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 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 노우주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 네, 안녕하세요.
기자 : 이 시간에는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 네, 요즘처럼 춥고 눈 오고 할때는 스케이트, 썰매를 타면서 놀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데요. 손발을 얼구면서 퇴비 생산에 동원되고 또 장마당 다니고 장거리 행방 장사를 다니며 배고프고 추위에 떨었던 고달팠던 기억도 납니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완전 다른 생활이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추운 겨울에 남한생활 특히 빠지면 안 되는 생활 필수 용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기자 : 겨울 용품 어떤 것을 전해주고 싶나요?
노우주 : 북한에선 땔감이 충분하지 않아서 집에 가도 온기를 느끼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여긴 집집마다 가스난방이 돼있어서 집에 들어가면 추위 걱정은 하지 않아요. 온돌처럼 따뜻한 잠자리를 원하면 전기매트를 사서 깔아놓고 전기를 꽂으면 따뜻하게 겨울을 지낼 수 있거든요. 예전에 북에서 살 때 중국제품인 전기장판을 사서 따뜻하게 겨울을 지내려고 했는데 전기공급이 안 되어 제대로 사용을 못 했던 생각이 납니다.
기자 : 좋은 제품이 있어도 쓸수가 없었군요
노우주 : 그렇죠. 처음 한국에 와서 첫 겨울을 보낼 때 주변 분들이 전기장판을 주셔서 잘 사용을 했는데 2-3년 지나니 전기 열선이 끊어져 못 쓰고 버렸어요. 다시 사서 썼던 제품은 전기선이 없고 온수관으로 연결된 온수매트에 전기를 꽂고 물통에 물을 넣어주면 전기가 물을 덥혀서 장판이 따뜻해 지거든요.
이런 물 장판도 인기가 엄청 많아요. 누워 자거나 구들에 깔아놓고 밟고 다녀도 매트에 전기선이 없어서 안전하고 불이 날 위험이 많이 낮기 때문이죠.
기자 : 실내 난방이 되고 두꺼운 이불이 있는데도 그런 제품을 쓰는군요?
노우주 : 특히 노인 분들은 뜨겁게 자는 습관이 돼서 그런가 봅니다. 집집마다 전기매트는 필수품이 되었고 또 난방비를 즐이기 위해 이런 다양한 기능의 전기 온수매트를 사용 해요.
큰 매트 즉 전기이불을 쓸때는 한 사람이 눕는 자리만 덥힐 수 있게 돼있어서 둘이 누을 땐 전기를 양쪽에 다 넣고 자거든요. 겨울 필수품으로 전기매트는 없으면 안 되고 여름철 비오는 날에도 습기도 높고 굽굽해서 따뜻하게 매트를 덮혀서 자기도 합니다.
기자 : 따뜻한 것이 잠도 잘오게 하고 좋긴 한데 전기가 몸에 안좋다고 사용을 꺼려 하시는 분도 많지 않습니까?
노우주 : 네, 그래서 요즘에는 전기선 자체가 아예 없는 희한한 매트들이 나와서 그 매트를 사용하는데 전자파가 없고 전기매트보다 더 뜨거워 많은 사람이 쓰고 있습니다. 일하다 다리나 허리가 시큰거리고 아플 때 이 매트 켜고 누으면 그렇게 땀도 나고 시원할 수가 없다고 친구들도 이야기들을 해요.
북에서 살 때는 아파트나 땅 집이나 나무를 때고 살면서 추운 겨울 긴 밤을 숯불에 넙죽한 돌을 데웠다가 배나 잔등에 올려놓거나 깔고 자면서 보냈어요. 그렇지 안으면 물을 따뜻하게 데워 물병에 물을 넣어 누을 자리에 깔고 잤던 생각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기자 : 전기 이불 외 다른 제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노우주 : 몇년 전부터 손에 쥐기만 해도 뜨거워지는 핫팩이란 것을 씁니다. 밖에서 하루종일 추위에 떨며 일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아요. 숯불 난로는 저리 가라고 할 만큼 군인들에게도 겨울철 필수품으로 되었다고 합니다.
쇳가루에 특수소재를 입혀 포장지를 떼고 핫팩을 세게 흔들어 주면 열이 나기 시작하는 제품인데요. 열이 70도까지 나고 40-50도 정도로 15-18시간 까지 온도가 유지되는 겁니다. 핫팩의 무게는 적게는 50g, 100g, 150g 정도 나가고 가격은 150원에서 600원 정도 하는데요. 가격도 저렴하고 겨울철 요기나게 쓸 수 있는 제품입니다.
기자 : 노우주 씨도 쓰고 계십니까?
노우주 : 네, 몸이 으스스 떨리고 감기 기운 있을 때나 손목이나 어깨가 시큰거릴 때 핫팩을 흔들어 속옷에 붙여주면 금방 따뜻해지면서 기분도 좋아지고 정말로 유용하게 씁니다. 이글거리는 숯불을 담아서 가지고 다니는 손난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학생들도 학교 갈 때 핫팩을 흔들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집에 올 때까지도 따뜻해서 누구나 좋아하는 제품 이예요.
기자 : 북한의 겨울과 달리 남한 생활은 여러면에서 많이 달라졌겠어요.
노우주 : 그렇습니다. 저처럼 손발이 얼었던 사람들은 추은 겨울이 정말 싫은데요. 여기서는 그런 생각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어요. 밖에 나갈 때 양말 신고 발바닥에 핫팩을 붙이고 나가면 너무너무 따뜻하고 주머니마다 핫팩을 넣어두면 정말 따뜻해서 좋아요. 속옷 위에 배나 잔등에 핫팩을 붙여 놓으면 땀이 나고 하루종일 밖에 있어도 추은 줄 모르고 지냅니다. 장갑도 열선이 들어가 있어서 손전화기 충전하듯이 충전해서 끼면 따뜻한 기능성 제품들이 나오고 있어요.
기자 : 사실 가게에 가보면 이런 제품도 있었나 할 정도로 세상이 좋아진 것을 느끼게 됩니다.
노우주 : 네, 저도 처음엔 이불이나 베게도 기능성 제품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기하고 놀랍고 호기심도 생기고 반신반의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차 사고 당해서 목과 어깨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동생이 기능성 베개라며 보내 주었어요. 그 베개를 베고 자면 목이 많이 좋아질 거라고 해서 베개를 봤더니 오백원 동전보다 큰 둥글둥글한 징들이 박혀져 있는거예요. 설마설마 하면서 하도 목이며 어깨가 아파서 기능성 베개를 베고 잤는데 조금씩 아프다는 느낌이 안 나는 거예요.
기자 : 가격도 비싸지 않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많은 사람이 사서 쓸 것 같습니다.
노우주 : 북한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생활용품들, 모르면 몰라도 알고는 쓰지 않으면 안될 제품들이 여기는 참 많습니다. 양말도 신고 자면 편안한 수면양말, 잠옷도 폭신하면서도 가벼운 잠이 잘 오게 하는 기능성 수면 잠옷 등 누구든 다 좋아하는 다양한 겨울철 생활필수품입니다.
남한에서 쓰는 겨울철 생활 용품을 고향에서 추위에 떨며 고생하며 살아가는 부모, 형제, 고향 분들에게 나누어주어 함께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추은 요즘 마음만이라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기자 : 노우주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 : 여러분 다음 시간에 뵐께요.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겨울철 용품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진서입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