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단편영화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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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네, 안녕하세요.

기자: 이 시간에는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오늘은 어렸을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영화에 출연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자: 영화 제작에 참여를 했던 겁니까?

노우주: 남한생활 하면서 최근 일인데요. 길거리에 붙어 있는 배우 모집 광고를 보고 남편에게 말했더니 한번 배우 시험을 보라고 권하는 거예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 서서 노래 부르고 시를 읊고 하는 걸 좋아해서 커서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이야기를 종종했었거든요. 그래서 몇 달 동안 연습을 해서 연기 시험을 보고 합격해서 영화에 출연하게 됐어요.

기자: 연기 연습은 어떻게 하셨나요?

노우주: 전문 영화배우에게 배웠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이 마음만 앞서가는 저에게 목소리 힘을 빼고 중저음 목소리로 대사를 하면 정말 좋다고 조언도 해주고 실전에서 처럼 일대일 교육도 받았죠. 연기 지도를 받는 다른 사람들보다 습득력이 빠르고 잘한다고 칭찬도 아끼지 않으셨어요.

집에 와서도 남편 앞에서 대사 연습을 하면서 조언을 구하기도 했어요. 3개월 정도 연기 연습하는 모습을 영화 감독님과 촬영 감독님이 수시로 교육장에 오셔서 보고 몇명을 뽑아서 실전처럼 대본 없이 어떤 상황을 설정해 놓고 그에 맞는 연기를 알아서 해보라는 거예요.

기자: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를 선발하는 거군요.

노우주: 네, 약 20명이 연기 지도를 받았는데 여기서 두명을 뽑아서 <인생은 꿈이었다>라는 단편영화에 조연으로 쓴다는 거였죠.

기자: 어떤 영화인지 소개를 해주시죠.

노우주: 100세 시대에 정신이 깜빡깜빡하는 병인 치매에 걸린 어르신들을 요양병원에서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 부르기, 그림 그리기, 체조, 춤 배우기, 색종이 오려 붙이기 등을 하면서 점차 병을 고치고 퇴원해 집으로 간다는 내용의 단편영화예요.

기자: 거기서 어떤 역할을 맡으신 겁니까?

노우주: 저는 치매 걸린 어르신들을 돌봐드리는 요양보호사라는 역으로 출연을 했어요. 북한에서는 간병사라고 하면 알아들으실 건데요. 촬영 들어가기 며칠 전부터 대본을 외우고 그랬죠. 텔레비젼에서 보던 전문 배우들과 영화를 찍다보니 가슴이 막 두근두근 떨리고 과연 떨지 않고 내가 맡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그랬어요. .

기자: 우리는 다 찍고 편집을 한 것을 보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준비할 것이 굉장히 많았을 것 같은데요.

노우주: 정말 정신이 없더라고요. 처음 도전하는 영화고 전문 배우들하고 해야 하니까 많이 들렸어요. 전문 배우는 분장사가 화장도 해주고 의상도 다 배역에 따라 맞추어주는 사람이 있었어요.

저는 감독님이 챙겨 주셔서 요양보호사 옷을 입고 촬영을 했어요. 분장사들이 분장도 해주고 머리도 손질해 주니 정말 내가 영화 출연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더라구요. 촬영은 8월 여름에 했는데 무더운 날씨에 촬영팀들은 무거운 촬영 장비를 어께에 메고 땀을 흘려가며 촬영을 하는데 조연 배우들이 대사를 잊어먹고 연기를 제대로 못해 계속 다시 촬영을 하는 걸 보니 제가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기자: 잘 하셨습니까?

노우주: 내 연기 장면을 찍을 땐 실수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며 다른 장면들을 찍을 때 열심히 대사와 연기를 해보고 또 화장실에 들어가 혼자 거울을 보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하며 몸에 익혔어요. 그리고는 다행히 실수 없이 끝낼 수 있었습니다.

기자: 촬영 장비 규모도 대단하죠?

노우주: 네, 카메라 5-6대를 요양병원 병실에다 설치해 놓고 또 모니터를 세곳에 놓고 찍는데 정말 여러대가 동시에 돌아가더라고요. 한 시간 정도, 제 분량의 역할을 다 찍고 나니 어느덧 영화도 마무리 단계구나 하니 온 몸에 땀이 물 흐르듯이 등골로 흘러내렸어요.

기자: 단편영화라고 하셨는데 전체가 한시간 분량인가요?

노우주: 총 감독님 말씀이 편집하면 한 시간 분량 정도 된다고 하셨어요. 상영이 되면 전체 배우진들에게 알려주신다고 했어요.

기자: 촬영 기간은 어느 정도였습니까?

노우주: 영화는 촬영 마감 할 즈음에 제가 요양병원에서 찍을 때 참여하게 되었구요. 이틀 동안 참여를 하면서 실전에서 배우들과 촬영을 한다는 부담감에 많이 긴장이 되더라구요.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노우주: 치매 걸린 어르신들은 통제가 안 되고 소통도 어려워서 대화가 엇갈리는 면들이 힘들었어요.

밥을 먹여드리면 뱉어 버리고 욕을 하고 목욕을 해드리려고 하면 안 씻는다고 떼쓰며 도망가고 입에 담지 못 할 욕을 퍼붓고 하는데 촬영상이었지만 실제를 방불케 해서 심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었죠.

기자: 특별한 경험을 하셨는데 마무리를 해주시죠.

노우주: 찜통 더위에 촬영하느라 모두 고생이 많았는데요. 정말 어렸을 때부터 꾸었던 꿈을 50대에 들어서서 이루었으니 제가 대견하기까지 했어요. 남편도 수시로 전화로 힘내라고 격려해준 덕분에 잘 끝마칠 수 있었죠. 어떤 일이든 노력없이 이를 수 없듯이 무엇이든 꿈을 향해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고 한 걸음 한걸음 실천해 나가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기자: 노우주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네,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뵐께요..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영화에 출연한 이야기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진서입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