 수 있지만 시간에 쫒기고 바쁠 때는 백화점에서 구경도 하고 데이트 즉 연인이 만나기도 한답니다.

여기 대한민국은 누구나 여건이 되면 마음대로 구경 할 수 있고 물건을 사도 손님을 왕처럼 모시니 기분도 좋고 환경 또한 잘 되어 있으니 오지 말라고 해도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여름엔 시원한 에어컨이 돌아가니 밖에서 땀 흘리며 백화점에 들어서면 시원해지고 겨울에는 추워서 꽁꽁 얼었다가도 백화점 안에 들어가면 외투를 벗을 정도로 따뜻하니 정말 꼭 필요한 장소죠. 남한의 백화점 이야기를 하다 보니우리 북한주민들도 함께 백화점에서 마음껏 물건도 사고 맛있는 음식과 음료도 실컷 먹어보는 그런 날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자 : 노우주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 여러분 여러분 다음 시간에 뵐께요..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백화점에 관한 이야기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진서입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