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4년 ‘독재’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에 신중한 반응
-아사드 대통령, 일가족과 함께 비행기로 러시아로 도피
-대중 앞에서 사라진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4년 만에 등장
-내수 경제를 위한 중국 정부의 선택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54년간 이어진 시리아의 철권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의 대반격으로 붕괴했습니다. 그동안 아사드 정권의 후견인 노릇을 해온 중국의 입장이 난처해졌습니다. 아사드 정권의 몰락에 대한 중국의 반응, 오늘의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지난 7일 시리아 반군은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아사드 대통령 일가는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로 도주했습니다. 이로써 13년 넘게 이어진 시리아 내전은 반군의 승리로 끝났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은 당혹감을 드러냈습니다.
9일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시리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내놨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과 시리아의 우호 관계는 중국과 시리아 양국 국민의 관계입니다. 우리는 시리아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곧 안정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겉으론 태연한 하지만 그동안 중동의 학살자로 불리던 아사드 정권과 손잡고 미국에 맞서 중동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던 중국의 입장에서 아사드 정권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중국은 시리아 내전에 직접 개입해 아사드 정권을 강력 비호해온 러시아나 이란보다는 덜하지만 아사드 정권과 정치, 경제, 군사적 유대관계를 다져왔습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아사드 정권 제재 결의안이 여러 차례 올라왔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 채택을 번번이 무산시켰습니다.
시리아는 경제적으로는 2022년 시진핑 중국 주석의 최대 역점 경제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공식 참여하는 등 중국의 중동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아사드 대통령을 만나 양국 외교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도 했습니다.
아사드 대통령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시리아에 내전이 발발하자 반정부 시위대를 가혹하게 살상·탄압해 학살자로 꼽힌 인물입니다. 시리아는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과 잔혹 행위를 이유로 아랍 국가들로부터 관계를 단절당했고,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에서도 퇴출당했습니다.
‘중동의 학살자’로 불리며 국제사회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됐던 아사드 대통령은 중국의 지지를 받으며 국제무대에서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중국과 시리아의 밀월 관계는 외교·투자 등 여러 측면에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군이 이끌 시리아 새 정부가 아사드 정권을 지지해 온 중국에 전향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상하이외국어대 중동문제연구소의 판훙다 교수는 시리아 새 정부가 미국과 튀르키예 중 어느 쪽에 동조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러시아, 이란, 중국에 의지하지 않을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을 경계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 통제를 강화해 온 중국의 정책 기조도 시리아 새 정부와의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반군 지도자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자로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속한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으로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자바트 알누스라)을 전신으로 하고 있습니다.
HTS는 여성의 히잡 강제 착용을 금지하는 등 온건책을 펴왔지만, 미국은 여전히 HTS의 목표가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이라고 보고 HTS를 테러단체 명단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4년 시 주석의 신장 자치구 방문 당시 우루무치 기차역에서 발생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폭탄테러 이후 이슬람 분리주의·극단주의 운동을 근절하겠다며 신장에서 종교·사회 통제를 강화해 왔습니다. 과거 아사드 정권과의 협력 의제 가운데에도 신장 자치구의 소수민족 위구르족 문제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다만 장기간 내전으로 피폐해진 국가를 재건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리아 새 정부가 중국을 적대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장루프 사만 싱가포르 국립대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수년간의 내전 끝에 막대한 투자와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새 정부는 중국과의 프로젝트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리아가 중국의 ‘주요 파트너’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의 투자 추진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리아의 독재자 아사드의 몰락에 중국은 물론 북한 김정은 총비서도 놀랐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는 김일성 공원이 있을 정도로 북한과 시리아 관계는 가깝습니다. 아사드와 김 총비서는 무슨 기념일만 되면 축전을 주고받으며 우호를 다졌습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북한 관영 언론 분석 결과 김 총비서와 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34차례 서신을 교환했다고 5일 보도했습니다.
두 정상 간 서신 교환이 잦은 것은 양국 간 우호 관계와 무기 거래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시리아는 북한과 1966년 수교를 맺은 뒤 대한민국과의 수교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의 단독 수교국입니다.
또 북한은 시리아를 통해 주변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9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시리아에 무기를 팔고 있으며, 시리아를 통해 중동·아프리카 지역에도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기 대부분 재래식인 가운데 예멘, 리비아 등 무장단체에는 탄도미사일도 판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지구촌 악당 4인’을 선정한 적이 있는데요, 탈레반 수장, 소말리아 무장 단체 수장, 그리고 북한 김정은 총비서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었습니다.
아사드 정권의 붕괴 배경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수렁에 빠져 시리아 문제까지 관여할 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에 의존해 연명해 가던 아사드 정권이 러시아의 지원이 중단되자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은 러시아에 모든 것을 걸고 도박에 뛰어든 김정은 총비서에게도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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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규제를 비판한 뒤 은둔생활을 이어오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4년 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했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시나테크놀로지 등에 따르면 마윈은 지난 8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앤트그룹의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사로 섰습니다.
마윈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인공지능 즉 AI가 가져올 변혁은 모든 이들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면서 "AI가 모든 것을 바꾸겠지만, 그렇다고 AI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미래에 할 수 있는 일은 지난 20년간 과학기술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진보와 변화를 가져오게 만든 것과 같은 일들이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AI가 우리에게 감성을 부여하게 하고, 그 감성을 다시 AI에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때 중국의 최고 부호로 꼽혔던 마윈은 20년 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도입해 중국의 결제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2020년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포럼에서 당국의 핀테크 규제를 비판한 것을 마지막으로 마윈은 중국 내 공개석상에서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마윈의 발언을 심각한 도발로 규정한 중국 당국은 직후 마윈의 알리바바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 상장을 무산시켰고, 이어 정보기술기업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알리바바는 수십억 달러의 반독점 벌금 폭탄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후 마윈은 해외를 전전하는 등 은둔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6월 일본 도쿄대에서 연사로 나서는 등 공개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 정부가 침체된 경제살리기 일환으로 마윈의 공개 활동을 보장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마윈의 활동 재개를 통해 민간기업의 활동을 장려함으로써 위축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최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주요 국제 경제기구 책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중국은 내수를 확대하고 소비 진작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창 총리는 전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경제 관련 행사에서 "글로벌 생산 및 공급망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흐름을 유지하며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수를 확대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미해결 문제 해결을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지속적인 경제 회복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북한은 세계의 흐름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한때 북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던 돈주라 불리던 개인 사업가들을 몰락시키고 시장 기능과 규모도 크게 축소했습니다. 대신 경제에서 국가의 지분을 크게 늘리며 80년대로 회귀 중입니다.
우주를 바라보는 인공 지능의 시대에 북한이 택한 것은 석탄과 화목으로 가는 목탄 열차인 셈입니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달리는 목탄 열차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에만 존재합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