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문 사태 35주기, 베이징 지하철 광장 쪽 출구 봉쇄, 검문 강화
- 금지된 검색어 '텐안먼' 대신 5월 35일, VIIV(64), 6.4 달러 은어 등장
- 지린성에서 미국 대학 강사 4명 괴한의 흉기에 피습…증오 범죄?
- 북 '오물풍선'에 대한 중국 사람들 반응 '김여정은 무뢰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지난 4일은 중국에서 대학생들이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벌였던 텐안먼(天安文), 우리말로 ‘천안문 사건’이 발발한 지 3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중국 당국은 언론과 인터넷에서 천안문(텐안먼) 사건 언급을 막고, 관련 행사를 엄금했지만 그 의미는 사라지지 않고 기억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텐안먼 즉 천안문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인 1989년 6월 4일, 베이징에 위치한 천안문 광장에서 학생 시위대와 시민들이 정치 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하자 중국 당국이 군대를 동원해 유혈 진압한 사건입니다. 중국 당국은 천안문 사건을 ‘정치파동’으로 표현하지만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은 ‘천안문 광장 도살‘, ’89년 민주화 운동‘으로 부릅니다. 또 중국 인터넷에서 ‘천안문 사건’과 관련 검색어의 사용을 막아, 6월 4일을 다른 방식으로 표기한 5월 35일, 로마숫자 표기법으로 VIIV(64)로 표기하는 등 은어로 지칭되고 있습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최초 공식 발표에서 민간인 사망자 300여 명, 부상자 7천여 명이 발생했다고 밝혔으나 1990년 7월 5차 국무원 보고에서 공안부가 밝힌 숫자는 민간인 사망자는 875명, 부상자는 약 14,550명이었으며, 군인과 경찰 사망자는 56명, 부상자는 7,528명입니다. 그러나 국제적십자협회가 추산하는 사망자와 부상자 숫자는 더 많습니다. 사망자는 2,600여 명으로 추산하며 비공식 집계로는 10,0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천안문 사건의 원인은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 누적된 문제점이 폭발한 것으로 봅니다. 1978년 이후 지난 10년 동안 개혁개방 정책으로 생활은 나아졌지만 대신 특권층의 부패가 만연하여 인민들의 불만 대상이 높았습니다. 더욱이 경제 과열로 인한 인플레와 소득 격차에서 오는 불만 등이 상승효과를 내어 급기야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로 발전했습니다.
당시 중국 베이징대, 칭화대 등 명문대 학생들이 주축이 된 대학생 시위대는 천안문 광장에서 단식까지 하며 민주화 시위를 이어갔고 베이징 시민들도 나서 학생들을 지원했습니다. 천안문 사건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진압군의 탱크 앞에 홀로 두 팔 벌려 막아선 한 청년의 모습인데요. 이 장면은 사진으로 담겨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천안문의 의미와 참여했던 학생, 시민들의 용기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천안문 민주화 시위는 비록 진압됐지만 중국 대학생들의 민주화 정신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해마다 중화권과 전 세계에서 이어져 왔는데요, 하지만 시진핑 국가 주석 취임 이후 1인 독재 권력이 강화되면서 천안문 사건 추모 행사도 탄압받는 분위기입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닌데요, 중국 당국은 베이징과 홍콩 등지에서 추모 행사를 원천 봉쇄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INS - 1980년대 후반 정치 소요에 대해 중국은 과거에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를 빌미로 중국에 대한 어떤 비방이나 내정 간섭에 반대합니다.
또 중국 정부는 천안문 광장 부근에 불심 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2일부터 5일까지 천안문 광장 쪽의 출구를 폐쇄했습니다. 또 매년 홍콩에서 열리던 톈안먼 사태 기념행사도 올해는 최근 통과된 국가보안법 등의 영향으로 열리지 못했습니다.
홍콩 경찰은 3일 밤거리에서 선동적인 의도로 구호를 외치고 경찰관을 공격했다는 이유 등으로 시민 4명을 체포했습니다.
