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간절한 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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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안녕하십니까? 청진아주메의남한생활이야기이시간진행에이진서 입니다. 청진에서초급여맹위원장을하다가남한에간여성이새로운가정을꾸려제2의인생을살고있습니다. 좌충우돌실수도많았지만하고싶은것마음껏하며산다고하는데요. 오늘은또어떤이야기를전해줄지한번만나봅니다.

기자 : 노우주씨 새해를 축하 합니다.

노우주 : 네, 새해를 축하 합니다.

기자 : 보통 사람들은 1월 초에 한해 계획이나 소망을 비는데 노우주 씨는 어떠십니까?

노우주 : 저도 오늘은 간절한 소망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기자 : 어떤 겁니까?

노우주 : 최근 여러해 동안 코로나 때문에 친지들, 친척분들 만나지도 못하고 우울하고 또 그립고 보고 싶은 가족들도 만나지 못해 안타까운 나날들을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얼굴은 직접 보지 못해도 전화로 안부를 묻고 소식을 알 수 있으니 다행이었죠. 하지만 저를 비롯한 이북에 고향을 둔 사람들은 고향의 부모 형제 자식들의 소식조차 알 수 없으니 가슴만 졸이며 보낸 안타까운 날들이었습니다.

편지라도 오가고 전화를 통해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저는 낮이고 밤이고 할 수 있는 것이 기도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운 가족을 만날 수 없는 그래서 명절이 오면 더더욱 쓸쓸해지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기자 :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명절 때 북에 있는 가족생각이 더 나서 싫다고 한 말이 생각나는군요

노우주 : 제가 15년 전에 한국에 도착해 첫 설을 맞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요. 너무도 강한 영양실조로 얼굴은 누렇다 못해 거뭇거뭇해서 외국인으로 오해 받기도 했었죠. 그래서 새해 첫날 제가 했던 소원은 천국같은 세상에 왔는데 건강하게 해달라고 그러면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는 거였어요.

기자 : 명예 돈 다 좋지만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으니 우선 건장회복에 대한 소원을 비셨군요?

노우주 : 네, 여기 와서 처음으로 친구 초대를 받아 교회에 가서 소리내서 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지고 제발 건강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간절히 기도드렸던 생각이 아직도 생생 합니다. 그때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기자 : 세월이 많이 지나 건강을 회복하고 나서는 어떤 소원을 비셨습니까?

노우주 : 건강도 점차 회복되고 봉사도 하면서 살다 보니 욕심이 생기고 새해마다 또 다른 소원을 빌게 되더라구요. 건강이 회복되니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에 2016년에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소원을 빌었어요. 그리고 대학을 다니며 공부를 무사히 마쳤어요.

북에 있었으면 시키는 일에 급급해 살고 제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을 텐데 여기서는 제가 주체가 되어 마음먹고 행동에 옮기니 되더라고요.

기자 : 코로나 때에는 격리도 심하고 해서 일상생활이 어려웠는데 어떻셨습니까?

노우주 :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니 우울증이 오더라고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아까운 시간을 그냥 보내기 싫어서 자격증 공부에 도전을 했어요. 집에서 컴퓨터로 강의를 들으며 열심히 공부해서 2년 동안 8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부족한 저를 뒤에서 묵묵히 격려해준 남편 덕분에 이처럼 자격증 공부에 도전 할 수 있었죠. 남편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기자 : 코로나 기간 너무 시간이 빨리가 저에겐 지워진 세월으로 느껴지는데 올해 계획은 어떤 걸 가지고 계십니까?

노우주 : 올해는 제 계획이 가족이 건강하고, 하는 일이 최선을 다하고 그리고 건강했으면 하는 것이 망이고 또 올해 설 명절은 통일여성합창단원들과 고향의 음식인 아바이 순대, 두부밥, 인조 고기밥, 언감자 만두, 감자농마국수, 송편, 갈비찜, 명태찜 등 요리를 만들어 먹고 �U 놀이 한판 신나게 놀며 보냈어요.

고향의 주민들도 언제면 우리와 같이 하얀 쌀밥을 먹으며 따뜻한 물을 마음껏 쓰고 뜨끈한 방에서 온갖 시름 내려놓고 자유롭게 웃으며 살날이 올까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을 바라보며 간절히 간절히 소원을 빌어보았어요. 북에 남은 가족들은 물론 북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 모두 무사히 건강하게 살아주길 마음속으로 기도 드렸어요.

올해에는 서로가 화해하고 이해하면서 남과 북에 평화가 온전히 자리 잡길 두 손 모아 기도드렸어요. 남북관계가 빨리 개선돼서 가족들의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고 전화로라도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도 빌어보았어요.

그리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내 어머니를 살아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의 소망처럼 빨리 통일이 되어 서로 왕래하고 가족 친지들과 함께 설을 맞이하는 것이 소원입니다. 저의 남편도 새해 소망은 북한에 살고 계시는 장모님과 형제분들을 만나보는 것이랍니다.

기자 : 가족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간단히 어머니께 새해 안부 전해주시면 어떨까요?

노우주 : 어머님, 어머니의 딸 우주예요. 그 곳에서 힘들게 살아오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앉으나 서나 어머니를 그리고 잠 자다가도 어머니를 만나는 꿈을 꾸면 깨어나기 싫어서 꿈 한자락을 붙들고 온 밤을 어머니계시는 고향으로 달려갑니다.

어머님. 어떻게든 살아서 우리 만나요. 어머님께 해드리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악착같이 살아 내시길 간절히 당부 드립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남편과 저의 소박한 소원이 이루어지는 새해가 되기를 바라며 청취자 여러분들의 새해 소망도 다 이루고 건강하시고 만복이 함께 하시고 또 만사형통하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기자 : 노우주씨 새해 소망 다 이뤄지는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노우주 : 여러분 다음시간에뵐께요.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이야기오늘은새해 소망에 대해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이진서입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이진서, 웹담당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