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시진핑의 중국몽, 악몽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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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경제가 미국 추월? 격차 12% 커져
  • 침몰 직전의 중국 서민경제, 신용불량자 854만 명
  • 시진핑의 중국몽이 악몽으로 변하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세계 경제 2위 위상을 자랑하는 중국. 중국은 2028년이면 미국 경제를 추월할 것이라 예상됐지만 경제 침체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2021년 미국의 76% 수준까지 따라잡았던 중국 경제 규모가 지난해에는 64%까지 줄었는데요, 2년간 무려 12%나 격차가 커진 셈입니다. 중국 사회 각 분야에서 비상 신호가 울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영국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말 “중국은 다른 선진국과 달리 코로나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를 겪지 않았다”며 “성공적인 초기 방역뿐 아니라 공격적 경제 정책, 미국보다 4배 많은 인구 덕분에 중국은 조만간 세계 최고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당시 영국의 경제연구소는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하는 시점을 2028년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관련 전망이 나온 이듬해인 2021년, 중국의 경제 규모는 미국의 76% 수준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 미국 경제의 절반 수준이던 중국 경제가 10년도 안 돼 4분의 3 규모까지 추격한 것입니다. 과거 동서냉전 시절 미국의 경쟁자였던 소련의 최대 경제력은 미국의 40% 수준이었으니 중국의 발전 속도는 실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중국 경제는 2021년 정점을 찍고 이후 2년 연속 하락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지난해 중국 경제 규모는 미국 대비 64%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2년간 무려 12%의 격차가 발생한 것인데요, 이는 코로나가 종식되면 중국 경제가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했던 일부 전문가들의 진단과 달리 중국 경제가 구조적 한계로 인해 깊은 침체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중국에 조만간 추월당한다던 미국은 오히려 코로나 종식과 함께 소비가 활성화되고, AI 즉 인공지능 등 각종 신기술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몰리는 투자 덕분에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가 넘는 인플레이션 즉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물가는 상승하는 현상을 잡기 위해 금리를 갑자기 올리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작년 3분기와 4분기 연거푸 깜짝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그 배경은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시장 그리고 견고한 노동시장 덕분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 상황은 미국과 정반대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증시 부진 속에 대출 연체율,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서민 경제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국내총생산 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이 경제난의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셩라이윈, 중국 국가통계국 부국장의 말입니다.

INS- "외부 환경과 내부 수요 부진의 모순을 보면 경제활동이 근본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안정적인 경제 회복을 위한 기반을 더 다져야 합니다."

중국의 부동산 총액은 약 60조 달러로 미국의 세 배 수준인데요, 사실 부동산 침체는 일정 정도 시진핑 정부의 책임이 있습니다. 시진핑은 2021년, 장기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부유’라는 개념을 강조합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부가 양극화되고 교육 격차가 어지간한 자본주의 국가보다 심해지면서 부동산 안정에 총력을 기울입니다. 그러면서 강하게 부동산 관련 자금을 규제하기 시작합니다.

은행에서 주택 담보 대출을 규제하면서 중국의 주택 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헝다,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자금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도산 위기에 놓이고 이것이 경제의 뇌관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준비하는 29일, 헝다는 홍콩고등법원에서 청산 명령을 받습니다. 회사를 해체하고 남은 재산은 빚을 갚으라는 것인데, 빚이 무려 3,329억 달러에 이릅니다.

또 중국 금융가에 따르면 알리바바, 진둥닷컴, 핀둬둬 등 주요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전체 소액 대출 규모는 7조 위안(9,736억 달러)으로 추정되는데요, 연체율이 평균 4%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689억 위안(374억 달러)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금융권 관계자들은 연체율이 더 올라갈 중국 서민들의 연쇄 파산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금융권 ‘블랙리스트’에 오른 18세 이상 59세 미만의 중국 성인은 지난해 854만 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시간에 여러 차례 전해드렸지만 중국의 청년 실업률 역시 지난해 6월 역대 최고치인 21.3%를 기록한 후 한동안 발표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38개 주요 도시의 신규 직원 월평균 로임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하락한 1만 420위안(1,449 달러)을 기록했습니다.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입니다.

이러다 보니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지난해 4~5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소매 판매는 점차 둔화하면서 12월 7.4%, 연간 7.2% 증가에 그쳤습니다. 내수가 위축되면서 중국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0.3% 하락하는 등 최근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소비 여력이 있는 계층도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출에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 즉 기초체력 약화에 외국인 투자자들도 빠져나가고 있는데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외국으로 빠져나간 돈은 4,939억 위안(687억 달러)입니다. 이는 2018년 이후 5년 만의 첫 자본 순유출입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반간첩법 강화로 외국 기업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데요, 미국이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첨단산업에 대한 대중 투자를 봉쇄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또 이 같은 외국인 자금 이탈은 증시 부진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 내세운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 비전을 내세우고,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려 분투했으나, 옛 중화 제국의 명성을 되찾기도 전에 중국몽이 악몽(惡夢)으로 변할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애덤 포즌 소장은 최근 블룸버그에 “시진핑 주석이 팬데믹 기간에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자의적이고 권위적인 권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 가계와 기업이 돈을 쓰지 않고 쌓아 놓고 있다”며 “‘경제적 코로나 후유증을 겪는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강력한 코로나 봉쇄 정책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장기 부진을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북한 경제도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코로나로 국경을 봉쇄하고 그 기간 중국의 반간첩법에 해당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 보호법‘ 등을 제정해 주민들에 대한 사상 문화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또 양곡 사업소 개설, 장마당 통제 등 반시장 정책을 편 결과 북한 경제는 코로나 기간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그 후과는 주민들이 오롯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아무리 인민 생활 향상과 지방 균형 발전을 강조해도 북한 경제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반성해야 할 이유입니다.

두 번째 소식입니다.

한국의 e스포츠 팀이 타이완을 국가로 언급한 후 중국이 한국팀의 공식 중계를 중단했습니다. e스포츠는 실제 경기가 아닌 컴퓨터 게임 속에서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입니다. 영어로 일렉스토닉스 스포츠 즉 전자 스포츠의 앞 자를 따서 e스포츠라 부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29일 한국 e스포츠 팀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리그 공식 중계를 중국이 중단해 버렸다고 전했습니다. 2018년부터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공식 중국어 중계 서비스를 독점해 온 중국 온라인 게임 플랫폼 후야는 지난 17일 시작한 2024 LCK 봄 정규 리그의 중계를 갑자기 중단한 것인데요.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일이 한국 e스포츠 팀인 젠지를 둘러싼 최근 논란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12월 젠지는 페이스북에 타이완을 국가로 언급하면서 중국 온라인에서 분노를 유발했다”며 “젠지가 이를 사과한 뒤에 다시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겠다며 사과를 철회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은 소위 대국 외교를 주장하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며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데요, 영토 주권에 해당하는 ‘핵심 이익’을 침해당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남북 관계에서 한민족, 통일 개념을 삭제하고 적대 국가로 규정했는데요, 이는 선대의 통일 유훈과 8천만 겨레의 통일 염원은 물론 수천년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의 뿌리를 부정하는 것으로 ‘김씨 왕조’의 유지를 위해 민족을 배신하는 ‘영구 분단’ 전략을 택한 것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에디터:양성원

제작: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