INS- 경찰 단속, 진압 현장음
또 빅토리아 공원 인근인 코즈웨이베이 등에서 휴대전화 전등을 켜거나, 국가보안법 관련 책을 들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10여 명을 연행했는데요, 이 중에는 현장을 촬영하던 스위스 사진가도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현지 서점 중 일부는 이날 양초를 6.4 홍콩달러에 판매하거나 ‘5월 35일’이라는 전시판을 내걸어 이에 항의했습니다. 5월 35일은 중국 당국 검열을 피해 시민들이 6월 4일을 표현하는 방식인데요, 5월 31일에 4일을 더하면 6월 4일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가운데 홍콩 경찰의 체포에 자유로운 일부 서방 외교관과 공관은 천안문 사건 추모 집회에 참석해 중국 당국의 탄압에 항의했습니다. 홍콩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소 5명의 홍콩 주재 서방 외교관들이 30년 넘게 천안문 시위 희생자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던 빅토리아 파크를 찾아 거닐었습니다.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톈안먼 시위 이듬해인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6월 4일 저녁에 수만 명이 참여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습니다.
중화권에서 천안문 사태에 대한 추모가 허용됐던 유일한 곳은 대만입니다.
INS- 추모 행사 현장음
천안문 사건 추모를 원천 봉쇄한 중국 당국의 조치에 해외에서도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톈안먼 사태 무력 진압 당시 개혁개방 이후 처음으로 중국이 세계로부터 고립됐으나 지금은 체계적이고, 점진적이며, 장기적인 고립을 받고 있어 중국은 역사 이래 가장 소외됐다고 꼬집었습니다.
1989년 6월 중국에서 대학생들의 민주화 시위가 있었다면 그해 7월 평양에서는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이 열렸습니다. 전해인 1988년 서울올림픽에 대항해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한 행사에는 177개 국가, 2만 2천 명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88 서울올림픽이 동서냉전의 벽을 허물어 지구촌 화합의 장을 만들고, 국가의 경제 번영과 민주화에 크게 기여한데 반해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은 북한에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입히고, 수령의 권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민주적 체제 전환의 기회를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만약 북한이 1989년에 40억 달러의 국고를 탕진한 세계청년학생축전 대신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처럼 개혁개방과 체제 전환의 길을 선택했더라면 90년대 중반 최소 수십만 명이 굶어 죽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고, 현재의 북한은 3대 세습 독재정권이 아닌 민주화된 모습으로 변했을 것입니다.
### 프로모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향후 5년 안에 미국 젊은이 5만 명을 중국으로 초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인적교류를 강화하려는 시진핑 주석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미국 대학 강사 4명이 지난 10일 중국 북동부 도심 공원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11일 AP통신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아이오와주 코넬 대학 측은 전날(현지시각) 강사 4명이 '중대한 사고'로 다쳤다고 발표했습니다. 사건은 이 대학이 자매결연한 중국 베이화(北華) 대학 소재지인 지린시 도심 베이산(北山) 공원에서 전날 정오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11일 현지 경찰이 용의자로 최(崔)씨 성을 가진 55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 씨는 공원을 걷다가 자신과 부딪히자 외국인들과 그를 막으려 다가온 중국인 1명을 흉기로 찔렀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보도는 물론 인터넷에 올라온 관련 소식도 검열로 삭제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은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란 점을 강조하며 양국 간 외교 분쟁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사건을 빠르게 수습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양국 인문교류 정상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의 강성 애국주의 성향 언론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도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우연하게 외국인이 피해자가 된 사건이길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미국인에 대한 혐오감을 가진 개별적 중국인의 소행이 양국 간 인적 교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북한 오물 풍선에 대한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의 반응, 전해드립니다.
유튜브 통로(채널) 중엔 돈을 지불하면 원하는 문구를 춤추며 읽어주는 ‘팀 아짐키야’(Team Azimkiya)가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사람이 운영하는 통로인데 정말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최근 이 통로에 ‘정은아 오물 풍선 그만 날려’라고 외치는 영상이 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 남성이 ‘정은아 오물 풍선 그만 날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어설픈 한국말로 이 문구를 외치면, 상의를 탈의한 나머지 여섯 명의 남성들이 춤을 추며 따라 외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해당 영상은 북한이 지난 1일~2일 대남 오물 풍선을 2차 살포한 뒤에 올라왔는데요, 최근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지속적으로 날려 보내자 누군가 동영상 제작을 신청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에 우호적인 러시아 주민들도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없는 더러운 행동을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중국에서도 이번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여정 당 부부장에 대해 ‘무뢰한’이라는 여론이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이제 오물 국가라는 자랑스럽지 않은 별명을 하나 더 얻었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오디오 자료 출처 : 로이터
제작:이현주
에디터: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