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겨울 강추위로 함경북도 중평온실농장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유달리 많이 내린 눈에 무너지거나 박막이 찢어진 온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9년 12월 함경북도 경성군 중평리에 준공된 중평온실농장은 북한 첫 대규모 채소 온실농장입니다. 군용 비행장이 있던 자리에 건설된 이 농장은 130정보 면적에 온실300여동이 설치됐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중평온실농장이 생긴 지 5년이 넘었다”며 “올 겨울 강추위와 유달리 많이 내린 눈으로 온실농장이 자기 역할을 거의 상실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장기간 지속된 추위로 온실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피해가 컸다”며 “오이, 쑥갓. 부루(상추) 등 키우던 남새(채소)모가 거의 얼어 죽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눈이 많이 내려 무너진 호동도 많고 비닐 박막이 찢어진 곳도 수다하다(많다)”며 “온실 지붕에 쌓인 눈을 제때에 치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온실 너비가 10m 에 달해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울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각 온실 규격은 보통 길이와 너비가 각각 100m, 10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전 종업원이 달라붙어 찢어진 박막을 교체하고 허물어진 호동을 보수하는 작업을 열흘 넘게 진행했다”며 “도 간부들이 내려와 김정은이 직접 준공 테(이)프를 끊은 사적 단위가 망가지면 안된다며 야단을 쳤다”고 말했습니다.
“비닐 박막에 흙과 먼지가 많이 쌓여 해빛(햇볕)이 차단돼 온실 온도가 떨어지고 작물의 성장에 지장이 많지만 해결 방도가 없다”며 “비가 먼지와 흙을 씻어 주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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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중평온실농장이 겉보기엔 요란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며 “온실이 생겨 5년이 되도록 일반 주민들은 온실농장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온실농장이 남새 생산계획을 매년 넘쳐 수행했다, 갖가지 남새가 주민들에게 공급되고 있다고 선전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겨울에 온실 온도가 너무 낮아 남새를 거의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작년 10월 온실에 갔었는데 도내 농장이 많이 생산하지 못하는 토마토, 쑥갓 등의 작물은 별로 없고 배추와 호박이 많았다”며 “온실이라는 게 남새가 귀한 겨울과 이른 봄을 위해 필요한 건데 지금은 온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온실농장 종업원들 자체가 온실이 잘못된 위치에 건설되었다는 말을 한다”며 “온실이 위치한 자리는 원래부터 바람이 세게 부는 바람 곬”이라고 말했습니다.
온실이 위치한 경성군에 백두산 다음으로 높은 산인 관모봉(2541m)이 있습니다. 10월부터 관모봉에 눈이 내리는 데 관모봉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온실농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또 바다에서 600m 떨어져 있는 데다 옆에 강이 있어 사시장철 바다바람과 강바람이 세게 분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는 “낮에는 괜찮아도 밤에는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기 일쑤”라며 “현재 유리 온실 몇 개를 제외한 나머지 비닐 온실은 대부분 작물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온실에서 나오는 오이, 토마토 등의 남새는 대부분 간부용, 행사용으로 빠지고 육아원과 애육원, 사회급양망에 일부 공급되는 것으로 안다”며 “일반 주민들에게 온실 남새가 공급된 적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