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무비자 정책, 기대만큼 관광객 늘리지 못해
- 여행 흥행 실패는 정치와 경제 때문?
- 치료제 없는 중국 호흡기 감염병 'HMPV' 급증
- 시진핑 집권 기간 망명 중국인 100만 명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중국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자 면제 정책을 확대했습니다. 한국도 무비자 대상국에 포함됐다는 소식, 얼마 전에 전해드렸는데요. 기대보다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 지난해 1∼3분기에 중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천300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중국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친 수준인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관광객 숫자는 두 배로 늘어났지만, 코로나 비루스 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3%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또 중국 정부가 기대했던 수준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미국과 서유럽 국가 출신 관광객은 매우 적었고, 주로 인근 아시아 국가에서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결과는 나오게 된 이유는 뭘까요.
블룸버그 통신은 “서방 국가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인식이 나빠진 것”을 주요 요인을 꼽았고 그 배경에는 정치, 경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치 부문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이 지속되며 인터넷, 언론, 국민들에 대한 검열의 강도가 높아졌고 자유는 제한됐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중국을 여행지, 관광지로 선호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통신은 “경제적‧정치적 이유로 관광지로서 중국의 매력이 손상됐다”며 “비자 면제 정책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중국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극복할 수는 없다”는 여행 분석가 팀 바커스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또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며 방문자가 줄었고 시장의 작은 상점에서도 보편화된 중국만의 휴대 전화 결제 방식을 외국인들이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여행을 어렵게 합니다.
특히 요즘은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구글 등에 접속해 여행하는 국가의 언어를 번역하거나 지도, 식당 등의 정보를 찾아보는데 중국 정부는 자국 내의 구글 접속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이 관광객들에게 문을 활짝 연다고 해도 지금, 중국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의 무비자 정책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38개 국가에 대해 짧은 기간을 머물 경우,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했는데요. 올해는 대상 국가를 더 확대하고 무비자 체류 기간을 연장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바로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입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일부 병원에서는 대기 환자가 1천 명을 넘었고, 환자 1명이 단 5분 동안 진료를 받기 위해 3시간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최근 급성 호흡기 감염병인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즉 HMPV와 독감이 함께 유행하면서 매일 환자들이 병원에 몰리는 겁니다.
독감 치료제에 웃돈이 붙을 정도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HMPV’에 대한 우려도 커졌습니다.
HMPV는 치명률은 낮지만, 아직 치료제가 없는데요. 중국발 HMPV의 유행은 여러 면에서 지난 2019년 코로나 비루스의 악몽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현재 유행하는 비루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새로운 전염병 또한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10일,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HMPV)와 관련하여 우리는 HMPV가 새로운 변종이 아니며 60년 이상 인간에게 순환되어 왔다는 사실을 관련 당국으로부터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유행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특히 90억 명이 움직이는 중국 최대 명절인 음력설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관광 산업, 북한도 올해 상당히 공을 들이는 분야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도 지난 12월 말, 딸 주애를 데리고 동해안의 원산-갈마지구를 찾았습니다. 북한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을 육성해 외화를 벌어들일 목적으로 관광지 개발을 해왔는데요, 올해 6월 갈마지구가 개장하면 여름 성수기를 맞아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 통제 국인 북한 여행을 반기는 관광객이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지난해 8월, 북한 여행을 다녀온 러시아 관광객들은 ‘여행이 아니라 감옥에 갇힌 기분이 들었다’며 통제만 있는 북한 여행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여행의 본질은 멋진 풍경과 호텔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과 만나고 그곳의 문화를 자유롭게 즐기는 데 있는 것을 북한과 중국 당국, 모두 알아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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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제 인권단체인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유엔난민기구(UNHCR)의 통계를 바탕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인 망명 신청자는 115만 8천739명입니다. 이 수치에는 2024년의 잠정치가 포함돼 있습니다.
시진핑 집권 초기인 2012년 1만 2천362명, 지난해 잠정치 17만 6천239명을 비교하면 1,426%나 폭증한 겁니다.
특히 2022년 한 해 동안의 망명 신청자 수는 시 주석 이전 후진타오 주석의 집권기 10년 간의 망명 신청자 수와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시 주석은 2012년 11월 15일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하며 지금까지 장기 집권 중입니다.
그러나 망명을 신청한 중국인들이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일부 중국 정부에 우호적인 국가에서는 중국인들을 본국으로 강제 송환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망명을 신청한 국가는 미국이며, 호주·브라질·한국·영국 등이 주요 국가로 확인됐는데요, 망명자들은 목숨을 건 위험한 경로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남미의 콜롬비아와 중미 파나마 국경에 위치한 정글 ‘다리안 갭(Darien Gap)’을 통과해 미국으로 향하거나 발칸반도를 통해 독일로 들어가는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강력한 국경 통제로 인해 이제 인도네시아 군도를 통해 호주로 향하는 새로운 밀입국 경로가 주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호주 일간지 가디언은 소형 선박을 이용해 인도네시아 발리와 쿠팡에서 호주에 밀입국하려는 젊은 중국인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현지 외딴섬의 어부들이 밀입국자를 호주로 데려가기 위한 사업에 동원된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주 밀입국이 결코 쉽지 않다고 경고했는데요. 대부분의 밀입국 지점은 혹독한 기후, 위험한 동물, 가장 가까운 마을이나 도시까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호주에서 가장 외딴 지역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 온라인에서는 호주 밀입국을 시도하는 젊은이들이 동료를 구하고 있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분명 북한보다는 훨씬 부유한 국가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한 때 굶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탈북했는데, 왜 중국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그 나라를 떠나는 걸까요.
개혁개방 이후 자유로운 삶을 누리던 중국인들은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1인 독재 권력이 강화되고 개인의 자유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자 이를 견디지 못한다는 분석입니다.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떠난다는 의미, 아마 저와 같은 탈북민들이 그 심정을 가장 잘 이해할 것 같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오디오 소스 : 로이터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