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번 만나봅니다.
기자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네, 안녕하세요.
기자 :이 시간에는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오늘은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제가 난생처음 보고 놀라서 느꼈던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기자 :어떤 일이었습나요?
노우주 :제가 정착생활을 한지 5년쯤 지났을 때였는데요.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언니가 있었어요.
언니와 손자 그리고 미미라고 부르는 애완견 반려동물이있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고향에서 돼지, 염소, 개, 토끼, 거위 등 많은 짐승을 키워봐서 짐승 소리만 들어도 싫어하거든요. 왜냐하면 친구들과 놀지 못하고 짐승들을 밥주고 관리를 해야 했던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있어서 정말 짐승을 안 좋아해요.
기자 :그런데 아파트에서 개를 키우는 이웃을 두게 된 거군요.
노우주 :그렇죠. 옆집 언니가 이사를 와서 떡을 돌리면서 집에 강아지가 있는데 시끄럽게 짖어도 좀 이해해 달라는 거예요. 애완용 강아지라 아주 작고 태어난지도 얼마 안 된 강아지였어요. 언니는 보기에도 건강이 많이 안 좋아 보였는데 초면이라 인사만 나누고 주시는 떡을 들고 집으로 들어왔어요.
기자 :많이 짖지는 않던가요?
노우주 :매일 언니 집 문 앞을 지날 때마다 강아지가 왈왈 짖는 거예요. 언니가 집에 있을 땐 소리를 덜 내는데 언니가 병원 가거나 집을 비우면 문 앞에 쪼그리고 있다가 발자국 소리만 나면 또 짖고 정말 제가 예민해 지더라구요. 저도 건강이 안 좋아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참아내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기자 :어떻게 해결을 하셨나요?
노우주 :반년이 지났는데 언니에게 강아지 키우게 된 사연을 듣고 제 마음도 진정 되었어요. 남편이 암으로 돌아가시고 활력을 잃고 살던 중 어느 날 교통신호를 기다리며 섰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밤송이 같은 새끼 강아지가 도로에서 애처롭게 울며 떨고 있더래요. 강아지를 보니까 동정심이 가서 차가 달리는 도로 옆에서 얼른 강아지를 안고 와서 애지중지 키웠대요.
1년 정도 언니의 보살핌으로 강아지는 잘 크고 말도 잘 듣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언니는 마음의 안정도 되찾았다며 강아지를 쓰다듬어 줬어요. 남편을 잃고 불면증과 화병으로 힘들게 살아가던 언니의 삶에 친구가 되어주고 말동무가 되어준 강아지라는 거죠. 그래서 애완견 강아지들에게 붙여진 이름이 반려동물이라고 해요.
기자 :그런 반려동물을 남한에서 처음 들었서 놀랐습니까?
노우주 :맞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강아지나 고양이를 집에서 친구처럼 또는 자식처럼 키우면서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었다며 키우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처음에는 강아지를 사람과 같이 한 공간에서 키우는 것에 정신 나간 사람들이 참 많구나 하고 생각을 했어요. 사람도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 짐승을 집안에서 키우고 거기에 강아지 옷을 사 입히고 이발해주고 하며 쓰는 돈도 적지 않게 들어간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랐어요.
기자 :아이 키우는 것 하고 똑같죠.
노우주 :네, 강아지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 나오는 사람들이 어느 때부터 점점 늘어나더라구요. 거기에 더욱 놀란 건 짐승들의 영양을 따져서 나오는 사료들이 엄청 많다는 거예요.
북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해를 잘 못하실 거예요. 닭 사료, 개 사료, 소 사료 등 사람이 먹어도 되는 콩과 옥수수로 만든것 이거든요. 그 뿐만아니라 애완견 용품을 파는 상점도 있구요 사료 매장도 따로 있더라구요. 애완견 용품을 파는 상점에서는 강아지 옷부터 밥그릇, 목줄, 강아지 집, 강아지 놀잇감, 휴대용 물통과, 가방, 또 강아지나 고양이가 놀 수 있는 모래, 간식, 배변 주머니, 빗, 털 자를 때 쓰는 가위, 이발 기구, 심지어 씻을 때 사용하는 물비누 같은 샴푸 세트까지 없는게 없더라구요.
기자 :혼자 사는 분들이나 아이들이 좋아해서 개나 고양이를 많이들 키우시는 것 같더라고요.
노우주 :동물들을 집에서 키우며 정서적인 안정을 찾는 사람들이 많고 버려진 동물들을 데려다 키우며 관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요. 사람들의 삶이나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동물들에게 관심이 높아지고 일상생활에서 동물들에 대한 거부감보다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자리 잡게 된 것 같아요.
옆집 언니도 강아지를 데려다 키우면서 심리적 안정도 되찾고 재롱 떠는 강아지를 보살피며 지금은 일상생활 하는데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구요. 예전에는 애완동물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써 동물들이 사람들에게 주는 어떤 안정감이나 여러 좋은 면들을 존중해주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반려동물이라고 한대요. 저는 지금 동물들도 법으로 정해 놓고 함부로 학대하거나 버리거나 하면 처벌을 받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기자 :반려동물 관련해서 행사도 많은 것 같더라고요
노우주 :맞습니다. 강원도 춘천시에서는 반려동물 문화축제를 열기도 했어요. 함께 사는 가족을 주제로 반려동물 작은 운동회, 동물 그림 그리기, 운동체험을 비롯해서 도민들이 함께 참여해 동물복지 보호 정책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다고 해요. 반려동물이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남한의 문화에 대해 제가 놀랐던 경험에 대해 전해 드렸습니다.
기자 :노우주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여러분 다음 시간에 뵐께요.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진서입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