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반인이 입은 군인용 ‘개털외투’ 강제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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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군 보위사령부 초소와 전연 군부대 초소 장교, 군인에게 공급하는 방한용 외투를 착용한 남성 단속에 나섰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위해 익명요청)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달 중순부터 은산에서는 길거리에서 안전원들이개털외투를입고 다니는 남성을 세워놓고 그 자리에서 입었던 개털외투를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는 사전 통보없이 전격적으로 회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법당국이 남성들이 입고 있는 개털외투를 강제 회수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사민이 군인용 피복을 착용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회수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개털외투는 내피 전면이 개가죽 털로 덮여 있어 최고의 동복인데다 장사꾼들이 물품을 운송할 때 이용하는 군부대 차량을 무작위로 세우고 단속하는 경무관들이 입는 동복이어서 권위까지 상징된 남성동복으로 인기”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개털외투는 가격이 비싸 의류를 전문 제작하는 개인에게 주문해야 살 수 있다”며 “개가죽 털의 품질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데, 1등품 개가죽 털로 만들면 100만원(미화 50달러) 이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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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털 외투를 입고 있는 북한군 병사. /KBS 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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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은 그러면서 “은산에서 개털외투를 입는 남성은 50명에 한 명 정도”라며 “차판 장사하는 남성이나 돈주 아내의 남편들이 입는 것을 보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겨울이면 용천에서 개털외투를 입고 뽐내며 다니던 남자들을 요즘엔 볼 수 없다”며 “개털외투를 입은 남자들을 단속하고 무상 몰수하는 당국의 행태가 지금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강제 회수한 개털외투 전연 군부대 보내’

소식통은 “개털외투는 군인용 동복이지만 일반 군부대 군인들에게는 공급되지 않고 전연지대에서도 초소를 지키는 군관들과 군인들에게만 공급되는 동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사법당국은 조국을 지키는 전연 군부대 초소를 지키는 군관들과 군인들도 개털외투가 부족해 떨고 있는데 사회 남자들이 군인용 개털외투를 입고 다니냐며 무작정 회수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에서는 인민생필품 공급망 뿐 아니라 군부대 피복을 공급하는 체계도 무너졌습니다. 원칙상 북한 군인들은 하복은 1년에 한번, 동복은 2년에 1번 공급받아야 하지만 군 피복공장 가동이 저조해 피복공급이 열악합니다. 이에 군 당국은 지난해부터 제대하는 군인에게 입던 군복을 바치도록 하고, 그 군복을 재활용 군복으로 공급하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북한 군인들은 “여름보다 겨울에 해진 동복을 입고 동계훈련 등에 참가해야 한다”며“특히 전연 군부대 초소를 지키는 군인들은 언 땅에 배를 대고 있거나 서 있어야 하므로 개털외투가 필수”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이 회수한 개털외투는 전연 군부대 초소에 보낸다는 게 안전원의 말”이라며 “이에 항의하는 남성도 있지만 최고사령관의 병사들에게 보낸다고 말하면 정치적으로 걸릴까 두려워 불만을 참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