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젠슨 황’이 트럼프 취임식 대신 간 곳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이례적으로 최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는 등 트럼프 집권 2기를 맞아 연일 미국을 향한 화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데요, 그 배경,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합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47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한정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가부주석이 참석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한정 부주석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앞서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회담을 통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한 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19일 워싱턴에서 밴스 당선인을 만나 당선을 축하하고 시 주석과 트럼프 당선인의 전화 통화를 언급하며 “중국은 중·미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마오닝 중국 외부교 대변인] 중국과 미국이 새로운 시대에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하며 이는 양국과 세계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입니다.

트럼프·밴스 정권 인수팀도 밴스 부통령 당선인이 한 부주석을 만나 합성 마약류인 펜타닐, 미중 무역 균형, 지역 안정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 부주석은 또 미·중무역위원회와 미 상공회의소 등 미국 측 무역 책임자들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양자와 면담 자리에서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 기업들이 기회를 잡아 중국의 발전 성과를 함께 누리고, 중·미 무역 관계 증진에 새로이 큰 기여를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시 주석과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7일 전화 통화를 하며 미·중 간 협력을 강조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100일 이내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중국 관영 매체들은 트럼프 취임을 계기로 미국에 우호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신화통신은 로스앤젤레스(LA)발로 중국계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미국 서비스가 19일 재개됐다고 전하면서 틱톡이 성명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에서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해줬다고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틱톡 서비스가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장기적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미국 인터넷 사용자들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홍수(小紅書)로 몰려든 일도 관영매체에서 계속 언급되고 있습니다. 미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미국에서 ‘틱톡’ 서비스 사용이 금지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중국 인터넷의 ‘샤오흥수’라는 서비스에 가입했는데요, 이를 두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용감한 탐험가들”이라며 반겼습니다.

인민일보는 18일 자 사설에서 “이번 양국 인터넷 사용자들의 교류는 ‘21세기판 핑퐁외교’로도 불린다”며 “개방, 교류, 상호 배움은 인류의 변하지 않는 주제이며 각국 민중의 마음에서 나오는 열망”이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트럼프 집권 2기에 발맞춰 연일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것과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내수 회복과 경제 살리기를 중점과제로 내세운 시 주석이 미국 등 서방과의 마찰을 피하면서 경제성장에 매진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특히 올해는 중국이 첨단 제조 강국에 진입하겠다고 밝힌 ‘제조2025년의 원년’이기도 한데요,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은 최근 들어 미국을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반복해서 내세우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 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제 정세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는데요, 대만 문제도 ‘일국양제’를 거론하며 ‘통일은 필연’이라는 점을 강조한 지난해 메시지보다 다소 수위를 낮췄습니다. ‘늑대전사’로 불리는 강경파 외교관들에 대한 인사 조치도 지난해 마무리된 상황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중국과의 패권 전쟁을 선포하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9일 미·중 평화를 강조하며 정면 대결을 피하려는 지속적인 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정책을 전환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양국의 연간 교역액이 6,600억 달러를 넘고, 미국 기업 7만 곳이 중국에서 매년 50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0일 “미국의 새 행정부가 강력한 적을 경계하는 듯한(如臨大敵) 대(對)중국 정책 틀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중화권 매체들은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적극적으로 우호 분위기를 조성하는 의도에 대해 양면성을 띤다고 평가했습니다.

20일 홍콩 싱타오 일보는 트럼프가 취임을 앞두고 시진핑과 통화하는 등 중국에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선우후적(先友後敵)’ 즉 ‘먼저 친구 행세를 한 다음 적이 된다’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라며 “중국은 트럼프의 행보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장단에 맞추고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에 손을 내미는 중국과 달리 김정은 총비서는 올해 신년사 격인 지난 연말 노동당 제8기 11차 전원회의에서 미국을 향한 ‘초강경 정책’을 언급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파병 등 러시아와 밀착하고 남북 관계 단절시키며 대외 노선을 전환한 북한은 새해에도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 총비서의 강경 대외 노선은 오히려 심각한 안보딜레마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나토 즉 북미와 유럽 국가들의 군사 동맹, 북대서양 조약 기구의 확장을 막으려던 러시아의 의도와 달리 북한군 파병으로 나토가 동북아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한 안보가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이 같은 북한의 초강경 행보에 미국과 화해 분위기 조성에 나선 중국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결국 김 총비서의 초강경 대미전략은 미중 간 타협의 소모품으로 되어 북중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관련 기사>

[오늘의 중국] ‘무비자’도 무소용Opens in new window ]

[오늘의 중국] ‘한국 여객기 참사’ 중국도 추모 물결Opens in new window ]

전 세계 인공지능(AI) 칩 기술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인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등 세계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지만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오히려 중국을 찾았는데요, 어떻게 된 사연인지 오늘의 두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엔비디아의 창립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대만 출생으로 어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93년에 엔비디아를 공동 설립해 그래픽 처리 장치 GPU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GPU는 처음에는 주로 게임 그래픽을 위해 개발되었으나, 황의 비전으로 인공지능, 자율주행, 데이터 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며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젠슨 황은 기술뿐 아니라 경영자로서도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며 엔비디아를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는 중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엔비디아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중국 내 주요 도시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그래픽 처리 기술을 통해 중국의 첨단화와 혁신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이차이와 펑파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황 최고경영자는 전날 저녁 엔비디아 베이징지사의 연례 춘제(春節·음력설) 맞이 행사에 참석해 인공지능(AI) 발전을 주제로 연설했습니다.

젠슨 황은 "우리는 새해의 시작과 함께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축하하고자 여기에 모였다"면서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상용 컴퓨터가 만들어진 뒤에 인공지능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컴퓨터 발전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제 인공지능은 믿을 수 없이 놀라운 기술일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일상에 스며든 기술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그는 "사람들이 잘 모르겠지만,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 25년이 됐다. 지난 20여 년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장과 국가 중 하나의 현대화를 위해 함께 기여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베이징·상하이·선전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총직원 수는 약 4천 명이라고 황 최고경영자는 밝혔습니다.

젠슨 황은 앞서 지난 15일에는 엔비디아 선전 지사의 연례 춘제 행사에 참석했으며, 이어 고향인 대만을 방문하고 지난 17일 대만 지사의 종무식 행사에 참석하는 등 중국과 대만 각지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젠슨 황이 중국과 대만을 방문한 일정은 인공지능 칩의 글로벌 수요 증가와 더불어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북한도 인공지능 및 그래픽 처리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제 제재와 경제적 한계로 인해 첨단 기술 수준이 글로벌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과의 협력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요 이는 북한이 눈앞에 다가온 4차 산업 시대의 낙오자로 전락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오디오 소스 : 로이터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