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성들에 밑천 안 드는 샘물장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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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에서 종자돈(자본) 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 샘물장사가 남성들이 할 수 있는 장사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1일 “요즘 도시에서는 밑천이 없어도 돈벌이가 가능한 샘물장사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며 “특히 직장에 출근하는 문제로 장사를 하지 못해 당비조차 낼 수 없었던 남성당원들이 앞다퉈 샘물장사에 나서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우리나라는 상하수도사업소에서 보내주는 수돗물은 오염이 심해 도저히 식수로 사용할 수 없으며 자체로 설치한 펌프물(지하수)도 석회질이 많아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산속에서 나오는 자연산 샘물이라야 안심하고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샘물 시장은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마다 샘물 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평안남도에서는 직동, 천성, 금천리 등 깊은 산골 지역에 샘물공장을 건설하고 샘물을 생산해 장마당에서 판매해온지 오래 되었다”며 “그러나 장마당에서 파는 포장샘물은 1리터에 내화 2천원으로 너무 비싸 간부와 돈주들이나 사서 마실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개인이 판매하는 바라샘물(병포장하지 않은 샘물)은 1리터에 내화 700원이면서 매일 산속에서 길어오는 샘물이어서 주민들은 깨끗한 샘물이라고 반기고 있다”며 “요즘은 샘물장사꾼에 손전화로 주문을 하면 집 앞까지 배달해주기때문에 샘물을 대놓고 마시는 단골들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신의주나 평성처럼 큰 도시의 남성들은자전거나 구루마(손수레)에 샘물을 싣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임대해 샘물장사를 하고 있다”며 “샘물판매차는 아침 저녁으로 동네를 돌면서 샘물을 팔고 있는데 샘물을 담을 용기는 구매자가 직접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장사를 잘 하는 남성들은 아예 부자들이 많은 동네를 자기 구역으로 고정하기 위해 샘물을 맞돈으로 파는 것이 아니라 우정(일부러) 집집마다 외상(후불제)으로 배달해주고 있다”면서 “샘물을 외상으로 지정 배달해 주기 때문에 다른 샘물장사꾼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