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기념일입니다. 남북이 지난날의 전쟁을 함께 반성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다짐하는 날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지금 한국, 미국, 북한 등이 상대를 겨냥한 군사행동과 거친 말을 주고받으면서 긴장이 오히려 고조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역사를 더듬어보면 원인을 제공한 나라가 북한이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은 금년에 들어서도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면서 7차 핵실험 징후까지 풍김에 따라 한미 양국이 이에 대비하는 연합훈련을 강화했습니다. 북한이 로켓 발사, 신형 순항미사일 개발, ICBM급 미사일 발사, 핵탄두 공개, 핵탄두 공중 폭발 실험 등 매우 위협적인 군사 활동을 벌이면서 이에 비례하여 한미 연합대책도 강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핵 위협이 가중되면서 한국 국민의 독자 핵무장 찬성 여론이 80%에 육박하던 지난 4월 26일, 한미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공조에 합의했고 7월 18일에는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되었던 핵협의그룹을 창설하여 첫 회의를 가졌습니다. 워싱턴 선언 이후 양국은 각종 연합훈련들을 통해 대응체제를 확인하고 있으며 미국은 빈번하게 정찰기와 핵잠수함들을 보내 동맹국 보호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반도 주변에 정찰기들과 전략폭격기들을 집결시켰고 6월 16일 핵추진순항미사일잠수함(SSGN) ‘미시건함’을 그리고 7월 18일 핵추진탄도미사일잠수함(SSBN) ‘켄터키함’을 부산항에 기항시켰으며, 24일에는 핵추진공격잠수함(SSN) ‘아나폴리스함’을 제주 해군기지에 기항시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켄터키함에 승선하여 미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함내를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운용하는 정찰기 중에는 RC-135 코브라볼, RC-135 컴뱃센트, U-2기, 글로벌호크 무인기 등이 있는데, 이들은 적외선 장비 등 첨단 광학장비와 고해상도 카메라로 수십km 밖에서도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고 자동차 번호판을 식별하며, 컴뱃센트는 첨단 센서를 통해 수백㎞ 밖의 신호 정보나 미사일 발사 전파 등 전략정보를 수집합니다. 미국은 이런 감시정찰 자산들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 핵실험 등의 징후를 탐지하거나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궤적과 탄착지점을 파악하여 실시간으로 미국 대통령, 국방장관, 군 지휘부 등에 보냅니다.
이런 군사활동은 근본적으로 북한의 핵무력 증강과 공세적 핵독트린에 따른 것이지만, 북한은 매번 미사일 발사나 담화를 통해 책임을 상대국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정찰활동과 폭격기들 때문에 불안을 느꼈던지 7월 10일 국방성 대변인을 통해 “미군 정찰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면서 격추 가능성을 위협한 뒤 이틀 후인 7월 12일 화성18형 ICBM을 쏘아 대미 무력시위를 했습니다.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가 열리고 부산에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이 입항한 다음날인 7월 19일에는 단거리 미사일 2기를 쏘았습니다. 미사일들이 발사지인 순안에서 부산항까지의 거리인 550km를 비행한 것을 보면 노골적으로 미 잠수함을 위협한 행동이었습니다. 7월 20일에는 강순남 국방상이 담화를 통해 “전략핵잠수함을 포함한 미 전략자산 전개가 우리의 핵무력정책법에 명시된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 미국은 자신들의 전략자산이 너무 위험한 수역에 들어왔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틀 후인 7월 22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에 ‘화살1형’ 및 ‘화살2형’이라는 순항미사일을 쏘고 ‘화산31’이라는 핵탄두를 공개하면서 ‘화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합참과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한국에 전개되는 미 전략자산들을 핵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리고는 24일 자정에 또 다시 두 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24일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한 미 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함’에 대한 반발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북한은 금년에만 21회에 걸쳐 40여 기의 미사일을 쏘면서 꼬박꼬박 맞대응을 하고는 책임은 상대에게 떠넘깁니다. 남과 북이 손을 맞잡고 공동번영을 향한 협력을 다짐하는 정전기념일은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이번 장마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은 폭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비 피해나 폭염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더운 날씨만큼이나 짜증나게 하는 한반도의 군사상황이 진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