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꽃이 주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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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 : 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 : 네, 안녕하세요.

기자 :이 시간에는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노우주 : 요즘은 가을이 되니 사방에 꽃이 피어서 어디가나 눈이 즐거운데요. 오늘은 남한에서 꽃을 선물하는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자 : 산에 가기 어려우니 집에서들 많이 화분을 놓고 꽃을 키우지 않습니까?

노우주 : 대한민국은 거리마다 집집마다 전체가 다 예쁜 꽃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향기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을은 물론이고 눈발이 휘날리는 엄동설한에도 꽃은 피고 지더라구요. 한국 언니들 초대를 받아 가면 집에서 겨울에도 꽃을 키우는데 보기 좋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화분을 사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비싸기도 하고 해서 망설였어요.

그런데 꽃집 사장 언니가 꽃 화분을 키울 때 화초가 시들고 생기 없어 보이면 물이나 영양이 부족해서 그럴 수 있으니 물은 일주일에 두 번 주고 영양제는 서비스로 세개 정도 주시더라구요. 또 화분에 따라서 열흘씩 물 안주는 식물도 있다면서 그런 화분을 사는 것도 좋다고 하는거예요.

기자 : 화분에 꽃을 키우는 분은 사랑해 하면서 물도 주고 하는데 솔직히 꽃 이름을 몰라도 그냥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지 않습니까?

노우주 : 그렇습니다. 제가 한국에 방금 와서 2개월 되었을 때 갑자기 큰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을 했었는데 병문안을 왔던 지인들이 너무도 아름다운 꽃화분과 생화꽃다발을 들고 오시더라구요. 난생 처음 꽃다발을 받아보니 어색하고 생소해서 어찌할 바를 모랐죠. 그때는 병문안을 오는데 왜 꽃화분과 생화 꽃다발을 가져다주나 의아하게 생각했어요.

옆에 침상에 있는 언니에게 물어보았더니 싱싱하고 아름다운 화분과 생화를 보면서 빨리 병 나으라고 가져다준다고 하는 거예요.퇴원을 했는데 화분을 여러개 집에 놓아주고 가는 분들을 보면서 그 분들의 정성을 봐서라도 어서 병과의 싸움에서 이겨야지 하는 마음을 다졌었죠.

기자 : 예전에는 산이나 들 또는 공원에 가야 꽃을 봤는데 요즘은 집에서도 많이들 재배를 하더라고요

노우주 : 네, 한국 생활을 해보니 집집마다 가보면 다양한 화초들을 사시절 키우더라구요. 왜 집에서 꽃화분을 키워요라고 물으니 방안의 공기도 깨끗하게 해주고 보기에도 좋으니 화분을 키운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화분을 지인 분들이 주기도 하고 또 시청에 인사이동 있을 때마다 화분들을 많이 사가면 실장 언니가 몇 개씩 챙겨주기도 해서 몇 년 후 부터는 저의 집에도 화분이 늘어나고 사람사는 집 같더라구요. 저의 집에 오는 손님들도 손이 걸어서 꽃 화분도 잘 키운다며 이야기 해줄 때는 제가 대견하기도 했어요.

또 동네마다 꽃을 파는 가게가 있어서 아무때나 살 수 있고 커다란 비닐온실에서 작은 나무들과 화분을 파니까 마음만 먹으면 쉽게 집에 가져와 키울 수가 있죠. 제가 대학 졸업식하는 날 지인들이 꽃다발과 장미꽃을 사가지고 와서 가슴에 달아주고 안겨주니 기분이 엄청 좋았어요.

기자 : 그러고 보니 슬프거나 기쁠때는 항상 꽃이 있네요.

노우주 : 북한에서는 그런 광경을 보기 힘든데 여기서는 졸업식이나 승진되었거나 또 새로운 가게를 시작할 때, 결혼식, 병문안 갈 때 꼭 축하용 화분이나 화한을 보내주더라구요. 그리고 지인이 돌아가셨을 때도 꽃을 보내는데 그때는 흰국화를 보내 더라구요.

장례식장에서는 흰국화를 사용하는데 왜 그럴까 물어봤더니요 흰국화는 성실, 진실, 감사라는 뜻을 담고 있다네요. 고인을 추모하는 경건하고 엄숙한 장례식장에서 저승에서는 평화롭게 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흰국화를 사용한다고 해요.

기자 :누군가에게 꽃선물을 가끔 받으세요?

노우주 : 남편에게서 여러번 꽃다발과 꽃을 선물로 받았지만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제가 어떤 상을 받을 때면 남편이 바쁜 일정도 미루고 행사장에 꽃다발을 사가지고 와서 가슴에 안겨주니 내가 정말 사랑을 받고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남편에게 고맙고 감사함을 느끼죠.

기자 : 그런데 중요한 것이 모임의 종류나 개인 취향에 따라 어떤 꼿이나 화분을 해야 할지도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는 듯 한데요.

노우주 :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남자가 승진을 해서 보내는 화분은 주로 난 화분과 돈을 불러온다는 금전수, 공기정화에 좋은 고무나무, 황금 같이 빛나는 행운의 소망이 깃든 황금죽 또 행운의 보석을 불러온다는 녹색의 보석나무라 불리는 녹보수 화분들에 승진을 축하한다는 문구를 적어 보내드려요.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에게 카네이션과 함께 존경, 사랑, 순수의 꽃말을 가진 백장미, 존경, 존중의 꽃말을 가지고 있는 노란 나팔수선화 등을 준비하고요. 또 친구 결혼식을 할 때도 큰 화환을 만들어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문구를 적어 보내주기도 해요.

기자 : 어떤 분은 무슨 꽃이냐 그냥 돈으로 주지 이런 분도 있지 않습니까?

노우주 : 저도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처음 남한에서 생활할 때 이런 꽃다발을 받거나 화환을 받을 때는 이해를 못했어요. 차라리 돈으로 주지 왜 돈 주고 꽃을 사서주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은 십년 넘게 생활하다 보니 이해가 되더라구요.

새로운 인생을 화려하고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에서 결혼식 때는 3단 화환을 보내주신다고 남편이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리고 가족형제나 지인들, 아는 사람들이 식당이나 커피 또는 찻집 등 가게를 차릴 때도 장사가 잘 되길 바라는 의미로 화분이나 화환을 보내주는 것이 여기선 일상화 되어 있어요.

기자 : 그렇죠. 적은 돈을 써서 몇 배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가치가 있는거죠.

노우주 : 맞습니다. 이런 문화를 이해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싱싱하고 예쁘고 화려한 꽃다발이나 화환을 받으면 누구나 다 기분이 좋아지고 또 작은 화분을 집에서 키울 때는 애기 키울때처럼 행복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는 것을 깨닫았습니다.오늘도 꽃꽃이를 했는데 너무 좋았어요.

기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여러분 여러분 다음 시간에 뵐께요..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꽃에 대한 이야기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참여 노우주, 진행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